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전 난파선이 작은 해변에 유령처럼 떠올랐다

이승준 기자 2024. 2. 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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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한 어촌 마을 해안에 1800년대 건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목재 난파선 한 척이 떠밀려와 눈길을 끌고 있다.

미스터리한 난파선의 비밀을 궁금해 하는 이들부터 마을이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들 모두 난파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증조부가 뉴펀들랜드에서 항해하다 난파를 당했다. 이 배와 관련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정보를 공유한다" 같은 글을 올리며 난파선을 통해 마을과 얽힌 바다의 역사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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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년대 건조 추정 목재선
인구 250명 캐나다 섬 마을에
캐나다 뉴펀들랜드섬 남서쪽에 있는 케이프 레이 해변에 모습을 드러낸 난파선. CBC NEWS 유튜브 갈무리

캐나다의 한 어촌 마을 해안에 1800년대 건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목재 난파선 한 척이 떠밀려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인구 250여명인 작은 마을은 갑자기 나타난 난파선의 정체와 기원을 궁금해하며 들썩이고 있다고 한다.

2일 캐나다 공영방송 시비시(CBC)와 가디언, 뉴욕타임스 등 외신 보도를 보면, 난파선은 지난 1월20일(현지시각) 아침 캐나다 뉴펀들랜드섬 남서쪽에 있는 케이프 레이 해변에서 지역 주민에게 발견됐다. 이 주민은 해변 수면 아래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검고 긴 물체를 목격하고 난파선임을 확인한 뒤 마을 주민들에게 알렸다. 갑자기 나타난 배에 시비시는 ‘뉴펀들랜드에 유령 같은 난파선이 나타났다’고 표현했다. 현재 뉴펀들랜드·래브라도 주 정부는 고고학자 등 전문가를 파견해 난파선을 조사 중이다.

발견된 난파선의 길이는 약 24m였다. 일부가 파손된 상태라 원래 배의 길이는 더 길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무와 2㎝가 넘는 구리 못이 사용된 것으로 보아 1800년대에 제작된 대형범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와 현지 주민들은 계속된 해안 침식과 더불어 2022년 9월 허리케인 피오나가 이 지역을 강타한 뒤 해저에 묻혀있던 배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 것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캐나다 뉴펀들랜드섬 남서쪽에 있는 케이프 레이 해변에 모습을 드러낸 난파선. CBC NEWS 유튜브 갈무리

닐 버지스 ‘뉴펀들랜드 래브라도 난파선보존협회’ 회장은 시비시에 “배가 바닷속에 묻혀있었다면 피오나가 배를 모래 무덤 위로 나오게 했을 수 있다. 이후 폭풍우가 몰아칠 때마다 모래 위로 올라왔을 것이고 지난주 큰 파도가 일며 모습을 드러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난파선은 상당히 큰 범선으로, 참나무로 제작됐다면 북미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닐 것”이라고 추정했다.

케이프 레이 해안은 오래전부터 해상 운송이 활발했던 곳으로 등대가 없던 시절에는 이 지역 해안의 짙은 안개와 암초 때문에 난파하는 선박들이 많았다고 한다. 뉴펀들랜드 고고학자인 제이미 브레이크는 “이곳은 선박 운송 역사가 오래된 곳이다. 안개와 암초가 있는 위험한 해안이다. 지난 500년 동안 수많은 배들이 난파했을 것이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버지스도 “지난 3세기 동안 케이프 레이 지역에 12척의 난파선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고 했다.

캐나다 뉴펀들랜드섬 남서쪽에 있는 케이프 레이 해변에 모습을 드러낸 난파선. CBC NEWS 유튜브 갈무리

가디언과 뉴욕타임스는 작은 마을에 갑자기 출현한 난파선에 주민들이 들썩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스터리한 난파선의 비밀을 궁금해 하는 이들부터 마을이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들 모두 난파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지역 페이스북 커뮤니티에 난파선에 대한 추측과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계속 올리고 있다. “증조부가 뉴펀들랜드에서 항해하다 난파를 당했다. 이 배와 관련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정보를 공유한다” 같은 글을 올리며 난파선을 통해 마을과 얽힌 바다의 역사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리의 바다 역사를 조사할 좋은 기회다”, “이 배는 우리에게 뭔가를 말하려 한다. 이 배에서 목숨을 잃었을 사람들의 가족들에게는 슬픈 사건이었을 것이다”, “난파선은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이다. 알아보자!” 등의 글이 꾸준히 올라온다. 난파선 소식을 전하는 여러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반기는 이들도 많다. 특히 마을이 관광명소가 되고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감추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다.

주민들의 기대가 높다 보니 걱정도 크다. 난파선 조사는 조수와 날씨를 고려하며 진행 중인데, 현지 주민들이 주 정부의 조사가 끝나기 전에 배가 떠내려갈까 봐 우려하고 있다고 시비시는 전했다.

캐나다 뉴펀들랜드섬 남서쪽에 있는 케이프 레이 해변에 모습을 드러낸 난파선. CBC NEWS 유튜브 갈무리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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