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웃긴 했지만 슬픈 아빠였다? 해명부터 눈물까지(종합)
(MHN스포츠 정승민 기자) 특수교사와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주호민이 라이브 방송을 통해 와전된 부분을 전면 해명했다.
지난 1일 발달장애 아들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특수교사 A 씨가 유죄 판결을 받은 가운데, 같은날 주호민이 트위치를 통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뒷이야기를 전했다.
"학대당했음을 인정하는 유죄 판결, 기쁘지 않아"→"가정서 아들 보호 중"
먼저 수염과 함께 웃는 모습으로 등장한 주호민은 "집에만 있다 보니 면도를 잘 안 하게 되더라. 가족들과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고, 아시다시피 제가 6개월 동안 송사를 처리하고 있었는데 오늘 결과가 나왔다"며 "재판 끝나고 여러 매체에서 인터뷰 요청이 있었다. 다만 시간과 지면의 제약이 있는 매체에서 풀면 축약 과정에서 제 진의가 왜곡될 수 있으니 시간제한 없이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는 개인 방송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라이브 방송을 기획한 계기를 밝혔다.
논란 후 약 6개월 만에 라이브 방송을 켠 것을 두고서는 "두어 차례 유튜브 커뮤니티에 입장문을 냈었지만, 당시 분위기상 사람들이 전혀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그 이상의 입장을 내는 건 더 장작만 넣는 거라 생각해 재판에만 집중했다. 마침내 오늘 선고가 있어서 방송으로 말씀드리게 됐고, 또 왜곡되기 전에 제 입장으로 이야기하는 게 억측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1심 선고 공판을 마쳤던 주호민은 아직 판결문을 받아보지 못했다면서도 당시 적었던 판결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교사가 짜증 섞인 태도로 정서적 학대를 했다. 다만 전체 시간은 수업을 했다고 볼 수 있고, 그 행위 자체가 아동에게 미친 영향이 명확하지 않으며 탄원 등을 참작해 벌금 200만 원 선고유예 형을 내린다"고 말하며 "수강 명령, 취업 제한은 여러 가지로 참작이 돼 판결에는 없었다"고 전했다.
판결에 관해서는 "유죄가 나와 기쁘거나 다행이라는 생각은 전혀 없다. 본인의 아이가 학대당했음을 인정하는 판결이 기쁠 리가 없지 않나.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아이가 있던 특수학급 교사는 그동안 7번 바뀌었다고 하는데 아이들도 부모님들도 힘든 시간이 지속되고 있어 마음이 무겁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주호민은 "현재는 여러 문제가 있어서 가정에서 아들을 보호 중이다. 특수학교에 보내라, 집에서 키우라는 말도 있었는데 TO도 없고 더 중증인 친구들이 우선적으로 배정되기 때문에 갈 수 있다고 갈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대안학교, 발도르프 학교 등 별 방법을 다 알아봤는데 여의치 않아서 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무인도 촬영 중 아내와 처남의 신고→호화 변호인단, 처남 난동, 쑥대밭 만들고 전학 해명
이후 주호민은 사건의 발단부터 1심 선고까지의 과정을 풀어놓기도 했다.
주호민은 "2년 전인 2022년 9월 새벽에 제가 자고 있을 때 아내가 저를 흔들어서 깨우더니, 아들이 얼마 전부터 학교에서 안 좋은 일을 겪고 있는 것 같아 자기가 녹음기를 넣었다고 했었다"며 "그런데 자기가 들어보니 뭔가 있다고 했었다. 당시에는 잠결에 별것도 아닌 것 가지고 저러는 거 아니냐고 하면서 짜증을 냈고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아내가 정신과 가서 약을 타오고, 계속 쓰러져 있는 등 상태가 안 좋아져서 심각성을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말년을 행복하게 촬영이 잡혔는데, 처남도 안 가면 안 되냐고 했지만 몇 달 동안 준비한 프로젝트에 수십 명의 스태프가 기다리고 있는 거라 결국 촬영으로 일주일 동안 집을 비우게 됐다"며 "그렇게 무인도 촬영을 하고 있는데 그동안 아내와 처남이 일을 해결해 보려고 저 없이 학교에 갔었다. 교장 선생님과 면담을 했는데 녹취 청취를 거절하셨고, 소극적으로 대하신 것 같았는데 처남이 언성을 높였던 것 같다. 그런데 이게 신문 기사에는 난동을 부린 걸로 와전이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답답해서 교육청에도 연락해 봤는데 아동학대는 최초 발견자가 신고해야 한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았다. 아이와 선생님을 분리하고 싶었는데 분리하려면 고소해야 한다는 것만 알려주길래 그런가 보다 했다"며 "그래도 갑자기 고소는 좀 그래서 처남이 10분에 1만 원하는 변호사 전화상담으로 물어봤는데 할 때마다 아동학대 같다고 하더라. 한 명한테 물어보면 좀 그러니까 4~5명에게 물어본 것 같았다. 그런데 이것도 호화 변호인단을 선임해서 선생님 인생을 망치려고 했다는 걸로 와전이 됐다. 경찰서에 있던 아동학대 담당관도 이건 학대가 맞는 것 같다는 의견을 주시기도 했다"고 밝혔다.
주호민은 기소 과정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선생님께서 신고당하시고 병가를 내셨는데, 바로 직위해제가 된 게 아니다. 석 달 정도 안 나오셨다고 들었는데 그때 유죄로 인정돼 기소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교사 아동학대 기소율이 1.6%, 100건 중 98건은 수사 단계에서 무혐의로 끝난다고 하더라. 그만큼 진상 부모들이 많다는 거겠지만 그걸 뚫고 기소됐다는 건 혐의가 있다는 것이 아닌가"라며 "저희가 한 건 경찰 조사를 받고 녹음 파일을 제출한 게 전부다. 검사님을 찾아가서 제발 기소해달라고 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때까지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해가 바뀌어도 기간제 선생님은 자주 바귀고 특수학급 사정은 나아지지 않아 방법을 찾고 싶었다"며 "이미 특수학급이 과밀 상태로 운영되고 있어 두 반으로 나눠야 하는데, 학교에 부담이 많이 간다고 했다. 심지어 특수학급 학부모들도 나서서 학급 증설에 반대하셨는데, 증설 없이 학급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아들의 전학이었다. 이렇게 급하게 전학한 건데 학교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전학 갔다는 기사가 났더라. 너무 속상했다"고 해명했다.
선처 의사 표명했지만 갑자기 철회한 이유
주호민은 선처 의사를 갑작스럽게 철회한 것에 대해서도 설명에 나섰다. 그는 "신고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서 했던 거고, 급하게 법적 조치로 넘어가면 교사가 공포감을 느낄 수 있겠다 싶어 선처로 가닥을 잡았다"며 "그래서 좋게 좋게 해결하려고 국선변호사를 통해 만남을 청했는데 부담스럽다고 거부하셨다. 물론 저희도 선생님을 안 만나고 신고한 이유도 부담스러웠던 이유였으니까 충분히 이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대측 변호사를 통해 요구사항이 써진 서신이 왔었다. 무죄 탄원이 아니고 고소 취하서를 쓰라는 것, 그동안 선생님의 정신적 고통과 학교를 못 나간 것에 대한 물질적 피해 보상, 자필 사과문 게시가 조건이었다"며 "다음 날 요구가 또 왔는데, 돈 달라는 건 취소하는 대신 문장을 정해주며 공개 게시하라고 했었다. 마지막 게시 요구 내용이 너무 열받았는데 승전국이 패전국에 보내는 조약서 같았다. 이때부터 1년이 지나 갑자기 공론화시킨 것도 그렇고 모든 게 이상했다. 그래서 선처의 뜻을 거두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아냥 가득한 2시간 반 녹취, 그 중 2시간이 묵음...판사도 스킵하라고"
이 사건의 발단은 주호민의 아내가 아들 가방에 넣었던 녹음기에 담긴 수업 내용이다. 이는 4차 공판 당시 재판장에서 공개되기도 했는데, 주호민은 녹취록에 관한 입장도 밝혔다.
"오늘 녹취도 공개하려고 했었다. 모든 중요한 뉘앙스가 다 들어있으니 유죄 판결이 나온 입장에서 그것까지 공개하면 선생님께 막대한 타격을 드리는 게 되는 것 같아 일단은 보류하고 있다"며 "텍스트만을 보시고 이게 문제가 된다면 문제가 안 될 교사가 없다든지, 특수교육은 원래 이렇게 해야 한다는 걸 본 적이 있다. 물론 (장애 아동에게) 단호하게 이야기해야 하는 건 맞지만 녹취를 들으면 단호한 것과 상관없는 비아냥으로 가득 차 있다. 너무 답답해서 공개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악의적 편집이라고도 하는데, 2시간 반 수업 중 2시간이 묵음이었다. 아이들이 방치돼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숨소리만 들린다. 풀버전을 공개하고 싶지만 다른 아이들 목소리도 들어있어서 어려울 것 같다"며 "재판장에서 풀버전 공개가 됐을 때 다들 당황하기도 했다. 녹취 듣겠습니다 하고 틀었는데 30분 동안 아무 소리가 안 나는 거다. 그러더니 판사님께서도 소리 나는 부분으로 스킵하면 안 되냐고 하더니 상대 변호사가 전체를 다 들어야 맥락을 알 수 있다고 해서 결국 모두 들었다. 아직도 왜 모두 들었는지 모르겠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최근 몰래 녹음한 파일은 효력이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었지만, 주호민과 특수교사 A 씨의 재판에서는 예외적으로 인정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관해서 주호민은 "얼마 전 2018년 사건에서 몰래 넣은 녹음기는 증거 효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 그 판결이 저희 사건에 영향을 크게 끼쳤는데, 증거 능력에서 배제된다는 대법원 판결은 하급심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하더라"라며 "판결문을 보면 위법한 녹취는 맞다. 하지만 그 위법성을 없앨 만한 여러 정황이 검토가 됐고, 예외적으로 인정됐다는 판결이었다"고 설명했다.
예외적으로 인정된 사유로는 '자녀 학대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확인할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 '특수학급은 학생 수가 적고, 다른 아동이 장애아동이라 학대 정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 '장애아동이 부모에게 학대 사실을 전달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짚기도 했다.
하지만 녹음기를 넣어 보내는 것을 두고 교사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관해 주호민은 "거부감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장애가 있는 친구들은 상황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것도 대립 구도가 아니라 협력하며 제도적으로 방법을 같이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여학생 앞에서 바지 내린 아들? "제 책임 크다"...논란 초기 아내 비난하기도
주호민은 사과할 부분은 사과하기도 했다.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린 사건을 두고서는 "아들이 여학생 보라고 내린 건 아니고 바지를 내렸는데 여학생이 본 거였다. 당연히 잘못한 거지만 이 내용을 애가 바지를 내려서 여학생 얼굴에 대고 흔들었다는 식으로 성에 매몰된 짐승처럼 묘사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여학생 부모님께 사과하는 자리에서는 이야기도 훈훈하게 끝났고 서로 포옹도 하면서 끝났다. 사과를 안 했다는 기사도 났었는데 장애아 부모들은 사과가 일상이다. 아마 사과를 안 했다는 건 제가 무인도에 가 있는 동안 저 올 때까지 기다려서 일정이 늦어진 부분으로 선생님이 화가 나신 거고 이게 와전된 것 같다. 제 책임이 정말 크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주호민은 논란 발생 후 아내를 비난하기도 했다며 지난날을 자책하기도 했다.
주호민은 "당시 서이초 사건으로 교권 이슈가 엄청 뜨거워진 상황이라 민감도가 올라갔는데, 엮이면서 갑질 부모가 돼버렸고 저는 그 상황에서 아내에게 왜 이렇게 일을 키웠냐, 처남하고 도대체 뭘 한 거냐고 비난을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미안한 일"이라며 "당시 상황을 몰랐을 때는 기사 내용만 그대로 믿고 네티즌처럼 아내를 똑같이 비난했다. 내가 얼마나 한심했겠냐"라고 반성했다.
김풍 없었으면 아찔..."극단적 선택 결심 후 유서 썼다" 고백하며 눈물
끝으로 주호민은 당시를 회상하며 극단적 선택을 결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에는 어떤 말을 해도 안 들어주시는 상황이었다. 6페이지 입장문을 내면 60페이지의 욕이 돌아오는 상황이었는데, 세 번째 입장문을 내고 나서 기사가 계속 터지니까 죽어야겠다고 생각했었다"며 "남은 가족들이 살려면 이 방법밖에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내한테 다 내가 했다고 말하라고 했고, 결심한 뒤 유서를 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주호민은 "그러다가 풍 형(김풍) 목소리가 갑자기 듣고 싶어졌다. 그래서 전화를 했는데 받고 나서 울음이 펑펑 터졌었다. 이걸 들은 풍 형이 그대로 가만히 있으라고, 지금 바로 가겠다고 하면서 집으로 달려왔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편, 지난 1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 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특수교사 A 씨는 벌금 200만 원 선고 유예 판결을 받았으며, 즉각 항소했다.
사진=주호민 트위치 라이브 방송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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