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兆단위 베팅 자율주행 '난항'...美합작사 "추가 투자 중단" [FN 모빌리티]
美합작사 앱티브 CEO, "유증 불참, 지분 일부 매각"
"모셔널, 주요 후원자를 잃을 판"
자율주행 사업 피로감, 車회사들 잇따라 중단
1일 앱티브 및 외신에 따르면 케빈 클라크 앱티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지난해 4·4분기 실적 발표에서 "모셔널이 기술 및 상용화 측면에서 발전을 지속하고 있지만 (앱티브는) 투자 범위를 핵심사업 분야로 축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앱티브는 차량 전자 시스템, 첨단 안전 기술, 자율주행 등을 영위하는 미 증시 상장기업이다.
앱티브는 이날 공개한 올해 사업계획 자료를 통해 모셔널의 유상증자 불참과 함께 모셔널에 대한 지분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지분 일부를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기약없이 개발비용만 투입되고 있는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사업에서 한 발 빼겠다는 것이다. 클라크 CEO는 "기술 개발 측면에선 모셔널이 꾸준히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하드웨어와 결합해 구현하는 데 드는 비용을 고려하면 온디맨드(on-demand·주문형) 모빌리티 시장에서 채택되기 정말 어렵다"고 설명했다.
앱티브는 지난해 한 해에만 모셔널로 인한 지분 평가손이 3억4000만달러(약 45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북미 IT 전문지인 테크크런치는 "모셔널이 2024년 로보택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터에 주요 후원자를 잃게 될 처지가 됐다"고 보도했다. 앱티브의 투자 축소 결정은 추가 자금이 필요한 모셔널에 악재가 되고 있다. 모셔널 유상증자는 다음달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모셔널을 지원해야 할 것이며, (나아가)앱티브가 가진 지분을 매입하고, 추가 지원을 위해 다른 투자자를 찾아나서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모셔널 설립에 참여했던 현대차그룹 3사(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는 증자 참여 여부를 각각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지난 2020년 각각 20억 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2조6600억원)를 투자해 모셔널을 설립했다. 지분은 50대 50이다.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지분 50%는 현대차(26%), 기아(14%), 현대모비스(10%) 공동참여로 구성돼 있다. 모셔널 투자는 현대차그룹이 조단위 자금을 투자, 해외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완전 자율주행 및 로보택시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이다. 지난해 3·4분기 기준으로 모셔널의 영업손실은 약 6008억원이다.
이에 앞서 포드와 폭스바겐이 2017년 총 36억 달러(4조8000억원)을 투자하며 공동설립한 스타트업 아르고AI는 2022년 말 폐업했다. 자동차 회사들이 운전자 보조장치 정도로 자율주행 사업에 대한 목표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사업진척을 보이는 곳은 테슬라, 구글 웨이모 정도다. 이들 기업 역시, 각종 돌발변수와 맞딱뜨리며 조심스럽게 한 발씩 내딛고 있는 형국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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