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만에 2%대 찍었지만…물가, 여전히 불안불안

CBS노컷뉴스 이희진 기자 2024. 2. 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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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가격 강세 지속에 국제유가도 꿈틀…최상목 "2·3월에 다시 3%대 상승 가능성"
연합뉴스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축소됐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2020년 100 기준)는 113.15로 지난해 1월 110.07 대비 2.8% 상승했다. 상승 폭이 전달 3.2%보다 0.4%p 줄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떨어지기는 지난해 7월 2.4% 이후 6개월 만이다.

또, 지난해 11월부터 석 달 연속 상승 폭이 전달보다 작아지면서 하향 안정세를 지속했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2%대로 축소되는 데는 석유류 가격 하락세 지속과 개인서비스 가격 및 가공식품 가격 상승세 둔화가 크게 이바지했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달에도 5% 내려갔는데 다만, 하락 폭은 전달인 지난해 12월 5.4%보다는 작아졌다.

개인서비스 가격은 지난달 상승률이 3.5%로 전달보다 상승 폭이 0.4%p 축소됐다. 지난해 11월(4.0%)과 12월(3.9%)에 이어 석 달째 상승 폭 축소 흐름이 이어졌다.

가공식품 가격 상승 폭 축소는 훨씬 두드러졌다. 지난해 1월보다 3.2% 오르는 데 그쳐 전년 같은 달 대비 상승률이 전달 4.2%보다 1%p나 작아졌다.

과일 가격 28.1%↑…다섯 달 연속 상승률 25% 넘어

연합뉴스

특히, 전달 대비로는 0.4% 하락했는데 가공식품 가격이 전달보다 떨어지기는 지난해 7월(-0.2%) 이후 6개월 만이다.

소주 등 일부 품목 출고가 인하와 할인 행사 등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됐다.

출고가가 내려간 소주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월 대비로는 0.6% 떨어졌고, 전달 대비로는 6.3%나 내려갔다.

여기에다 지난해 12월까지 9.7%로 높게 유지되던 전기·가스·수도 요금 상승률이 지난달 5%로 대폭 축소된 것도 전체 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낮아지는 데 기여했다.

지난해 1월에는 국제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전기·가스요금 대폭 인상이 있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정부가 요금 인상을 억제한 덕분이다.  

반면, 지난달에도 농산물 가격은 지난해 1월 대비 15.4%나 급등하는 등 강세 흐름이 꺾이지 않았다.

농산물 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넉 달째 15% 안팎으로 고공행진 중인데 특히, 과일(과실) 과격 상승률은 지난달 28.1%로 2011년 1월 31.9%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였다.

과일 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9월(25.5%)부터 다섯 달 연속 25%를 넘는 초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사과·배·감 수확 30% 급감…"유례 없는 충격"

설 명절을 앞두고 성수품 등 농식품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이에 정부가 장바구니 물가안정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박종민 기자

설 성수품인 사과는 무려 56.8%나 올랐고, 배도 41.2% 껑충 뛰었다. 감(39.7%)과 귤(39.8%)도 상승률이 40%에 육박했고, 딸기도 15.5%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기획재정부 장보현 물가정책과장은 "지난해 작황 부진으로 사과와 배, 감 수확량이 모두 30% 안팎으로 대폭 감소하는 유례 없는 충격이 발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귤의 경우 사과 등과 달리 작황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가격이 급등한 사과와 배 등 대체 과일로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급등했다는 설명이다.

채소류 가격 상승률은 지난달 8.8%로 과일보다는 훨씬 낮았지만, 토마토(51.9%)와 파(60.8%) 가격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쌀(11.3%)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기재부는 일단,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반년 만에 2%대로 축소된 데 고무된 분위기다.

장보현 과장은 "1월 수치가 예상보다도 더 좋게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물가 하향 안정 추세가 지속해 2%대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총선 앞두고 묶어 놓은 공공요금 하반기에 풀리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설 성수품인 사과 작황 현황, 저장 물량을 파악하고자 충북 보은군의 과수거점 APC 사과 선별장을 방문해 사과 선별·유통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2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이달과 다음 달 물가 상승률이 다시 3% 안팎으로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 주요 배경으로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다시 꿈틀거리는 국제유가가 꼽혔다.

지난해 9월 배럴당 90달러를 넘었던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12월 77.3달러까지 하락했으나 지난달 말일에는 82.4달러로 다시 상승했다.

기재부 장보현 과장은 "지난달 중순부터 휘발유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이달 물가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가격 불안 특히, 초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과일 가격도 큰 변수다.

기재부는 과일 가격 상승세가 상반기 내내 이어지다가 이후 올해 새 과일이 출하되고 나서야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기재부는 상반기까지는 물가 상승률이 3% 안팎을 오르내리다가 하반기부터 2%대로 안정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묶어 놓은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이 하반기에 풀리면 하반기 물가 안정도 기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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