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강아지도 분위기 읽는데… 아이의 지능이 낮아 학대 모를 거란 말 가슴 아팠다”

김동환 2024. 2. 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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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툰 작가 주호민씨는 2일 자신의 아들을 정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 재판에서 '아이의 지능이 학대라는 사실을 인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취지 변론이 피고인 측 변호인에게서 나왔었다며 "그 부분이 너무 가슴 아팠다"고 토로했다.

앞서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지난 1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선고공판에서 벌금 200만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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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 주호민, CBS 라디오서 “자폐성 장애 아동의 분위기 민감 반응 논문 있다”
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지난 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주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의 1심 판결이 나온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웹툰 작가 주호민씨는 2일 자신의 아들을 정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 재판에서 ‘아이의 지능이 학대라는 사실을 인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취지 변론이 피고인 측 변호인에게서 나왔었다며 “그 부분이 너무 가슴 아팠다”고 토로했다. 자폐가 있는 아들의 지능이 불필요하게 언급되고, 사건 본질에서 벗어난 것으로 비치는 변론에 부모로서 가슴이 무너졌다는 얘기로 들린다.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주씨는 “말 못하는 강아지도 분위기나 이런 걸 읽을 수 있고, 특히 자폐성 장애가 있는 친구들은 그런 부정적인 분위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여러 논문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가 지능이 낮아서 학대를 모를 것이라는 건 장애에 대한 너무나도 무지를 드러내는 발언 같아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덧붙였다.

앞서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지난 1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선고공판에서 벌금 200만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A씨 측은 항소 방침을 밝혀둔 터다.

재판부는 A씨의 ‘정서 학대’ 혐의에 관해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너를 이야기하는 거야’,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너 싫다고’라던 발언을 유죄로 판단했다. 지난해 11월 4차 공판에서 이뤄진 150여분 녹음파일 재생에서 등장한 ‘뭘 보는 거야’, ‘머릿속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너 친구들하고 못 어울려’, ‘친구들한테 가고 싶어? 못 가’,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너야 너’, ‘어휴 싫어, 싫어 죽겠어’ 등 A씨 발언의 일부다.

곽 판사는 일부 유죄로 인정된 발언을 두고 “자폐성 장애를 가진 피해자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표현들”이라며 “그 과정에서 ‘너’, ‘싫어’라는 단순하고 명확한 표현을 반복 사용함으로써 부정적 의미나 피고인의 부정적 감정 상태가 그대로 피해자에게 전달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씨 아들의 정신건강과 발달을 저해할 위험이 충분히 해당 발언에 존재한다고 부연한 곽 판사는 “특수교사인 피고인의 ‘미필적 고의’도 인정된다”고도 설명했다.

라디오에서 ‘자폐성 장애가 있는 친구들은 그런 부정적인 분위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던 주씨의 언급은 ‘부정적 감정 상태가 피해자에게 전달됐을 것’이라는 곽 판사의 지적과 궤가 같은 것으로 해석된다.

주씨는 특수교육 현장을 불신과 감시의 장으로 변질시킨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거나 ‘아무것도 안 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는 한탄이 나온다’던 교원단체들 입장에는 “제도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는 게 좋지 않을까(생각한다)”라고 반론을 폈다. 그간 시설 내의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드러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서의 아동학대 사건을 두고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등 반응이 교육계에서 나온 적은 없다면서다.

주씨는 “장애아동이 이러한 환경에 있을 때 어떠한 방법이 있을지 제도적인 고민을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학부모와 학생과 선생님들 사이에는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의 특수교육 현장은 모든 것이 교사 개인과 학부모 개인에게만 맡겨져 있다”고 거듭 우려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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