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렬 이민정책연구원장 “이민 공감대·전략 중요…이민자들에 매력적인 나라 돼야” [2024 시대정신을 묻다]
“‘이민청’, 코디네이터이자 연합군”
“‘증거 기반의 정책’ 뒷받침할 것”
지금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이민’이다. 윤석열정부 들어 법무부가 ‘출입국·이민관리청’(가칭)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가운데, 지난해 3분기 기준 합계출산율(0.7명)이 세계 최저치를 갱신하며 인구 위기 대응책으로 급부상했다.
법무부 산하 이민정책연구원의 우병렬 원장은 이민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와 전략을 강조하면서 “일본 등 경쟁국들보다 매력적인 나라가 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오랜 기간 기획재정부에 몸담고 강원도 경제부지사를 지낸 우 원장은 지난해 11월 연구원의 제5대 원장에 취임했다.
우 원장은 위기를 극복하려면 “우선 이민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외국인,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더 줄여 나가야 합니다. 또 어떻게 이민을 받을지, 어떤 훌륭한 분들을 받아들여야 우리 사회에 기여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지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앞으로 신설될 이민청이나 이민정책연구원이 해야 할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사회 구성원으로서 이민자들의 ‘통합’이 중요합니다. 이민자들이 사회에 통합되지 못해 발생하는 갈등과 그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 원장은 이 지점에서 통합은 동화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화란 이민자가 이민국 문화에 흡수되는 것”이라며 “이민자들에게 우리 사회에 동화되길 요구해선 안 되고, 이민자들의 정체성과 다양성을 사회 발전의 밑거름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나라엔 이민국으로서 통합 측면에서의 매력이 부족하다면서 이웃 국가인 일본을 벤치마킹할 경쟁국으로 꼽았다.
“우리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의 훌륭한 수준을 갖춘 분들이 들어온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다른 선진국들과 경쟁해야 하고, 그러려면 매력적인 나라가 돼야 하죠. 경제적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통합의 측면에선 부족한 실정입니다.
우리나라와 가장 비슷한 상황인 나라가 일본입니다. 일본도 굉장히 폐쇄적인데 2019년 이민청을 만들고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어요. 훌륭한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려면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더 매력적인 나라가 돼야 합니다.”
우 원장은 이민청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선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마스터플랜”이라면서 한 전 장관 말을 인용해 “코디네이터이자 연합군”이라고 정의했다. “이민정책에 관여하고 있는 정부 부처별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되, 각 부처 간 상충되거나 중복되지 않도록 그림을 그리고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 기구”가 이민청의 구상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해당 부처의 공무원들을 파견받아 이민청을 법무부 산하에 두는 방안이 마련됐다고 한다. 현재 외국인과 이민자들 대상 정책엔 법무부를 비롯해 12개 부처가 관여하고 있다.
우 원장은 법무부 산하의 청이 아니라 지위를 격상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처음부터 규모를 키우기보다, 이민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출입국 관리와 비자 정책을 관장하는 법무부 산하로 시작하는 게 이민청의 연착륙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명칭에 대해서도 “이민뿐 아니라 출입국 관리 등 하는 일을 다 포괄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이름이 좀 길어질 것 같다”고 했다.
우 원장은 또 “우리는 독자적으로, ‘한국식 이민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한 전 장관 말을 인용해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이민자들을 받아들여 우리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기(3년) 내 역점 과제로는 이민정책연구원의 인력 확충을 통한 연구 역량 강화와 지난해 3월 출범한 ‘통계분석센터’의 성장과 발전을 꼽았다. 10명에 불과한 연구원의 연구 인력은 오는 5월 15명으로 증원될 예정이다.
“이민 분야에서 사실과 과학적 분석에 근거한 ‘증거 기반의 정책’을 뒷받침하는 게 이민정책연구원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이민 분야 통계를 수집·분석하는 통계분석센터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역점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속도위반 1만9651번+신호위반 1236번… ‘과태료 전국 1위’는 얼마 낼까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발열·오한·근육통' 감기 아니었네… 일주일만에 459명 당한 '이 병' 확산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