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5분, 대기 1시간… 수소차 충전소 ‘태부족’ [현장, 그곳&]
설치비·주민 반발 등 확충 난항... 道 “수소충전소 추가 설치 논의중”
“충전은 5분이면 끝나는 데, 대기시간만 1시간입니다.”
1일 오전 11시께 수원특례시 영통구 수소충전소. 충전을 위해 대기 중인 차량 4대가 충전소를 둘러싸고 있었다. 수소차를 운행 중인 김유정씨(45)는 대기 줄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수소차 한 대를 충전하는데 평균 5~10분이 걸리지만, 충전 차량이 많으면 가스를 압축하는 과정이 필요한 탓에 대기시간이 훨씬 길어지기 때문이다.
같은 날 성남시 중원구 수소차 충전소도 상황은 마찬가지. 성남에 있는 유일한 수소충전소이지만 평일에는 오후 6시까지만 운영되기 때문에 충전을 미리 해두려는 차들로 가득했다. 2년 전 수소차를 구입한 이시호씨(37)는 “충전 시간이 짧다고 해서 전기차 대신 수소차를 선택했는데 충전소가 없어 시간이 더 걸린다”며 “수소 재고가 소진돼 일찍 영업이 마감되는 경우도 있어 수소충전소 앱을 이용해 매일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고 푸념했다.
경기도내 수소충전소가 턱없이 부족해 운전자들이 장시간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등록된 수소 차량은 총 7천501대이다. 반면 도내 운영 중인 수소충전소는 30곳(수소충전기 39기)에 불과하다. 단순히 계산해 봐도 충전기 1기당 192대를 감당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수소충전소가 평택·화성 등 일부 지역에 몰려있어 충전하기 위해 다른 지역을 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도내 운영 중인 수소충전소는 평택 6곳, 화성·안성 각 4곳, 용인·고양·안산 각 2곳, 수원·성남·김포·광명·하남·양주·구리·의왕·여주·과천 각 1곳이다.
이에 도는 수소충전소를 2026년까지 70곳(100기), 2030년까지 200곳(300기)까지 확충한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려면 30억원이 넘는 막대한 비용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조건에 맞는 부지를 확보해야 한다”며 “계획을 세워도 폭발 위험 등을 이유로 반발하는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 무산되는 일도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도 관계자는 “정부가 2030년까지 660기를 보급할 방침이라고 밝힌 만큼 도에서도 수소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현재 도내 30곳에 수소충전소 추가 설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민주 기자 democracy55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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