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연간 매출 10조 육박…역대 최대 찍었다
커머스 사업 '급성장'…서치 플랫폼도 견조
네이버가 지난해 모든 사업영역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작성했다. 올해는 생산성을 끌어올려 수익성을 더욱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네이버 쇼핑'을 위협할 것으로 우려되는 중국 커머스(전자상거래)의 공습은 오히려 광고사업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사업이 좋았다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17.6% 증가한 9조6706억원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1% 증가한 1조4888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11.7% 증가한 2조5370억원, 영업이익도 20.5% 늘어난 4055억원으로 나타났다.
4분기 사업 부문별 매출은 △서치플랫폼 9283억원 △커머스 6605억원 △핀테크 3560억원 △콘텐츠 4663억원 △클라우드 1259억원이다.
서치플랫폼은 검색광고의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되며, 전년대비 1.3%, 전분기 대비 3.3% 성장한 9283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생성형 AI(인공지능) 검색 서비스 '큐'(Cue:)를 지난해 11월 말 PC 통합검색에 적용했고, 올해는 모바일로도 테스트를 확장할 계획이다.
커머스는 포시마크 편입 효과, 크림의 수수료율 인상, 스마트스토어 전체 거래액 성장과 더불어 브랜드솔루션패키지, 도착보장 서비스 수익화 시작으로 전년대비 35.7%, 전분기 대비 2.0% 증가한 6605억원으로 나타났다.
4분기 전체 거래액은 브랜드스토어와 서비스 성장으로 전년대비 11.0%, 전분기 대비 3.7% 증가한 12조4000억원에 달했다.
핀테크는 전년대비 11.3%, 전분기 대비 4.5% 증가한 3560억원이었다. 4분기 결제액은 전년대비 23.9%, 전분기 대비 7.0% 성장한 16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콘텐츠는 웹툰 콘텐츠와 IP(지식재산권) 매출 성장, 스노우 AI 상품 매출 확대 등에 힘입어 전년대비 6.6%, 전분기 대비 7.2% 증가한 4663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웹툰 통합 거래액은 전년대비 9.3% 성장한 4440억 원을 기록했다.
클라우드 역시 전년대비 13.3%, 전분기 대비 1.8% 성장한 1259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서치 플랫폼 3조5891억원, 커머스 2조5466억원, 핀테크 1조3548억원, 콘텐츠 1조 7330억원, 클라우드 4472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대비 0.6%, 41.4%, 14.2%, 37.4% 11.0% 증가했다.
중국 커머스 공습? 오히려 좋아
네이버의 빼어난 실적이 발표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선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직구 플랫폼의 국내 시장 영향력 확대가 화두가 됐다.
네이버 커머스 사업에 대한 부정적 영향과 네이버 광고 사업에 대한 긍정적 영향이 동시에 시장의 관심사가 된 것이다.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이른바 배송비보다 저렴한 수준의 저가 상품으로 국내 소비자를 공략하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들 중국 커머스는 이용자에게 주는 가치가 선명해서 성장이 가파른 것 같으나, 네이버 쇼핑에도 영향을 주는지는 아직은 정량적 판단을 하긴 어렵다"며 "중국 커머스는 네이버의 경쟁상대일뿐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네이버 쇼핑에 미치는 영향은 지금까지는 제한적인데 비해 네이버 광고에 투자를 집행하는 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론 거대 자본력을 앞세워 커머스 시장 영향력을 높일 수 있으므로 이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작업은 지속할 방침이다.
특히 네이버는 AI 기술력을 자사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적극 활용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웹툰과 스노우 같은 사업은 AI 자체를 상품으로 계속해서 만들어 매출 확대에 더욱 기여하도록 할 방침이다. 최근 선보인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경우 크리에이터가 커머스에 참여하는 서비스를 연내 선보여 새로운 수익모델(BM)로 만들 예정이다.
아울러 수익성 제고를 위해 방어적 비용관리를 넘어, 사업 전반적 생산성 향상을 본격 도모할 구상이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대표를 역임하고 최근 네이버에 합류한 김범준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그 역할을 맡는다.
최 대표는 "지난해는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견조한 매출 성장률을 만들어내고 신중한 비용 집행을 통한 수익성 강화를 위해 노력했던 한 해였다"며 "올해에도 네이버는 AI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색, 커머스 등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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