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고거전' '세작'...왕족 죽으면 작품이 잘 된다?[M-scope]

정승민 기자 2024. 2. 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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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작' 최대훈, '고거전' 백성현, '올빼미' 김성철
짧은 분량에도 존재감 과시

(MHN스포츠 정승민 기자) 선왕, 혹은 세자가 맛깔나게 퇴장하면 작품 흥행에 추진력이 붙는 것일까.

지난달 21일 tvN '세작, 매혹된 자들'이 첫 방송한 가운데, 위태로운 왕좌에 앉아있던 선왕 이선(최대훈)이 특별출연이 무색할 정도의 연기력을 보여주며 퇴장했다.

이선은 극 초반 이인(조정석)이 심양에 끌려가기 전 돈독한 형제 사이를 보여주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하지만 점차 건강이 악화되고, 분열된 외척 세력이 대립하기 바빴던 상황에서 이선은 점차 변모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선이 두려워했던 청나라 예친왕과 친분을 쌓고 돌아온 이인이 귀국했는데, 이선의 귀에는 새로운 왕으로 진한대군(조정석)을 옹립할 것이라는 청의 경고가 맴돌기 시작했다.

게다가 병마가 악화하며 죽음의 공포까지 겪는 상황에서 외척들은 원자와 진한대군을 두고 새로운 왕 옹립을 가늠하며 이선과 이인을 이간질했다. 이 덕에 이선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져갔고, 더 이상 이인은 이선의 아끼는 동생이 아닌 자신의 왕위를 노리는 무서운 존재로 인식됐다.

결국 이선은 숨을 거두기 전 이인을 믿으면서도 믿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대사로 뱉어낸다. 이인에게 칼을 겨누며 "왕위에 오르기까지 대비의 눈밖에 날까 사랑했던 척했던 것뿐이지 나는 너를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다"는 모진 말을 뱉은 이선.

이후 기미 되지 않은 탕약을 마시고 죽음을 직감한 이선은 이전 돈독했던 시절을 회상하듯 이인의 뺨을 어루만지며 "인아, 내 아우 인아"라고 말을 잇다 숨을 거둬 먹먹함을 안겼다.

특별출연이었던 최대훈은 늘 시달려야 했던 이선을 맛깔나게 연기한 뒤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퇴장했다. 시청자들은 최대훈의 연기를 두고 "찢었다" "흐느끼는 조정석과 대립할 때는 연기 대결 같았다" 등의 호평을 이어갔다.

이 덕분인지 3~4%를 넘나들던 '세작, 매혹된 자들' 시청률은 단숨에 6%로 훌쩍 뛰어넘었다.

선왕, 혹은 왕족의 '맛깔난 퇴장'은 최근 방송하고 있는 KBS 2TV '고려 거란 전쟁'과 영화 '올빼미'에서도 유사한 양상을 띤다.

'고려 거란 전쟁'에서 목종 역으로 분한 백성현은 대량원군(김동준)과 천추태후(이민영)의 아들을 두고 후계자를 지명해야 했던 당시 상황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목종은 방탕한 듯 보이면서도 천추태후와 김치양(공정환)에게 맞설 때는 지존다운 모습을 보이며 대량원군의 즉위를 계획했다. 

이 과정을 그린 백성현의 목종은 결국 3회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으며 퇴장했는데, 얼굴이 떨리는 연기까지 보여주자 시청자들은 "가장 연기를 잘한 배우" "중반에 양규(지승현) 장군이 있었다면 초반은 백성현이 이끌었다" "특별출연이라 너무 아쉽다" 등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목종의 퇴장을 기점으로 5~6%를 넘나들며 도약을 준비하던 '고려 거란 전쟁' 시청률은 7%를 돌파했다. 이후 양규의 열연과 맞물려 '고려 거란 전쟁'은 10%대를 달리고 있다.

이런 흐름이라면 '올빼미'도 빼놓을 수 없다.

'올빼미'는 류준열, 유해진 등 출연진 대부분이 압권의 연기를 펼쳤다는 평이 많았으나 그중 김성철은 짧은 출연에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김성철은 소현세자 역으로 분하며 생애 첫 사극에 도전했다. 극 중 소현세자는 청나라에 끌려갔다가 귀국했으나, 인조(유해진)의 의심에 억울함을 토로하던 도중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는다.

김성철의 소현세자는 류준열의 맹인 침술사와 따뜻한 관계를 그리며 포근함을 안기기도 했지만, 어둠 속에서 독 묻은 침이 꽂힌 채 인간이 가진 7개의 구멍에서 피를 쏟고, 몸을 벌벌 떨며 최후를 맞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전율과 공포를 안겼다.

김성철의 존재감이 더해진 '올빼미'는 개봉 당시 21일 연속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당시 개봉작 중 최장 기록을 세우는 호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최대훈, 백성현, 김성철 모두 연기력으로는 내로라하는 배우들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퇴장하며 작품에 날개를 달아준 이들의 향후 활약에 기대가 모인다.

 

사진=tvN '세작, 매혹된 자들', 에이스팩토리, KBS 2TV '고려 거란 전쟁', (주)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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