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교사 선처 안 한 이유? 위자료+자필 사과문 요구하더라”

권혜미 2024. 2. 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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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 겸 방송인 주호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가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됐다.

주씨는 "(A씨에게) 사과 받은 적도 없고 아무런 연락이 없었는데 (A씨로부터) '사과를 받았다'라고 쓸 것이라는 요구가 왔다. 또 학대의 고의성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쓰라는 요구가 왔다"며 "결국 형량을 줄이기 위한 단어들이었다. '이거는 아니다' 싶어 선처 의지를 접고 끝까지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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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위치 캡처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웹툰 작가 겸 방송인 주호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가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됐다. 주씨는 법원의 판결에 대해 “여전히 무겁고 답답한 마음이 있다”며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게스트로 주씨가 출연했다. 주씨는 전날 재판부가 특수교사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판단에 대해 “제 아이의 학대가 인정됐다고 해서 그걸 기뻐할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주씨는 “해당 학교의 특수학급 사정이 A씨가 물러난 후 계속 교사가 바뀌면서 남은 학생들이 계속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이라며 “이 사건 자체가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고 마치 장애 부모와 특수 교사들의 대립처럼 비춰지는 면이 있어서 굉장히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본격적으로 재판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먼저 주씨는 자신의 아이가 같은 학급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벗은 행위에 대해 “그것은 부모로서 저희와 아이가 너무나 잘못한 일이고, 또 저희가 교육을 통해 교정을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주씨는 장기 출장을 마치고 여학생과 그 부모를 직접 찾아가 사과했다며 “사과도 받아주시고 나중에는 엄마끼리는 서로 ‘괜찮아’라고 하면서 포옹도 해줬다. 훈훈하게 끝이 났다”고 설명했다.

또 주씨는 루머에 대해서도 바로잡았다. 아내가 A씨에 메신저로 갑질했다는 보도에 대해 처음에는 화를 냈다고 한다. 하지만 아내는 “억울하다”며 A씨와 나눈 2년 치의 카톡 메시지를 주씨에 보내줬고, 그 안엔 일상적인 대화들일 뿐 갑질로 볼 만한 내용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진=CBS 캡처
진행자는 주씨에게 “여론이 안 좋아졌을 때 A씨를 선처하고 싶다고 선처 탄원서를 제출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돌연 입장을 바꿔서 유죄 탄원서를 제출했다 해서 비판도 굉장히 컸다”며 자세한 경위를 물었다.

주씨는 “그때 진짜 욕을 많이 먹었다”면서 “선처를 결심하고 만남을 요청드렸다. 그런데 (A씨가) 만나는 건 좀 부담스럽다면서 변호사님을 통해서 서신을 보내왔다. 그 내용이 좀 납득하기가 어려운 요구들이었다”고 답했다.

주씨에 따르면 A씨가 요구한 것은 ▲선처 탄원서가 아닌 고소 취하서를 작성할 것 ▲몇 개월 동안 학교를 못 다니고 정신적인 피해를 받은 것에 대한 위자료였다. 이에 당황한 주씨가 답신을 보내지 않자 그 다음에는 “금전 요구는 취하할 테니 자필 사과문을 써라”는 내용이 담긴 서신이 왔다고 한다.

주씨는 “(A씨에게) 사과 받은 적도 없고 아무런 연락이 없었는데 (A씨로부터) ‘사과를 받았다’라고 쓸 것이라는 요구가 왔다. 또 학대의 고의성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쓰라는 요구가 왔다”며 “결국 형량을 줄이기 위한 단어들이었다. ‘이거는 아니다’ 싶어 선처 의지를 접고 끝까지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끝으로 주씨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주씨 사건을 두고 “학교 현장을 사제 간 공감과 실내 공간이 아닌 불신과 감시의 장으로 변질시킨 어떤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주씨는 “장애 아동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가 많은 뉴스에서 어린이집에서 있던 학대를 CCTV나 녹음을 통해 발견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런 경우에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라고 표현하는 건 한 번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애 아동이 이런 환경에 있을 때 어떠한 방법이 있을지, 그런 제도적인 고민을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학부모와 학생과 선생님들 사이에는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지금의 특수교육 현장은 모든 게 교사 개인과 학부모 개인에게 그냥 맡겨져 있다”고 털어놓았다.

권혜미 (emily00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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