[단독]소방과 결혼했다더니… “올해 진짜 결혼할 연인 두고 하늘로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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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이 됐다고 좋아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죠. 우리 아들 참 열심히 살았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갔습니다."
2일 오전 경북 문경시 문경장례식장에서 만난 고 김수광(27) 소방장의 아버지 김충희 씨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 말을 잇지 못했다.
문경소방서 분향소를 찾은 이모(60) 씨는 "아들을 잃은 부모는 억장이 무너져 있을 것"이라며 "국민 모두 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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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소방교 지인 “연내 결혼계획
자부심·사명감 남달랐던 친구”
金소방장 父 “책임감 있는 아들
소방관 됐다며 웃던 모습 선해”
두 영웅 대한 추모발길 이어져
조율 기자 joyul@munhwa.com, 문경=노지운·구혁 기자
“소방관이 됐다고 좋아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죠. 우리 아들 참 열심히 살았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갔습니다.”
2일 오전 경북 문경시 문경장례식장에서 만난 고 김수광(27) 소방장의 아버지 김충희 씨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씨는 전날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김 소방장을 ‘책임감 있고 유쾌한 아들’로 기억했다. 김 씨는 “초·중·고 학창 시절부터 어느 조직을 가든 중심이 돼 또래를 이끄는 아이였다”며 “대학에서 디자인과를 다니다가 군대를 다녀오더니 소방공무원이 되겠다고 했다”며 아들을 회상했다. 김 소방장은 2019년 임용된 뒤 지난해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해 구조대에 자원했다. 김 소방장의 매형 A 씨는 “수광이가 설 명절에도 당직이 있어 미리 1월 둘째 주에 가족이 다 같이 봤다”며 “그렇게 바쁘면서도 열심히 살던 친구였다. 27살, 너무 어리지 않나, 겨우 27살인데…”라며 말을 흐렸다.
평소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의 직업을 사랑했던 고 박수훈(35) 소방교는 사랑하는 연인과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박 씨의 지인은 “올해 결혼을 약속한 연인이 있었다”며 “소방 구조대에 들어간 것에 자부심이 매우 컸고, 사명감도 투철한 친구였다”고 전했다. 특전사 출신인 박 소방교는 3년 전 경력 채용돼 지난해부터 문경소방서에서 근무했다.
지난달 31일 문경시 육가공식품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벌이던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 소방장과 박 소방교가 순직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들의 빈소에는 끝까지 임무를 다한 ‘두 청년 영웅’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김 소방장의 직장 상사라는 한 소방관은 “처음 입사하면 다들 주눅 들고 쭈뼛쭈뼛하는데 수광이는 첫날부터 쾌활하고 선배들한테도 잘했다”며 “불이 나 건물이 무너질 걸 알면서도 뛰어드는 게 우리 직업이다. 동생의 일은 너무 슬프지만, 소방관이 아니라면 누가 들어가겠나”고 말했다. 박 소방교와 군 복무를 같이했다는 B 씨는 “선배는 국가관이 투철했고, 항상 맡은 바 최선을 다한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문경소방서와 두 사람의 고향인 구미·상주소방서 등에 설치된 분향소에도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문경소방서 분향소를 찾은 이모(60) 씨는 “아들을 잃은 부모는 억장이 무너져 있을 것”이라며 “국민 모두 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SNS에도 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 소방장의 한 지인은 “내 졸업식 꽃다발은 본인이 책임지겠다던 수광아, 이번 주에 만나기로 한 걸 미루던 내가 후회된다. 꿈에 나와 가끔 술 한잔하자”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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