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I'M)] 이상목 액트 대표 "개미가 부자되는 세상 곧 온다…이젠 목소리 낼 때"
자산운용사 설립 준비 중
급변하는 금융시장, 그 안에서도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오늘도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아이뉴스24(inews24)가 만난(meet) 사람들(man)의 이야기, '아이엠(I'M)' 시작합니다. [편집자]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액트(aCT)의 최종 목표는 개인 주주들이 부자가 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머지않았다고 봐요. 어쩌면 주주 행동주의의 변곡점이 눈앞에 와있다는 생각도 합니다."
이상목 컨두잇 대표는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진행된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설립하게 된 계기와 향후 비전에 대해 이야기했다.
액트는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이다. 애플리케이션 설치와 가입, 마이데이터 인증만 거치면 소액주주가 직접 의견을 낼 수 있다. 투자자가 매수한 종목의 커뮤니티에서 타 투자자와 의견을 공유하거나, 소액 투자자의 지분율, 시가액, 주주 수 등을 파악할 수 있으며 주주제안 전자서명도 가능하다.
현재 소액주주 플랫폼 내 이용자 수, 소액주주 누적 자산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액트는 소액주주 대표로 직접 활동하던 이 대표의 결심에서 만들어지게 됐다. DB하이텍의 물적분할 사태가 그 발판이다.
지난 2022년 7월 DB하이텍이 갑작스럽게 물적분할을 한다는 소식이 시장에 퍼지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DB하이텍의 주주였던 이 대표는 주주운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며 한계에 봉착하기도 하고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다. 회사에 내용증명을 수십 번 보내도 회사 측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에 이 대표는 동료 주주연대 대표들과 고민하며 서면의 전자화, 주주운동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작년 1월 최소한의 기능만을 장착한 액트가 처음 출시됐고, 지금의 서비스까지 갖춰진 건 작년 8월이다. 첫 출시 당시 3000~4000명 수준이었던 액트 이용자 수는 1년 만에 3만5000명으로 11배가 넘게 늘었고 누적 고객 자산은 최근 3조원을 돌파했다.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중 가장 늦게 시장에 진입했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대표는 액트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던 건 개인 투자자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직원들이 소액주주연대 대표로 활동했기에 개인 투자자들에게 보다 쉽게 공감할 수 있으며 주주제안을 위해선 어떤 것들이 구비돼야 하는지 빠르게 파악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주주제안 방향과 같은 기초적인 자문을 선뜻 진행하는 이유도 주주의 마음을 이해해서다.
이 대표는 액트를 운영한 지난 1년의 시간 동안 계좌가 '아픈' 투자자를 많이 만나 힘듦을 공감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계좌가 아픈 분들도 일종의 환자이니 저희가 의사의 역할로 치유해드리고 싶은데 현실은 녹록지 않다"며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국내 자본시장법과 제도상의 문제, 대주주들의 마인드가 주주의 계좌를 아프게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주주의 마인드, 지배구조 등이 후진적이니 소수의 인원으로만 변화를 끌어내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힘을 결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부의 스탠스도 바뀌고 있어 희망적이라고 본다. 주주들이 내 자산을 지키기 위해 정치권이나 정부에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방향성엔 적극 동의했다. 하지만 제도상으론 다듬을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전자 주총을 제도화하는 것도 좋지만, 이를 시행했을 때 이사회에서 또 다른 꼼수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물적분할을 반대하는 주주에게 부여되는 주식매수청구권 제도도 고의적인 주가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
그는 "우리나라 주총에서 고질적인 병은 위임장 조작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범죄라는 의식조차 없다"며 "전자 주총 제도를 도입하면 위임장을 조작할 순 없겠지만, 주주와 대면할 필요가 없으니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전자 주총 제도 자체는 분명 좋은 의도로 추진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부작용도 분명히 있다"며 "주총을 대면으로 안 하게 됐을 때 회사가 소액주주들을 위한 대책을 정말 낼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지분을 싸게 매입해서 어떻게든 소액주주의 의견을 틀어막을 행동만 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래서 전 정기주총 같은 1년에 한 번 정도는 오프라인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규정이나 정기 IR, 컨퍼런스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주식매수청구권 제도도 일부러 물적분할을 하기 전 시장에 정보를 흘려 주가 하락을 유도할 수도 있다. 주가 하락을 유도하더라도 매수 청구권 가격에는 영향이 없는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방안은 꼭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외국의 경우 자사주 매입과 동시에 소각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는 "작년부터 금융위원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제도를 검토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즉시 추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가장 가까이에서 듣는 이 대표는 주주들의 의견이 더 잘 모이고 상장사와 당국에 반영될 수 있도록 액트를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더 나아가 자산운용사를 직접 설립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모펀드 운용사도 선보일 계획이다. 소액주주들과 함께 행동주의 전략을 펼치겠다는 생각이다.
이 대표는 "행동주의가 무조건 적대적일 필요는 없다. 일부 주주는 저희 플랫폼이 적대적인 플랫폼이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저희와 함께하고 있는 이헌 한국조선해양 소액주주연대 대표도 한국조선해양과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화적인 부분부터 적대적인 행동주의까지 추진할 의향이 있다. 자산운용사를 통해서 상장사의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수익이 창출되면 외형도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모든 소액주주가 부자가 되는 세상을 꿈꾼다. 일각에선 '그게 가능한 일인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그는 머지않았고,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뜻이 모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될 수 있다"며 "개인 주주들은 회사 방향성에 실망하거나 거버넌스 문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그냥 손절하는 경우가 많은데, 회사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게 오히려 수익 관점에서 좋을 수 있다. 여러 제반 사정이 개선되고 있으니 주주가 부자 되는 날도 곧 온다고 본다"고 확신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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