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하나원큐 김정은의 지배력, 원천은 ‘집념’과 ‘에너지 레벨’

손동환 2024. 2.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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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180cm, F)이 있는 힘을 다했다.

부천 하나원큐는 지난 1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부산 BNK를 72-69로 꺾었다. 5연패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또, 8승 14패로 5위 인천 신한은행(7승 15패)과 1게임 차로 멀어졌다.

김정은은 2022~2023시즌 종료 후 FA가 됐다. 몸 상태가 좋지 않고 나이도 많았지만, 김정은의 인기는 시장에서 여전히 높았다. 공격과 수비 모두 리그 최상급이고, 라커 룸 리더로서의 역량도 갖췄기 때문.

그래서 김정은의 원 소속 구단인 아산 우리은행과 우리은행을 제외한 구단들이 김정은에게 러브 콜을 보냈다. 김정은은 고민했다. 고민의 시간은 꽤 길었다. 농구 인생의 갈림길에 다시 섰기 때문.

고민의 끝은 결국 선택이다. 김정은도 선택해야 했다. 계약 기간 2년에 2023~2024 연봉 총액 2억 5천만 원(연봉 : 2억 원, 수당 : 5천만 원)의 조건으로 부천 하나원큐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친정 팀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로 했다.

김정은을 상대하는 팀 역시 “하나원큐의 전력이 확 좋아졌다. (김)정은이가 가세한 게 크다. 팀이 어려울 때, 정은이가 하는 게 많다. 정은이가 가세하면서, 신지현과 양인영의 부담도 많이 줄었다”며 하나원큐의 전력 변화를 경계했다.

하나원큐는 실제로 달라졌다. 2023~2024시즌 한때 3연승을 기록하기도 있다. 7승 14패로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4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 4경기 전패. 침체된 분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그러나 김정은의 몸은 무거워보였다. 첫 공격에서 오른쪽 돌파를 시도하다가, 볼을 흘렸다. 김정은의 턴오버는 BNK의 속공으로 이어졌다. 하나원큐가 먼저 실점했던 이유.

하지만 김정은은 진안(181cm, C)과 매치업에서 힘을 냈다. 우선 노련한 스텝과 위치 선점으로 진안한테 공격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공격에서는 잽 스텝에 이은 점퍼. 시그니처 무브로 점수를 만들었다. 하나원큐 첫 득점을 자신의 손으로 만들었다.

김정은은 그 후 궂은일에 집중했다. 진안이나 김한별(178cm, F)을 막음과 동시에, 수비 리바운드에 힘을 쏟았다. 덕분에, 하나원큐는 BNK의 장기인 세컨드 찬스 포인트를 최소화했다.

또, 김정은은 볼의 유무에 관계없이 스크린을 했다. 몸싸움으로 후배들의 공격 활로를 창출했다. 신지현(174cm, G)과 양인영(184cm, F), 정예림(175cm, G) 등이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 공수 밸런스를 맞춘 하나원큐는 BNK보다 앞설 수 있었다. 1쿼터를 18-11로 마쳤다.

김정은은 2쿼터에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자신을 막는 김한별에게 스피드로 대응. 돌파 이후 짧은 패스로 동료의 득점을 돕거나, 원 드리블 이후 미드-레인지 점퍼. 하나원큐의 2쿼터 초반 상승세를 만들었다.

상승세에 기여한 후, 벤치로 물러났다. 김정은이 벤치로 물러난 후, 하나원큐의 수비가 흔들렸다. 특히, 페인트 존 수비와 박스 아웃이 되지 않았다. 기반이 흔들린 하나원큐는 2쿼터 종료 4분 전 31-28로 쫓겼다.

위기라고 생각한 하나원큐는 2쿼터 종료 3분 4초 전 김정은을 다시 투입했다. 수비와 박스 아웃을 강화했다. 하나원큐의 전략이 통했다. 김정은이 잘 버텨줬고, 신지현과 박소희(176cm, G)가 속공을 합작한 것.

김정은은 후배들의 움직임을 계속 포착했다. 그러나 후배들의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을 때, 김정은이 직접 슈팅했다. 김정은의 슈팅은 3점으로 연결됐고, 하나원큐는 40-32로 전반전을 마쳤다.

김정은은 3쿼터를 턴오버로 시작했다. 그렇지만 후배들과 공격 리바운드에 가담. 세컨드 찬스를 획득했다. 그 속에서 3점 성공. 상승세를 원했던 BNK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 후에는 오른쪽 코너에 있던 신지현을 호출했다. 오른쪽 윙에 위치했던 김정은은 핸드-오프 플레이를 했다. 신지현의 공격 공간 창출. 공간을 얻은 신지현은 돌파 후 파울 자유투를 얻었다. 김정은의 영리함과 헌신이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김정은은 진안의 한 박자 빠른 슈팅에 실점했다. 그렇지만 벤치에 미안함을 표시한 후, BNK의 약점을 공략했다. 볼 없는 움직임 이후 페인트 존 침투. BNK 림 근처에서 연속 4점을 따냈다. 흔들릴 뻔 하나원큐는 3쿼터 시작 3분 30초 만에 48-36으로 다시 달아났다.

그러나 하나원큐는 BNK 3점포에 흔들렸다. 48-44까지 쫓겼다. 그때 김정은이 3점으로 응수했다. 그 후에는 돌파에 이은 킥 아웃 패스. 양인영의 파울 자유투를 도왔다. 김정은의 활약이 있었기에, 하나원큐는 53-44로 다시 달아날 수 있었다.

하지만 하나원큐는 또 한 번 쫓겼다. 57-55까지 위협을 받았다. 김정은이 또 한 번 나섰다. 오른쪽 코너에서 왼쪽으로 돌파. 진안으로부터 파울 자유투를 얻었다. 자유투 2개 모두 성공. 그 후에는 진안의 슈팅을 방해했다. 급한 불을 어떻게든 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원큐는 BNK의 가시권에 있었다. 김정은이 긴 시간을 책임져야 했다. 체력 부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온 힘을 쥐어짜냈다. 4쿼터 시작 2분 19초에도 미드-레인지 점퍼 성공. 후배들에게 힘을 실었다.

그렇지만 볼이 멈출 때, 김정은은 무릎을 많이 잡았다. 지쳤다는 뜻. 지친 김정은은 이전만큼 진안을 제어하지 못했다. 진안에게 연속 실점. 하나원큐 또한 경기 종료 3분 51초 전 동점(65-65)을 허용했다.

하지만 김정은을 포함한 하나원큐 선수들이 루즈 볼에 달려들었다. 공격권을 한 번이라도 더 만들었다. 동시에, BNK한테 공격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그런 집념이 하나원큐와 BNK의 차이를 또 한 번 만들었다. 집념을 보여준 하나원큐는 경기 종료 1분 24초 전 69-65로 앞섰다.

마지막 고비를 넘겨야 했다. 그래서 있는 힘을 더욱 짜냈다. 그 결과, 하나원큐는 최후의 승자가 됐다. 김정은도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하나원큐가 앞)
- 2점슛 성공률 : 약 47%(20/43)-약 42%(23/55)
- 3점슛 성공률 : 약 35%(6/17)-약 19%(4/21)
- 자유투 성공률 : 약 78%(14/18)-약 73%(11/15)
- 리바운드 : 30(공격 7)-42(공격 16)
- 어시스트 : 22-15
- 턴오버 : 9-8
- 스틸 : 5-4
- 블록슛 : 6-2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부천 하나원큐
- 김정은 : 34분 57초, 23점(2점 : 5/9, 3점 : 3/5, 자유투 : 4/4) 6리바운드(공격 1) 2어시스트 1스틸
- 신지현 : 36분 24초, 11점 9리바운드(공격 2) 6어시스트
- 박소희 : 20분 42초, 11점(2점 : 3/3, 자유투 : 5/6) 2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
- 양인영 : 38분 42초, 10점 7어시스트 5블록슛 4리바운드(공격 2) 2스틸
2. 부산 BNK
- 진안 : 37분 16초, 22점 13리바운드(공격 4) 3어시스트
- 이소희 : 39분 13초, 18점 6리바운드 3스틸 1어시스트
- 안혜지 : 38분 8초, 15점 8어시스트 4리바운드(공격 2) 1스틸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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