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과 좋게 가려고 했는데"…주호민, 돌아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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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터지고 3일째 됐을 때 죽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결심을 하고 유서까지 썼습니다. 나머지 가족이 살아가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웹툰 작가 겸 크리에이터 주호민이 특수교사의 아들 학대 사건과 관련해 6개월 만에 입을 열었다.
주호민은 당초 특수교사 측을 선처하고 사건을 원만히 풀어가겠다는 입장문을 냈었으나 교사 측의 서신을 받은 후 이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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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전국이 패전국에 보낸 조약서 같았다"
"기사 터지고 유서까지 썼다"
"기사 터지고 3일째 됐을 때 죽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결심을 하고 유서까지 썼습니다. 나머지 가족이 살아가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웹툰 작가 겸 크리에이터 주호민이 특수교사의 아들 학대 사건과 관련해 6개월 만에 입을 열었다.
지난 1일 밤 주호민은 자신의 트위치 방송을 통해 "제 인생에서 가장 길고 괴로운 반년"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주호민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로 기소된 특수교사 A 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가벼운 범죄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사실상 없던 일로 해주는 판결이다.
주호민은 이 사건에 대해 그간 침묵을 지키다 재판이 끝난 후 입을 열었다. 그는 "서이초등학교 사건으로 인해 교권 이슈가 뜨거워진 상황에서 그 사건과 엮이며 '갑질 부모'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걸 해명하려면 장애아동의 특수성에 관해 설명을 해야 하는데 당시 어떤 해명도 들어줄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6페이지 입장문을 내면 60페이지 욕이 돌아오는 상황이라 너무 억울했다"고 토로했다.
주호민은 당초 특수교사 측을 선처하고 사건을 원만히 풀어가겠다는 입장문을 냈었으나 교사 측의 서신을 받은 후 이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생님을 만나 오해도 풀고 선생님이 심하게 말한 부분이 있으니 사과받고 좋게 가려고 만남을 요청했는데 거부됐다"면서 이후 특수교사 측으로부터 고소 취하서 작성, 물질적 피해보상, 자필 사과문 게시 등 요구사항이 담긴 서신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특수 교사가 주호민 측에 두 번째로 보낸 서신에서 피해보상 부분은 빠져있었으나 "승전국이 패전국에 보낸 조약서 같았다"며 송사를 진행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주호민은 "주변에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얘기를 했다. 어떤 분들은 '무조건 납작 엎드리고 선생님께 사과드리고 아이 일이니 눈이 돌았다고 해라'고 하더라. 초반에 선임한 변호사는 아동, 시사 프로그램에 나가 녹취록을 공개하며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사건을 원만히 풀고 싶었고, 해임을 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호사님이 끝까지 응원하겠다며 안타까워했는데 다음날 기사에 '주호민 아들 변호 못 한다. 선임 이틀 만에 전원 사임'이라고 나더라. 변호사들이 변호를 못 하고 도망친 것처럼 나갔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에 대해서 주호민은 반박했다.
주호민 아들이 특수학급으로 분리된 이유가 신체 노출을 했다는 보도와 관련, "다른 여학생 보라고 내린 것이 아니고, 아이가 바지를 내렸는데 여학생이 본 것"이라며 "2학년이고 자폐아라 4살 지능 아이인데 일부에서 성에 매몰된 짐승같이 목적범처럼 묘사하더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학생 측에 사과하지 않았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사과했고,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사과를 안 했다는데 왜 그렇게 와전됐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논란이 된 무단 녹취와 관련해 "녹음기를 넣는 것에 거부감을 갖고 계시는데 이해는 간다. 그런데 장애가 있는 친구들은 진짜로 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특수교사와 부모는 상호보완적 관계인데 너무 어려운 문제가 됐다. 그 점이 안타깝다"고 했다.
주호민은 이날 녹취까지 공개하려고 했으나 특수교사에게 막대한 타격을 주게 되는 것 같아 일단 보류했다고 언급했다.
특수교사 A 씨가 1심에서 유죄가 나온 것에 대해 "다행이고 기쁘다는 생각은 없다. 본인의 아이가 학대당했음을 인정하는 판결이 기쁠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악성 댓글 마흔 건을 고소했다고 밝히며 "선처가 불가한 수위를 추리고 추린 것"이라며 "악마가 봐도 이건 좀 한 게 사십몇개"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애 아동을 위해서라도 선처는 없을 것"이라며 "그 작업들은 12월까지 게시물이고 1월 이후 생성된 건 팀을 꾸려 장기적으로 할 것 같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민사로 인해 배상금이 발생하면 그 금액은 발달장애 아들과 특수교사 처우 개선에 쓰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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