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동호회 사망 사건'… 1심 징역 8년에 檢·피고인 쌍방 항소

와인 동호회를 통해 처음 만난 남성을 때려 사망케 한 40대 남성에게 재판부가 징역 8년을 선고하자 피고인과 검찰이 쌍방 항소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와인 동호회를 통해 처음 만난 남성이 기분 나쁘게 말했다는 이유로 폭행해 숨지게 한 4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피고인과 검찰이 모두 항소했다.

2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1일 서울동부지검은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씨의 사건을 맡은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병철)에 '양형 부당'으로 항소했다. 앞서 40대 남성 A씨도 지난달 29일 법원에 항소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여러 차례 피해자를 폭행하는 등 폭행의 정도가 중하고 폭행의 동기에 참작할 사유가 없다"며 "피해자가 그대로 뒤로 넘어지며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을 보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를 잃은 유족의 정신적 고통이 극심한 점과 중대한 폭력 범죄에 대한 엄벌 필요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16일 서울 광진구 한 호텔에서 같은 와인 동호회 회원이던 40대 남성 B씨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사건 하루 전날 동호회에서 처음 만난 사이다. 모임이 끝난 후 객실에서 와인을 더 마시다가 B씨가 기분 나쁘게 말했다는 이유로 A씨가 폭행했고 결국 B씨는 숨졌다.

사건 당시 B씨는 룸서비스로 샴페인을 주문하려 했고 A씨는 이를 말렸다. 그러자 B씨는 "샴페인 얼마나 한다고. 내가 살게"라고 답했다. 만취한 A씨는 주먹으로 B씨의 얼굴을 때렸고 맞은 B씨는 턱을 맞고 넘어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뇌출혈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외상성 경막밑 출혈에 의한 뇌연수마비로 사망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달 26일 "피고인이 먼저 폭행한 건 명백하다. 피해자가 재력을 과시하면서 무시하는 듯한 말을 했더라도 범행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피해자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피고인은 유족과 피해 복구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징역 8년을 선고했다.

김서현 기자 rina236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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