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상’만큼 멋진 연대”...스티븐연X이성진 ‘성난사람들’[종합]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4. 2. 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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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연 “송강호는 내 영웅..비교 말도 안 돼”
이성진 감독 “에미상 수상 감격..초심 잃지 않을 것”
‘성난사람들’ 팀. 사진 I 연합뉴스
(전 세계 뜨거운 반응 그리고 ‘에미상’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지만 ‘희망’했어요. 온 진심을 담았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이 있었습니다. 함께 공감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성난사람들’ 이성진 감독과 스티븐연이 전 세계를 열광시킨 놀라운 성과에 뿌듯함과 행복감,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이성진 감독은 2일 오전 진행된 넷플릭스 ‘성난사람들’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정체성에 대한 고민, 고뇌들은 항상 나를 사로 잡는 주제다. 미국에서 ‘한국계 미국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무엇인지 단순하지 않은 명제”라고 운을 뗐다.

이 감독은 이어 “‘성난사람들’은 이 주제에 대해 전면적으로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진 않지만 유기적으로 깊게 다루고는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어떻게 사는지 또한 다양한 인물을 통해 잘 녹여져 있다. 진실되게 그려냈다. 이 이야기는 앞으로 내가 만들 모든 작품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10부작인 이 드라마는 운전 도중 벌어진 사소한 시비에서 시작한 주인공 대니와 에이미의 갈등이 극단적인 싸움으로 치닫는 과정을 담은 블랙 코미디 장르다. 지난해 4월 공개된 직후 넷플릭스 시청 시간 10위 안에 5주 연속 이름을 올리는 등 세계적으로 흥행했다.

작품은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작품상과 남녀 주연상을 포함 무려 8관왕을 거머쥐었다. 한국계 이성진 감독이 감독상과 작가상, 한국계 스티브 연이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고, 중국·베트남계 배우 앨리 웡도 이 작품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캐스팅상과 의상상, 편집상까지 휩쓸었다.

이성진 감독. 사진 I 연합뉴스
이성진 감독은 “너무 좋다. 동료들, 존경했던 예술가들에게 인정 받는 건 기쁜 일이다. 겸허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처음 시작했을 때 어땠는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감사하다는 마음이 가장 크다”고 수상 소감을 밝히기도.

그는 “현 상황을 예술에 대한 벤 다이어그램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한쪽 동그라미는 나를 의심하는 모든 것들이고, 다른 한쪽의 동그라미는 고삐 풀리는 나르시시즘이다. 그 교집합이 예술”이라며 “나 역시 양쪽을 오가는 것 같다. 내 예술에 관심이 있을까 하다가도 어떻게 봐줄까 싶다. 모두가 내 작품에 관심이 없을 것 같다가도 모든 상을 다 탈 것 같기도 하다. 어느 중간 결론에 도다른 것 같다”고 설명헀다.

또한 “이런 걸 창조하는 과정에 있게 되면 과정을 즐기는 법을 잃어버리기도 하는 것 같다. 나는 운이 좋게도 가까운 친구들과 일을 할 수 있었다. 모든 분이 내가 즐기지 못할 때 나를 땅에 발을 붙일 수 있게 도와줬다”며 고마워했다.

스티븐 연도 “(수상을) 예상하는 건 쉽지 않다. 단 그런 것들이 일어나길 희망한다. 제가 기쁘게 생각하는 건, 이 모든 걸 만들어가는 모든 과정에서 함께 이야기를 만들고, 하고싶은 이야기에 깊이 관여하는 게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 그 과정에 푹 빠져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사람들의 반응이 좋고 나쁜 것은 알 수 없지만, 제가 기억에 남는 건 처음 작품이 공개됐을 때 이 작품이 어떤 작품인가 보단 ‘당신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더 시사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호전적인 망므에서 그렇게 얘기했다기 보단, 너무나 큰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고 애착을 보였다.

스티븐연. 사진 I 연합뉴스
캐릭터(‘대니’)를 연기하며 힘들었던 점에 대한 질문에는 “대니라는 인물은 우리 모두가 가진 ‘수치심’을 집약한 인물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통제력을 상실한 무력감을 가진 인물”이라며 “나 또한 그럴 때 가장 불안감을 느낀다. 평소엔 배우이기 때문에, 통제력이 있다고 믿고 접근한다. 하지만 ‘대니’는 그것을 내려놓고 임해야 하는 인물이라 스스로 불안하고 두렵고 혼란이 있었다. 통제한다기 보단 ‘포기하지 않아’란 마음으로 연기했다. 그 진심 하나로 대니를 대했다”고 답했다.

글로벌 스타로 도약한 ‘국민배우’ 송강호와 비교에는 손사래를 치며 수줍어 하기도. 그는 “저나 이성진 감독의 공통의 영웅 중 한 명이 송강호”라며 “저와 (송강호의) 비교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의도는 감사하다. 다만 내가 참 멀리, 긴 길을 지나왔다는 생각은 든다. 기쁘게 생각하는 것은 이 과정을 통해 이전보다 나 자신이 누구인지 잘 알게 됐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제 안에 있는 강렬한 감정은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미소지었다.

과거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로는 두 사람 모두 “‘괜찮아, 마음 편히 먹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답했다.

이 감독은 “작품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눈앞에 닥친 일들 때문에 그 과정을 즐기는 법을 잊기도 한다. 운이 좋게도 스티븐 연이나 앨리 웡처럼 가까운 친구들과 일할 수 있었고, 많은 분이 제가 즐기지 못하게 될 때에도 땅에 발을 붙이고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 것 같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끝으로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잊지 않고 전했다. 이 감독은 “운이 참 좋았다”면서 “시작 단계에서 부터 깊은 많은 이들의 신뢰와 뜨거운 응원을 한 몸에 받으며 시작했다. 넷플릭스의 전폭적인 지지와 좋은 동료들 덕분에 예상하지 못한 성과를 이뤄냈다. 감사하고 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스티븐 연도 “이 작품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 특히 한국 시청자분들과 깊이 연대하고 공감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영광이었다. 정말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뿌듯하고 놀랍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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