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후 '해양 반격' 시작"…KISTI·포스텍 슈퍼컴 예측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연구팀이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탄소중립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기후변화 패턴을 예측했다.
정민중 KISTI 슈퍼컴퓨팅응용센터장은 "슈퍼컴퓨팅 시뮬레이션으로 탄소중립 이후 기후변화 패턴을 예측했다"며 "5호기 대비 23배 높은 성능일 6호기가 도입되면 더욱 복잡한 역학 및 물리 과정을 반영한 시뮬레이션으로 더 정밀한 기후변화 예측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연구팀이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탄소중립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기후변화 패턴을 예측했다. 해양에서 열이 방출돼 기후 회복이 방해를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국종성 포스텍 환경공학부 교수 연구팀과 KISTI-포스텍 공동연구팀을 꾸려 탄소중립 후 일어날 수 있는 기후변화 패턴에 대한 가설을 만들었다고 2일 밝혔다.
탄소중립은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더 증가하지 않도록 탄소 배출량에서 흡수량을 뺀 ‘순 배출량’이 0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탄소중립이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이해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탄소중립이 기후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 위해 슈퍼컴퓨터를 이용했다. 우선 탄소중립이 실현되면 지구온난화로 심해에 축적된 열이 표층으로 방출되면서 특정한 기후변화 패턴이 만들어질 것이란 가설을 세웠다. 그리고 이를 검증하는 데 슈퍼컴퓨터를 활용했다.
가설을 검증하려면 복잡한 지구 시스템 모델을 지속적으로 적분해야 한다. 대기, 해양, 지면, 해빙의 복잡한 역학 및 물리 과정과 각 요소 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려면 초고성능 컴퓨터인 슈퍼컴퓨터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슈퍼컴퓨터로 지구 시스템 모델의 심해에 가상으로 열을 추가하는 대규모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KISTI 슈퍼컴퓨터 누리온에서 최대 3만4000개의 CPU 코어를 3개월간 사용했다. 1초에 1600조 번의 연산처리가 가능한 속도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발생한 열의 90% 이상을 흡수한 심해에서 탄소중립 이후 열이 방출되면서 기후 회복을 방해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해양의 반격으로 탈탄소화 정책에 의한 기후 회복이 방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위도 해양에서 열이 효과적으로 방출돼 고위도의 온도 상승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찬 바닷물이 해면으로 솟아오르는 ‘용승’이 존재하는 적도 태평양에서는 엘니뇨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을 보였다. 또 전 지구 자오면 순환의 시작점인 열대수렴대가 남하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한반도는 여름철 강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오지훈 포스텍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가 깊은 바다를 통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랫동안 인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탄소중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민중 KISTI 슈퍼컴퓨팅응용센터장은 “슈퍼컴퓨팅 시뮬레이션으로 탄소중립 이후 기후변화 패턴을 예측했다”며 “5호기 대비 23배 높은 성능일 6호기가 도입되면 더욱 복잡한 역학 및 물리 과정을 반영한 시뮬레이션으로 더 정밀한 기후변화 예측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연구 내용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 2일자에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