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가득찬 세상에 ‘數디톡스’가 필요하다[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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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모든 날은 수(數)로 가득하다.
수년에 걸친 실험과 조사, 인터뷰, 관찰을 통해 저자들은 "숫자는 대단히 중요한 발명품"이라면서도 "지금 우리 삶엔 '수 유행병'이 만연하다"고 지적한다.
책은 환상 속에 가려진 숫자의 실체를 드러내는 '수 디톡스'다.
숫자로 매겨진 등급은 삶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경험을 축소하고 다양성을 해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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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 달렌·헬게 토르비에른센 지음│이영래 옮김│김영사
우리의 모든 날은 수(數)로 가득하다. 삶의 가치와 성취는 숫자로 치환돼 평가되기 마련이다. 오늘 얼마나 잤고 몇 칼로리를 소모했는지로 건강을 지키고, 소셜미디어 팔로어 수로 인적 네트워크의 깊이를 가늠하며 연봉이나 계좌잔고, 사는 집의 값어치로 사회적 성공 여부를 따진다. 어쩌면 인간의 본능 자체가 숫자로 코딩돼 있는 건 아닐까.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숫자의 중요성이 커지는 건 합리적으로 보인다. 숫자란 존재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란 인류 보편적 공감대가 있어서다. 두 명의 북유럽 경제학자는 이 견고한 진리에 가까운 믿음에 균열을 낸다. 숫자에 매몰된 사회가 생각만큼 완벽하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수년에 걸친 실험과 조사, 인터뷰, 관찰을 통해 저자들은 “숫자는 대단히 중요한 발명품”이라면서도 “지금 우리 삶엔 ‘수 유행병’이 만연하다”고 지적한다.
책은 환상 속에 가려진 숫자의 실체를 드러내는 ‘수 디톡스’다. 숫자가 생각만큼 완벽하지 않고, 또 정직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구글이나 인스타그램에 매겨진 식당들의 별점이 이를 말해준다. 여행지에서 방문한 맛집의 기억은 여행 후 5점 만점에 3점이란 리뷰를 확인한 뒤 그리 대단하지 않은 경험으로 떨어지곤 한다. 숫자로 매겨진 등급은 삶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경험을 축소하고 다양성을 해치는 것이다.
책은 보다 행복한 삶을 위해 숫자와 긴장 관계를 구축하라고 조언한다. 식당이나 호텔을 고를 때 별점과 등급에 매몰되지 않는 주체적 인간이 될 것을 강조한다. 숫자는 인간을 돕기 위한 발명품이자 시대와 상황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도구로, 휘둘려선 안 된다는 것이다. “숫자가 삶을 더 불행하게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의 바람”이라는 저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숫자는 당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수를 사용할 땐 항상 조심하고 자신의 판단에 의지하라”고. 232쪽, 1만5800원.
유승목 기자 mo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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