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위해 크리스마스 반납"…프로필에 'KOREA FIREFIGHTER'

남승렬 기자 2024. 2. 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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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크리스마스를 위해 나의 크리스마스를 반납한다."

경북 문경시 신기동 육가공업체 공장 화재로 순직한 20~30대 청년 소방관들은 인명구조라는 투철한 소명의식을 가졌다는 주변의 평이 나오는 아까운 소방 인재였다.

또다른 순직 소방관인 박수훈 소방사(35)는 다소 늦은 나이에 경력 공채로 소방에 입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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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제공) 2024.2.1/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문경=뉴스1) 남승렬 기자 = "누군가의 크리스마스를 위해 나의 크리스마스를 반납한다."

경북 문경시 신기동 육가공업체 공장 화재로 순직한 20~30대 청년 소방관들은 인명구조라는 투철한 소명의식을 가졌다는 주변의 평이 나오는 아까운 소방 인재였다.

고(故) 김수광 소방교(27)는 지난 2019년 성탄절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밝은 표정으로 셀카를 찍으며 "누군가의 크리스마스를 위해 나의 크리스마스를 반납한다"고 적었다.

SNS 아이디도 소방공무원으로서의 자부심이 묻어났다. 그의 이름 마지막 자인 '광'의 영문 표기인 'gwang' 뒤에는 '119'가 또렷히 보였다. 프로필에는 'KOREA FIREFIGHTER(대한민국 소방관)'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또래의 친구들이 성탄절을 즐길 때였지만, 그는 부럽지 않다는 듯 근무복을 입고 자신의 직업이 자랑스럽다는 미소를 지으며 셀카를 찍었다.

"저는 소방하고 결혼했습니다."

또다른 순직 소방관인 박수훈 소방사(35)는 다소 늦은 나이에 경력 공채로 소방에 입문했다.

주변에서 언제 결혼할 거냐"고 물을 때마다 그는 환하게 웃으며 "소방하고 결혼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원래 육군 특수전사령부 중사였던 박 소방사는 인명을 구하는 일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해 특전사를 그만두고 소방에 들어왔다.

순직 소방관 2명의 동료는 이들이 재난 현장에서 늘 솔선수범했다고 말했다.

동료 A씨는 "출퇴근에 마주치면 두 분 다 정말 밝으셨다"며 "웃으면서 인사도 양손으로 먼저 해주시고 퇴근 후에도 남아서 자격증 공부도 하며 훈련도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고 두 소방 영웅을 기억했다.

1일 경북 문경 신기동 공장 화재 현장에 구조작업을 하다 숨진 소방관을 추모하는 국화가 놓여 있다.(공동취재) 2024.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앞서 지난달 31일 오후 7시47분쯤 문경시 신기동 육가공업체 공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당시 인명 검색과 구조에 나선 김수광 소방교와 박수훈 소방사는 위험을 무릅쓰고 불길이 치솟는 공장 내부로 들어갔다 급속히 번진 불길에 휩싸여 고립됐다 끝내 사망 상태로 발견됐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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