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공개한 특수교사 측 요구 문서… 여론 돌아설까

웹툰작가 주호민씨가 1일 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특수학급 교사의 1심 판결과 관련해 자신의 심정을 밝히는 모습. /주씨 유튜브

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자기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했다고 신고한 특수교사 측으로부터 받은 서신을 공개했다. 주씨와 아내가 교사 측이 요구하는 문구가 담긴 자필 사과문을 게재하라는 내용이었다. 이후 온라인에서는 “주호민 억울하긴 했겠다”며 옹호하는 여론과 “주호민 입장에서 사건을 설명한 것뿐”이라는 반응으로 갈렸다.

주씨는 1일 밤 온라인 개인 방송을 통해 “저희가 학대 신고를 한 이유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이었다”며 “선택지가 없다는 현실을 감안해도 빠르게 법적 조치로 넘어간 것에 대해 상대 교사분이 공포감을 느끼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선처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주씨는 교사와 직접 만나 오해를 풀고, 사과도 받고 싶었으나 교사 측에서 만남을 거부했다고 했다. 이후 특수교사 측으로부터 요구사항들이 적힌 서신을 받았다며 “지금부터 보여주겠다”고 했다.

문서에는 주씨가 공개적으로 게시할 내용으로 ▲2차 입장문 중 “선생님이 다른 아동에 대한 감정적 비난의 발언이 있었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릅니다 ▲특수선생님으로부터 발언과 관련하여 사과받았고, 저희도 특수선생님이 장애인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할 고의까지는 없었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등의 문구가 담겼다.

주씨는 “저희가 파악하기로는 (교사의) ‘아침부터 쥐새끼 두 마리가 와서’라는 말이 있었다”며 “그때 학생이 두 명 있었다. 그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고 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를 가장 화나게 한 부분”이라며 “사과를 한 적이 없는데 사과를 받았다고 쓰라는 거다. 이 내용을 그대로 자필로 써서 옮기라고 했다”고 했다. 주씨는 “마치 승전국이 패전국에게 보낸 조약서 같았다”고 했다.

주호민씨가 공개한 특수교사 측의 요구 내용이 담긴 문서. /주씨 유튜브

해당 내용들이 공개된 후 온라인에는 주씨를 향한 옹호 글이 많아졌다. 네티즌들은 “왜 피고소인이 고소인한테 요구하냐. 뒤바뀐 줄 알았다” “이 정도면 주호민 억울할 만하다” “저게 사실이라면 그동안 주호민 욕한 거 사과하는 게 맞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주호민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예컨대, 주호민이 언급한 특수교사의 ‘쥐새끼’ 발언은 법정에서 증거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앞서 녹음파일을 들은 검찰은 해당 발언이 들린다며 공소장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해당 단어가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세 곳에 감정의뢰를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감정 결과에 따라 공소장 변경이 이뤄질 것으로 보였으나, 공소장 변경은 이뤄지지 않았고 판결은 기존에 알려졌던 교사의 “싫어” “밉상이네” “머릿속에 뭐가 들었어” 등의 발언으로 유죄가 내려졌다.

일각에서는 특수교사 측이 항소한 만큼 재판 결과를 조용히 지켜보자는 반응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한쪽 이야기만 듣고 주호민을 비난하더니 이제는 주호민 이야기만 듣고 교사를 욕하는 거냐”며 “끝까지 중립을 지키자”고 했다.

한편,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1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특수교사 A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A씨의 변호인은 1심 판결에 반발해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