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사람 더 있을지도"… 불길 뛰어든 두 소방 영웅의 희생

지난달 31일 오후 7시47분쯤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업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박수훈 소방장과 김수광 소방교가 순직했다. 사진은 고 박수훈 소방사(왼쪽)와 고 김수광 소방교의 생전 모습. /사진=유튜브 JTBC News 캡처

지난달 31일 오후 7시47분쯤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업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박수훈 소방장(35)과 김수광 소방교(27)가 끝내 구조하던 건물에서 나오지 못하고 순직했다. 구조대에 애착이 남달랐던 그들이었기에 두 소방 영웅의 아름다운 희생은 우리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박 소방장과 김 소방교는 지난달 31일 저녁 7시47분쯤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업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건물에 고립돼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서 사람들이 대피하는 것을 본 이들은 내부 인명 검색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투철한 사명감으로 끝까지 구조에 힘쓴 그들은 불길이 번지면서 건물이 붕괴돼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 공장의 화재는 3층 튀김기계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머니S는 끝까지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불타는 공장에 몸을 던진 박 소방장과 김 소방교를 1일 화제의 인물로 선정했다.

사진은 경북 문경시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이 순직한 소방대원을 수색하는 모습. /사진=뉴스1

두 소방대원의 안타까운 순직 소식에 많은 이가 애도를 표했다. 이날 오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 민생토론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발언에 앞서 두 소방관을 추모했다.

윤대통령은 "비보를 듣고 가슴이 아파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유가족 지원 등 필요한 일들을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분들의 노고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순직한 소방관들의 빈소를 조문했다. "소방관 근무환경이나 안전장구 등에 대한 충분한 배려가 더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참으로 안타까운 현장이고 젊은 소방관들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두가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노력을 더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애도 속에서도 소방대원의 유족들은 가족을 잃은 허망함에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경북 문경시 한 종합병원에 순직한 두 소방대원 곁을 지킨 김 소방교의 매형은 "나라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뭘 지원해 주는지 모르겠다. 지원 방안에 대해 정확히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정수현 기자 jy34jy3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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