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배당액 산정 때 ‘미실현 손익’은 빠진다… 투자자 배당 확대

서울 중구 남산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모습. 문재원 기자

앞으로 부동산투자회사(리츠)의 배당액 산정 때 실현되지 않은 부동산 자산가치 하락은 고려하지 않는다. 임대 수익이 줄지 않았는데도 부동산 가치가 하락했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배당액이 줄어드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국토교통부는 2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이 1일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법개정은 지난해 1월 발표된 ‘리츠 시장대응력 강화방안’의 후속 조치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발생한 이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다. 임대료 등 수익이 발생하면 이익의 대부분을 투자자에 배당한다. 2023년 기준 리츠의 총 자산규모는 94조원에 달한다.

지금까지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르면, 임대료를 비롯한 수익이 줄지 않았어도 자산의 평가액이 하락해 미실현손실이 예상되면 그만큼을 제하고 배당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 법 개정으로 미실현 손실분이 배당 산정 과정에서 제외되면서 부동산 수익을 온전히 투자자에게 배당할 수 있게 됐다.

리츠 자산을 운용하는 자산관리회사(AMC)의 설립 절차도 간소화된다. 그동안 AMC 설립은 ‘예비인가’와 ‘본인가’ 2단계로 진행돼 절차가 중복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법 개정으로 예비인가 제도가 폐지되면서 AMC 설립기간도 짧아지게 됐다.

또 주식거래 시기도 현물출자 후 1년이 지나면 가능하도록 했다. 3기 신도시 등을 대상으로 한 대토리츠(토지주가 토지 보상 권리를 리츠에 출자하고, 그 토지를 개발 해 수익을 배분하는 리츠)의 설립시기 단축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개정안에는 리츠 투자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자산변동 현황을 의무 공시하는 내용도 반영됐다.

국토교통부 남영우 토지정책관은 “개정을 통해 부동산 투자 이익에 대한 국민의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리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