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증권 인수 나선 우리금융…관건은 '당국과의 협의'
소형 증권사 인수한 카카오 사례와 비슷한 절차 밟을 듯
시장 예상가 500억 내외···우리금융 "모든 증권사 검토"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증권업 진출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한국포스증권 인수합병(M&A)을 통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 이후 M&A를 통한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줄곧 강조해온 데다 구체적인 인수 우선 대상으로 증권사를 언급해와 이에 적당한 회사를 찾았다는 게 금융권의 해석이다.
이번 M&A에 관건은 금융위원회인데 우리금융은 금융위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우리금융의 증권업 재진출 도전은 과거 카카오페이가 소형 증권사인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한 방식과 비슷한 절차를 밟게 될 공산이 크다. 순탄치만은 않았던 카카오페이의 증권업 진출 과정을 반추해보면 관건은 ‘금융당국과의 협의’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가 예상하는 인수가는 500억원 내외다. 카카오페이의 인수 분위기가 잡혔던 당시 바로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400억원대를 기록했고 예상 인수가로 500억원대로 언급됐다. 우리금융이 인수를 추진 중인 한국포스증권의 지난해 자기자본은 600억원 수준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매물로 나온 모든 증권사는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도 “포스증권 발전과 업무 확대를 위해 전략적 투자자 유치와 업무 제휴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며 “우리금융의 인수와 관련 증권금융에서 검토 중인 구체적인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한국포스증권은 지난 2013년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 ‘펀드온라인코리아’로 설립한 소형 온라인 증권사다. 온라인에서 다양한 펀드 상품을 비교하고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는 ‘펀드슈퍼마켓’으로 불리며 출범했지만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했고 2018년 말 한국증권금융에 인수된 뒤 약 6년 만에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이에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을 앞세워 한국포스증권 주주와 인수 접촉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분석한다. 우리금융은 그간 금융투자업 진출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온 바 있다. 과거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등을 매각했다. 이런 이유로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지난해 벤처캐피털(VC)인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해 비은행 부문 강화에 시동을 걸었다.
전문가들은 우리금융이 ‘카카오페이’의 증권업 진출 모델을 따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020년 증권투자업권 내 시장점유율이 낮았던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증권업 라이선스를 획득하며 증권업에 발을 디뎠다. 해당 협상은 인수 희망자였던 카카오 측에서 먼저 제안했다.
관건은 ‘당국과의 협의’다.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카카오페이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증권업 진출에 잠시 제동이 걸렸고 토스는 당국으로부터 ‘적정한 재무조건’을 갖춰야 한다는 요구를 받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금융위와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문제가 없다고 하면 (증권사 인수를) 할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한국포스증권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과거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했던 사례와 비슷하게 인수 절차를 진행할 것이다”며 “카카오페이 사례, 한국포스증권의 자기자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인수 가격도 500억원 안팎에서 결정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유은실 (yes2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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