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와인만한 효자 없다’ GS리테일, 와인 사업 강화… ‘GS家 4세’ 허치홍 전무 주도

유진우 기자 2024. 2. 2. 06: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프랜차이즈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GS가(家) 4세 허치홍 편의점사업부 MD부문장(전무) 주도 아래 와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와인 시장은 지난해부터 축소되는 추세다. 대형마트 장터나 수입사 판매 실적도 예년같지 않다. 그러나 GS25는 전보다 관련 사업 규모를 확대하면서 영향력을 키우는 분위기다.

2일 주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지난달 31일 국내 유명 소믈리에들을 대거 GS타워로 초빙해 블라인드 테이스팅 시음회를 가졌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은 와인에 대한 정보를 가리고 맛으로만 평가한다.

이 자리에서 GS리테일은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 각 32종, 총 64종 와인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좋은 평가를 받은 와인은 따로 추려 GS25에서 ‘이달의 와인’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그동안 GS25는 이달의 와인을 상품기획자(MD) 중심으로 선정했다. 다양성을 보태기 위해 가끔 사내 20대 직원으로 구성한 ‘MD서포터즈’가 힘을 더했다. 이번처럼 여러 내로라하는 소믈리에들이 60종이 넘는 와인을 직접 맛보는 대형 프로젝트는 처음이다.

심사에 참석한 한 소믈리에는 “올해부터 전문인을 끌어들여 기획 의도와 공신력을 강화하려 한다는 취지에 공감해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시음회에 참석한 소믈리에들은 허치홍 전무 명의로 감사장을 받았다. 허 전무는 GS가 4세로 허진수 GS칼텍스 상임고문의 장남이다.

그래픽=손민균

허 전무는 2020년 신사업추진실을 맡은 이후 GS리테일 와인 관련 사업을 3년째 주도하고 있다. 신사업추진실은 GS리테일이 미래 먹거리 발굴과 신성장동력 확보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기존 ‘전략부문’에서 하던 일을 강화해 3년 전 신설했다.

2020년 허치홍 당시 실장은 취임 무렵 GS25는 주류 스마트오더 플랫폼 와인25플러스를 선보였다. 와인25플러스를 사용하면 모바일 앱에서 원하는 주류를 구매하고, 인근 GS25 편의점에서 찾아갈 수 있다.

공교롭게 2020년 7월 이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퍼지면서 국내 와인 시장은 대호황기를 맞았다. 집에서 혼자 술을 즐기는 ‘홈술’ 문화를 타고 와인25플러스 주문량 역시 급증했다. 2021년 주문 증가율은 1300%, 이듬해에는 148%를 기록했다.

허 전무는 2022년 상품 기획 총책임자에 해당하는 MD부문장에 올랐다. 이후 와인을 넘어 원소주 같은 히트 상품을 발굴했다. GS에서 단독으로 선보인 원소주는 우리나라 증류식 소주 시장에 불씨를 지폈다. 편의점은 평범한 술을 비싸게 판다는 편견도 지웠다.

GS리테일이 제공한 연도별 와인 판매량을 보면 2020년 320만병이었던 GS25 와인 판매량은 2021년 550만병, 2022년 710만병으로 2년 만에 2배 넘게 성장했다.

와인 시장 전반에 걸쳐 보릿고개라 불렸던 지난해에도 750만병을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유지했다. 산술적으로 전국 1만7000여개 GS25 각 매장에서 하루 1병 이상 판매한 셈이다.

그래픽=손민균

GS25는 올해 와인25플러스를 중심으로 소비자 와인 선택권을 늘릴 계획이다. 그동안 편의점은 대형마트와 견줄 만큼 여러 와인을 갖추기 어려웠다. 공간이 넉넉한 대형마트에 비해 협소한 매장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와인25플러스 도입 이후 편의점은 대형마트 못지 않게 다양한 와인을 갖출 여지가 생겼다. 앱으로 와인을 팔면 기존 대형마트처럼 판촉 사원 인건비나 임대료, 수수료를 지불할 필요도 없다. 결과적으로 항시 대형마트 할인가 행사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와인을 취급할 수 있다.

김지형 한양여대 외식산업과 교수는 “와인 소비가 일상화하면서 대형마트보다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편의점은 대형마트에 비해 압도적인 매장 수를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구현할 수 있어 가격 경쟁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