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어쩌나…애플, 2% 성장에도 못 웃는 `이유`
'여전히 불안하다. 문제는 중국이다.'
애플이 4분기 연속 이어온 전년 분기 대비 매출감소 흐름을 끊었지만 투자자들은 웃지 못하고 있다. 애플의 성장을 떠받혀온 강력한 시장, 중국에서 그동안 보여준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게 원인이다. 미국이 무시무시한 제재를 쏟아부은 화웨이의 기술 저력에 중국인들의 '애국 구매', 삼성전자가 이끄는 폴더블폰 흐름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4분기 연속 역성장에서 탈출
애플은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장 마감 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4분기 연속 계속된 전년 대비 매출 감소에서 벗어나고, 예상보다 양호한 아이폰 판매량에 힘입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뛰어넘은 수치를 내놨다.
지난해 4분기(회계연도 1분기) 1195억8000만 달러(159조2805억원)의 매출과 2.18달러(2903원)의 주당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1179억1000만 달러를 웃돌았고, 주당순이익도 예상치 2.10달러보다 높았다.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은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2% 늘어나면서 2022년 4분기부터 계속된 역성장에서 탈출했다.
그러나 애플의 실적 발표 후 주가는 1% 이상 떨어졌다. 이날 정규장에서 1.3% 올랐던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1.5% 하락했다. 펼쳐본 실적 수치에서 중국의 부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아이폰, 중국 제외하면 잘 팔렸다
구체적으로 아이폰 매출은 697억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 (678억2000 달러)보다 많았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아이폰 매출이 증가했다. 그런데 중국 매출은 1년 전보다 13% 감소했다.
중국은 북미, 유럽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아이폰 시장이다. 이 시장에서 4분기 아이폰 매출은 예상보다 저조한 208억 달러에 그쳤다. 당초 월가는 235억 달러의 매출을 기대했다. 그러나 부진한 중국 경제와 화웨이의 부활이 애플에 직격타를 입혔다. 북미와 유럽에서 선전을 펼쳤지만 중국에서의 부진을 상쇄하기엔 부족했다.
중국 시장에서 폴더블폰의 인기 상승과 화웨이의 부활로 올해도 아이폰 판매는 큰 타격이 우려된다. 애플 전문 분석가 대만의 궈밍치 TF증권 분석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에 "최신 공급망 조사에 따르면 애플이 올해 '주요 반도체 부품'의 출하량을 약 2억대로 줄였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15% 줄어든 수치다. 궈 연구원은 "애플의 중국 내 주간 출하량이 최근 몇 주간 1년 전보다 30∼40% 감소했다"며 "이런 하락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애플은 2024년 주요 글로벌 휴대전화 브랜드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아이폰, 작년보다 올해가 더 암울
애플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2억3460만대의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을 기록해 삼성전자를 제치고 사상 처음 출하량 1위에 올랐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출하량 기준으로 처음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올해는 폴더블폰과 화웨이 '메이트60'의 인기 등으로 아이폰이 중국 시장에서 인기가 시들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궈 연구원은 "중국 시장에서 고급 제품 사용자들이 폴더블폰을 첫 번째 선택으로 선호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며 "여기에 화웨이가 중국 시장에서 복귀한 것도 아이폰의 잠재적 쇠퇴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화웨이는 지난해 8월 말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 60'을 출시하며 중국 내 5위권 밖이던 점유율을 4위로 끌어올렸다.
삼성전자의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 기세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자사 첫 'AI폰'인 '갤럭시S24' 시리즈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궈밍치는 "삼성은 갤럭시 S24 시리즈가 AI 기능으로 예상보다 높은 수요를 보이면서 올해 출하량을 5∼10% 늘렸다"며 "반면 애플은 올해 상반기 아이폰15의 출하량 전망치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폰은 적어도 2025년까지는 디자인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애플의 출하량 모멘텀과 생태계 성장은 당분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팀 쿡 "실제 이용 기기 22억대 돌파...기쁘다"
팀 쿡 애플 CEO는 "아이폰 매출이 (전년 대비) 6% 성장해 기쁘다"며 "아이폰 판매에 힘입어 12월 분기 매출 성장을 이루고 서비스 부문에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을 제외하면 이머징 마켓에서 두 자릿수 성장율을 보였고 그 시장에서 아이폰은 잘 팔리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설치돼 실제로 쓰이는 장치가 22억개를 넘어 모든 제품 및 지역 부문에서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맥 매출은 1분기에 78억 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79억 달러를 하회했다. 아이패드 매출은 70억 달러, 전망치인 71억 달러보다 적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아이패드 매출 94억 달러에서 급감한 수치다. 서비스 부문 매출은 231억2000만 달러로 예상치(233억50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Mark Gurman)은 "애플은 3월에 신작 아이패드와 맥을 선보일 예정이며, 이는 두 사업 부문의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워치를 비롯한 웨어러블기기, 가정용품, 액세서리 매출은 120억 달러로 예상치를 웃돌았다. 의료기기 회사 마시모와 벌이는 특허 분쟁과 판매 중지로 인한 매출 영향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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