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D-2, 바이든 득표율·흑인 유권자 결집 주목

김현 특파원 2024. 2. 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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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민주당 경선 첫 공식 등판…득표율 70% 넘길지 관심
'2020년 몰표' 흑인 유권자 결집할지 촉각…투표율은 낮아질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28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웨스트 컬럼비아에서 열린 일요 오찬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2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컬럼비아<사우스캐롤라이나>=뉴스1) 김현 특파원 =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민주당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첫 번째 공식 경선이 3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에서 프라이머리(예비선거) 방식으로 개최된다.

이번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선 민주당 대선후보로 유력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체 득표율 및 흑인 득표율 그리고 얼마나 많은 유권자가 이번 경선에 투표에 참여할지 등에 관심이 모아진다.

◇바이든, 민주당 경선 첫 공식 등판…사우스캐롤라이나 흑인 인구 비율 26%

1일(현지시간) 미 민주당과 언론들에 따르면 이번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는 민주당의 첫 공식 경선이다. 재선 도전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의 첫 공식 등판인 셈이다.

민주당은 그간 아이오와에서 첫 코커스(당원대회)를, 뉴햄프셔에서 첫 프라이머리를 개최해 왔지만, 이들 2개주 인구의 90%가 백인인 만큼 경선 초기 인종 등 미국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어 이번 대선의 첫 경선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치르기로 변경했다.

2023년 미국 인구통계 자료에 따르면, 흑인 인구비율이 뉴햄프셔는 2%에 불과한 반면 사우스캐롤라이나는 26.3%에 달한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20년 대선후보 경선 초기 아이오와(4위)와 뉴햄프셔(5위)에서 고전하면서 '대세론'에 타격을 입었다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하며 대선후보 티켓을 거머쥔 것은 물론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던 경험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의 결정을 수용한 아이오와와 달리 뉴햄프셔는 가장 먼저 프라이머리를 치르도록 규정돼 있는 주법 등을 들어 민주당의 결정을 거부하고 지난 1월23일 공화당 프라이머리와 동시에 프라이머리 투표를 강행했다.

민주당은 이에 반발해 뉴햄프셔 경선에 대의원을 배정하지 않았고, 바이든 대통령도 당의 입장을 따르겠다며 아예 후보 등록을 하지 않으면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사실상 '비공식 경선'으로 치러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 지지자들은 '기명(Write-In) 투표' 캠페인을 폈고, 투표 결과 63.8%(7만9096표)의 지지를 얻어 필립스(19.7%), 윌리엄슨 후보(4.0%)를 여유있게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에 있는 세례 요한 교회의 미사에 참석해 기도를 하고 있다. 2024.1.2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바이든 득표율 70% 넘길지 주목…최근 여론조사선 69% 기록

이번 민주당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선 바이든 대통령과 딘 필립스 민주당 의원, 작가 매리언 윌리엄슨 등 3명의 후보가 경쟁한다.

미 정치권에선 현직인 바이든 대통령의 무난한 승리를 점치고 있다.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초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이어 압승을 거두면서 사실상 본선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 매치' 구도로 굳어진 양상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번 경선에서 무엇보다 관심은 바이든 대통령이 어느 정도 득표율을 기록할 것이냐에 쏠려 있다.

미 언론에선 이번 경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6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70% 득표율을 넘길지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에머슨대가 지난 1월 2~3일 등록유권자 3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주당 프라이머리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69%를 얻어 필립스 의원(5%), 윌리엄슨 후보(3%)를 압도적인 격차로 앞섰다.

이같은 결과는 바이든 대통령이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데다 과거와 달리 뚜렷한 경쟁자가 없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48.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당시 2위를 차지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19.8%)과의 격차가 2배 이상이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46개 카운티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0년 2월29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에서 열린 프라이머리 이후 개최한 집회에서 승리 연설을 한 뒤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바이든, 흑인 유권자 득표율도 관심…2020년 경선 때 흑인 유권자 64% 지지

바이든 대통령이 흑인 유권자들로부터 어느 정도 지지를 받느냐도 관심거리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20년 경선 당시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로 흑인 유권자들의 '몰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미 언론들의 지배적인 평가다.

실제 당시 AP통신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2020년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당시 흑인 유권자의 64%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당시 백인 유권자는 33%만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흑인 유권자의 결집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쓴 반전은 바이든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을 가능하게 한 결정적 모멘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P에 따르면 2020년 당시 흑인 유권자들은 민주당 프라이머리에 참여한 유권자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고, 대선 본선의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흑인의 90%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최근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지난해 11~12월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 여론조사에서 흑인 성인 50%만이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 이는 2021년 7월 조사 때의 86%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흑인 표심을 얻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첫 선거운동 행사의 하나를 지난달 8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에서 개최했다.

이 교회는 유서 깊은 흑인교회로,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이곳에서 연설을 했다. 2015년 백인 우월주의자의 무차별 총격으로 9명이 희생된 곳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사건을 언급하면서 "백인우월주의는 독"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민주당 주최 모금 만찬에서 흑인 표심을 겨냥해 "사우스캐롤라이나 사람들이 없었다면 나는 여기에 있지 않았을 것이다. 여러분이 내가 대통령인 이유"라고 말했다.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스캐롤라이나 흑인 유권자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얻게 된다면 최근 각종 가상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지고 있는 흐름을 반전시킬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바이든 대통령측은 기대하고 있다.

제임스 클라이번(사우스캐롤라이나) 민주당 하원의원은 최근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압승한다면 민주당에 대한 열기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8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의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에서 가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선거 연설 중 참석자들이 "가자 지구에서 당장 휴전하라"고 외치고 있다. 2024.1.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투표율에도 주목…2020년 경선 당시엔 등록유권자의 약 16% 참여

투표율도 관심 사안 중 하나다. 전체 520만명의 인구의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현재 등록 유권자는 325만명 정도다. 이 가운데 흑인 유권자가 79만3500명 등록돼 있다.

애초 정당별로 유권자 등록을 하진 않지만, 프라이머리에 참여하기 위해선 사전에 정해진 기한까지 투표 등록을 해야 한다. 민주당 프라이머리는 지난 1월4일까지 등록해야 했고, 공화당 프라이머리는 지난달 25일이 기한이었다.

ABC방송에 따르면 이 가운데 민주당 유권자(44.98%)와 공화당 유권자(44.62%)가 비슷한 비율을 갖고 있으며, 무소속 유권자는 10.4%로 분석된다.

전체 등록 유권자 수치로 보면 2020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330만명)보다 5만명 가량 줄어든 상황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정부에 따르면 당시 경선에선 바이든 대통령과 샌더스 의원 등의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만큼 54만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투표율은 등록 유권자의 약 16%였다. 2016년 프라이머리 당시엔 약 13%였다.

그러나 이번 경선은 바이든 대통령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는 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간 맞대결이 벌어지고 있는 공화당 경선에 주목도가 높아진 만큼 투표율은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선 민주당 지지층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확정을 늦추기 위해 오는 24일 열리는 공화당 프라이머리에 참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도 개방형인 만큼 민주당 프라이머리에 참여하지 않은 등록 유권자는 공화당 프라이머리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27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의 한 박람회장에서 열린 만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1.27.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프라이머리 당일 오전 7~오후 7시까지 투표…사전투표도 진행

이번 민주당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엔 65명의 대의원(특정 후보 지지를 서약하지 않은 슈퍼대의원 10명 포함)이 배정돼 있다. 투표 결과 15% 이상의 득표를 한 후보자들만 대상으로 득표율에 비례해 대의원이 할당된다.

프라이머리 당일 투표는 각 카운티별로 마련된 투표소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된다.

사전투표도 가능하다. 민주당 프라이머리 사전투표는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돼 오는 2일까지 진행된다. 공화당은 오는 12일부터 22일까지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2016년 민주당 경선 당시엔 사전투표율이 약 14%였고, 지난 2022년 중간선거 당시 사전투표율은 약 21%였다.

AP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약 2만4000명의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마친 상태다.

한편, 사우스캐롤라이나는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거의 12% 차로 뒤진 지역으로, 1976년에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이후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리한 적이 없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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