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늘어난 재고·외상 '부담'…1년 새 현금 25조 증발[마켓인]
재고자산 여전히 50조원대…회전일수 15.2일 증가
메모리반도체 수요 감소 영향…현금창출력 둔화
“재고부담, 과거 대비 높아…하반기 회복 기대 ”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9조6900억원으로 전년 말 104조8900억원 대비 24% 감소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에는 단기금융상품과 단기 상각 후 원가금융자산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 평균 재고자산 51조9093억원
삼성전자의 현금이 1년 새 급감한 것은 늘어난 재고자산과 매출채권 영향이 크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로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이 제때 매출로 전환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예년 이상의 시설투자가 이뤄진 것이 보유 현금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지난해 평균 재고자산은 51조9093억원으로 전년 평균인 46조7862억원 대비 11% 증가했다. 재고자산은 일상적인 영업활동 과정에서 판매를 목적으로 보유하는 상품과 제품, 재공품, 원재료, 저장품으로 구성된다.
이에 따른 삼성전자의 재고자산 회전율과 회전일수는 각각 3.5회, 105일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회전율은 0.6회 줄었고 회전일수는 15.2일 증가했다. 즉 89일이면 충분했던 삼성전자의 재고 소진 기간이 떨어진 회전율 탓에 105일로 대폭 둔화 된 것이다.
재고자산 회전율이 재고 상품의 현금화까지 걸리는 시간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회전율이 낮을수록 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재고 소진이 둔화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해당 자산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손실이 발생해 원가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회전율은 전년 말 대비 1.4회 줄었고 회전일수는 8.7일 증가했다. 매출채권 증가폭은 크지 않았지만 매출 감소폭이 이를 상회하면서 회전율에 악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잠정 매출은 258조1600억원으로 전년 302조2314억원 대비 14.6% 감소했다.
매출채권회전율은 매출채권이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인 매출로 몇 번이나 전환됐는지는 보여주는 수치다. 매출채권회수기간은 외상 판매대금 등이 매출로 잡히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를 보여준다. 즉 이들 수치가 하락했다는 것은 매출채권을 회수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그에 따른 대손발생의 위험이 증가하고 수익감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올해 감산 효과 본격화
이 영향으로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율도 2022년 26%에서 지난해 16%로 10%포인트(p) 하락했다. EBITDA 마진율은 EBITDA에서 매출을 나눈 것으로 매출 중 감가상각과 세금, 이자 차감 전 이익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송종휴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재고 압박이 상대적으로 큰 상황이다 보니 이에 따른 재무 부담도 높은 게 사실”이라며 “전체적인 업황과 반도체 수급 악화 정도가 과거보다 크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재고 부담이 늘어났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면서 재고와 매출채권의 매출 반영 시점이 늦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예년 보다 높은 수준의 시설 투자가 이뤄지면서 현금 감소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올해 업황 회복과 함께 삼성전자의 현금 역시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2022년 말부터 꾸준히 증가했던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은 약 1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된 상태다. 지난 2022년 말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한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3분기 55조2560억원까지 치솟은 이후 4분기에 51조6306억원으로 줄었다.
송 실장은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에 대한 관리 계획과 감산 등을 고려하면 올해까지 높은 수준의 재고 부담이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하반기 기점으로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건엄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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