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이 고향으로 돌아갈 마지막 기회? KIA 감독 선임은 어떻게 되고 있나

김태우 기자 2024. 2. 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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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감독 결정을 두고 KIA 팬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종범 코치 ⓒ곽혜미 기자
▲ 이종범 코치는 이론적으로 KIA 차기 감독 자격에 어울리는 조건을 가졌다는 평가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는 두 불세출의 영웅을 기억하는 영구결번 조형물이 있다. KBO리그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프랜차이즈로 불리는 타이거즈에서 이 영구결번이 허용된 전설은 딱 두 명이다. ‘국보’라고 불린 선동열 전 감독(18번), 그리고 ‘바람의 아들’ 이종범(7번)이다.

이종범이라는 이름 석 자는 여전히 타이거즈 팬들의 가슴 속에서 살아 숨쉰다. KBO리그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임팩트를 남긴 야수 중 하나로 영원히 기억되고 있다. 광주 출신의 로컬보이로 1993년 해태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이종범은 2011년 1군 마지막 경기를 뛸 때까지 1706경기의 경력을 오롯이 타이거즈를 위해 바쳤다. 통산 1797안타와 194홈런, 1100득점과 510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KBO 최고 스타로 1998년부터 2000년까지는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도자로서는 유독 타이거즈와 인연이 없었다. 2012년 시범경기 중 은퇴를 한 뒤 2013년부터 지도자 생활을 했으나 친정이라고 할 수 있는 KIA에서 머문 기억은 없다. 2013년에는 은사였던 김응룡 감독이 이끌던 한화로 가 지도자 경력을 시작해 2년을 머물렀다. 이후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다 LG로 자리를 옮겨 지금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LG에서 1군 작전 코치, 타격 코치, 2군 감독, 그리고 1군 주루 코치를 맡았다.

그런 이종범 코치는 잠시 휴식을 갖기로 했다. 아들인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무대로 진출하자 이 코치 또한 미국 연수를 선택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조금 더 큰일을 위해 연수를 선택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친정팀에서 큰 사고가 터지며 갑자기 팬들이 주목하는 이름이 됐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할 일이었다.

올해 계약 기간의 마지막 해로 접어드는 김종국 전 감독이 후원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이 드러나 큰 물의를 빚었다. KIA는 검찰 조사 사실이 알려지자 김 전 감독을 일단 직무정치 처분했으나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캠프 출발을 코앞에서 두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태였다. KIA는 급히 새 감독 인선에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이종범’이라는 이름이 나왔다.

사실 이종범 코치가 감독 후보군에 포함될지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유력 후보로 논하기에도 섣부르다는 시각이 구단 안팎에서 나온다. 실제 KIA는 새 감독 리스트를 이제 꾸리는 단계다. 워낙 갑작스러운 사태라 구단의 회로 자체가 더디게 흘러가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 최종 후보를 그룹에 보고조차 못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내부 승격, 외부 인사 영입을 모두 염두에 두고 후보자 리스트업을 하는 단계다. 일단 타 팀의 현역 지도자를 데려오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어 외부 인사는 현재 소속팀이 없는 지도자 위주로 리스트가 작성될 가능성이 높다.

공교롭게도 이 코치는 올해 연수를 계획했던 터라 소속팀이 없다. 코칭스태프 인선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그 변화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는 KIA로서는 오히려 자신의 사단 색깔이 뚜렷하지 않은 이 코치와 같은 캐릭터를 눈여겨볼 수 있다. 게다가 팬들의 호감도가 높아 이 비상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감독 경력은 없지만 코치 경력은 제법 되는 편이고, 은퇴 이후에도 코치와 해설위원으로 야구계와 계속 끈을 유지한 것 또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 이정후와 아버지 이종범 전 코치, 어머니 정연희 씨. ⓒ 샌프란시스코 SNS
▲ KIA 감독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이종범 코치 ⓒ곽혜미 기자

그러나 이 코치보다 더 좋은 경력을 가진, 혹은 더 참신함을 가진 지도자 후보군도 있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KIA가 이번에 다른 지도자를 선택할 경우 ‘바람의 아들’의 타이거즈 귀환은 결국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끝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새 정식 감독을 선임한다면 2년 이상의 임기를 주기 마련인데 그 2년의 시간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코치가 다른 팀 감독으로 부임할 수도 있고, 시간이 더 지나면 나이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이번 KIA 감독 인선을 주목되는 또 하나의 이유다.

한편 KIA는 새 감독 선임을 신중하면서도 서둘러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두 단어가 어울리지 않지만 어쩔 수 없는 대목이다. 신중하게 리스트업을 한 뒤, 최종 후보가 결정되면 프로세스를 최대한 빠르게 돌려 선임까지 가겠다는 의중이 읽힌다. 이미 시작된 1차 캔버라 캠프는 어차피 미리 결정한 훈련 일정과 방향성이 있다. 감독이 없는 건 아쉽지만 코칭스태프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21일부터 시작될 2차 오키나와 캠프부터는 감독이 반드시 필요하다. 실전 위주로 캠프가 진행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실험할 것도 많다. 특히 외부 인사가 온다면 시점을 당기면 당길수록 좋다. 내부 인사라면 선수 파악이 어느 정도 되어있지만, 외부 인사는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구상을 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서다. 가뜩이나 올해는 리그 개막이 당겨졌고 그에 맞춰 시범경기 일정도 예년보다 조금 빠르게 시작한다. 앞으로 보름 안에 KIA가 어떤 식으로든 2024년 새 수장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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