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 생동성시험 비용 부담"…제약사, 잇따라 결핵약 국내 공급 중단

김태환 기자 2024. 2.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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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회사들이 올해 '의약품 동등성 재평가' 대상으로 지정된 결핵치료제 등의 제네릭(복제약) 생산을 잇따라 포기하고 있다.

재평가에 필요한 수억원의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이하 생동성시험) 비용을 부담할 바에는 국내 공급을 끊는 것이 이익이라는 판단에서다.

올해 동등성 재평가 대상 목록에 오른 영풍제약의 항원충제 '파소질정300밀리그램'(티니다졸) 역시 비용 부담으로 인해 오는 4월 이 약의 국내 공급을 중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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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방약도 의약품 재평가 항목 선정…채산성 낮아 부담↑
국내 공급 포기…종근당 '탐부톨' 수출용 허가로 전환
ⓒ News1 DB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국내 제약회사들이 올해 '의약품 동등성 재평가' 대상으로 지정된 결핵치료제 등의 제네릭(복제약) 생산을 잇따라 포기하고 있다. 재평가에 필요한 수억원의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이하 생동성시험) 비용을 부담할 바에는 국내 공급을 끊는 것이 이익이라는 판단에서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종근당은 오는 3월 말 결핵치료제 '탐부톨정400밀리그램'(성분명 에탐부톨)의 국내 공급을 중단한다. 기존 품목허가를 수출용 의약품 허가로 전환해 해외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일 성분의 결핵치료제 '튜톨정'을 국내 공급 중인 비씨월드제약도 지난 1월 초 800㎎ 용량 품목의 국내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공급 중단 사유는 의약품 동등성 재평가에 따른 비용 부담 때문이다. 생동성 시험 비용은 품목당 3억~7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당시 비씨월드제약 측은 중단 사유에 대해 "튜톨정은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제조원가대비 판매가가 낮아 채산성이 매우 낮은 품목"이라며 "생동성 시험을 진행할 시 투자금 대비 수익성이 현저히 부족해 생동성 시험 진행 의사가 없다"고 했다.

결핵치료제뿐만이 아니다. 올해 동등성 재평가 대상 목록에 오른 영풍제약의 항원충제 '파소질정300밀리그램'(티니다졸) 역시 비용 부담으로 인해 오는 4월 이 약의 국내 공급을 중단한다. 영풍제약은 허가 자체를 취하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이 공급 중단을 선언하는 회사가 당분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의약품 재평가 신청서 및 생동성 시험계획서 제출 기한은 오는 3월31일까지로 다수의 회사가 재평가 진행 여부를 고심 중이다.

국내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대체 가능한 제네릭 품목이 있을 때 빠져나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며 "생산할 수 있는 약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비용 보전이 안 되는 품목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제약사들의 사정과 달리 규제기관인 식약처는 의약품 품질과 안전 관리를 위해 동일한 제도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동등성 재평가는 지난 2020년 규칙 개정을 통해 특정 성분 및 제형에서 모든 성분·제형 의약품으로 지정 대상을 확대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민에게 품질 신뢰성이 확보된 제네릭 의약품 공급을 위해 (결핵약 등) 퇴장방지의약품의 경우도 동일하게 한다"며 "의약품 동등성 재평가를 위해 제출하는 자료는 품목 허가·신고 시 동등성 확인 요건과 같다"고 밝혔다.

ca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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