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도 "집값 47배 폭등"…노비는 집이 '두 채' 있었다

한성부 부동산 매매 문서./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조선시대 한성부(현 서울시)의 300년간 부동산 매매 문서가 자료집으로 나왔다.

조선시대에도 부동산은 중요한 재산이었다. 백성들은 부동산을 사고팔 때 반드시 계약서를 작성했고, 한성부)는 부동산 거래를 관리하기 위해 거래 당사자와 증인에게 공증문서를 발급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최근 서울의 집·땅값을 기록한 '조선 후기 한성부 토지·가옥 매매문서1'을 자료집으로 발간했다고 2일 밝혔다.

자료집에는 조선 후기 서울 중부와 동부 지역에서 거래된 부동산 매매문서 304점이 수록됐다. 각 고문서의 도판과 원문을 싣고, 전문가 해설을 추가해 연구자뿐 아니라 일반 독자도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자료집을 통해 조선시대 당시 토지 거래 내역을 볼 수 있다. 동대문 밖 농지를 거래한 문서는 36점의 문서가 연결돼 길이만 12m에 이른다. 1609년부터 1765년까지 150년간 토지를 거래한 이력과 토지 소유자 내용 등이 담겼다.

효령대군 후손이 소유했던 종로 기와집이 180년간 거래된 이력도 남아있다. 조선 후기 집값이 폭등했던 점도 엿볼 수 있다. 1724년 집값은 은화 300냥(동전 약 600냥 수준)이었다가 19세기 중반까지 서서히 상승하더니 19세기 말에는 동전 2만8000냥으로 47배 가까이 폭등했다.

부동산 매매 문서 서명 부분./사진제공=서울역사박물관 제공

노비가 자신의 집을 매도한 사례도 있다. 신분을 사비(私婢)로 기록한 효생이란 인물은 지금의 종로 공평동 부근에 기와 5칸, 초가 3칸의 집을 소유했다가 은화 150냥에 팔았다. 노비가 경제활동을 했을 뿐 아니라 상당한 재산을 소유했었다는 걸 보여준다.

노비 외에도 여성, 군인, 중인 등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부동산을 거래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소장유물자료집은 서울역사박물관 내 기념품점과 서울시청 지하 서울책방에서 3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박물관 홈페이지에서는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올해 안에 한성부 서부·남부·북부 소재 토지·가옥 매매문서 200여점을 수록한 소장유물자료집 2편도 발간할 예정이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