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디스전 끝에 상대방 회사 침입해 행패부린 래퍼 벌금형

새벽 2시 "주소 까라" "대가리 깬다" 협박
약 1시간반 뒤 소속사 찾아가 유리벽 파손
"단순 폭언…협박 아냐" 주장했으나 기각
法 "찾아가 위해 가한다고 해석되기 충분"

[서울=뉴시스] 래퍼 손심바와 디스전을 벌이다 그의 소속사인 데자부그룹 건물에 침입해 유리벽을 깨고 CD를 훼손한 래퍼 감마(32·본명 신유범)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뉴시스]여동준 기자 = 래퍼 손심바와 디스전을 벌이다 그의 소속사인 데자부그룹 건물에 침입해 유리벽을 깨고 CD를 훼손한 래퍼 감마(32·본명 신유범)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강영기 판사는 지난달 17일 협박, 건조물침입,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신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신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손심바와 서로를 비난하는 노래(디스곡)를 발표해 갈등을 빚던 중 지난 2022년 6월15일 새벽 2시께 피해자에게 SNS를 통해 "주소 까라 갈 테니까" "대가리 깬다니까" "못할 것 같지" 등 욕설을 섞은 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날 새벽 3시40분께 손심바의 소속사인 데자부그룹 건물에 침입한 뒤 사무실 앞에 있던 음악 CD가 들었던 종이상자를 발로 걷어차 유리벽을 깨뜨리고 음악 CD 5장을 훼손한 혐의도 받는다.

신씨 측은 메시지의 내용은 단순 폭언 또는 욕설일 뿐 협박으로 보기 어렵고 협박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사건 당시 건물 내부가 어두웠던 탓에 음악CD가 담긴 종이상자 뒤에 유리벽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유리벽을 파손하려는 고의는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법원은 신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 판사는 "신씨는 손심바에게 소속사를 검색해도 주소가 나오지 않는다면서 현재 있는 곳의 위치를 알리라고 하는 등 실제 피해자를 찾아갈 것처럼 말하고 '대가리 깬다니까' 등의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에 신씨가 손심바를 찾아가 신체에 위해를 가한다고 해석되기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신씨는 음악 CD가 들어있던 종이상자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종이상자를 발로 찬 것으로 보이는데, 신씨에게 특정 물건이 아닌 무작위로 그곳의 물건을 손괴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다고 보인다"며 "피해 회사 사무실 앞은 좁은 공간으로 물건을 찰 경우 그 물건이 출입문이나 벽에 부딪혀 출입문이나 벽을 파손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 측은 신씨에 대한 1심의 벌금 150만원형에 불복해 항소했다.

데자부그룹 측은 "해당 재판에 대해 검찰 측이 항소한 상황이고 관련 민·형사 소송이 추가로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데자부그룹은 지난 2017년 래퍼 비와이가 세운 힙합 레이블로 씨잼, 쿤디판다, 손심바 등 유명 레퍼들이 소속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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