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문 열었지만…들어온 RFI ‘4곳’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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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RFI·Registered Foreign Institution)이 국내 외환시장에 참여해 직접 거래할 수 있게 됐지만, 국내 시장에 들어온 RFI는 고작 4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화는 △RFI 국내 시장 참여 △새벽 2시까지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 등 크게 두 개 축으로 이뤄져있다.
RFI의 국내 외환시장 저조한 참여 원인으로는 '높은 비용 대비 낮은 수익'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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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조사서 30여 곳 관심…실제 유입 ‘저조’
높은 비용·대리인 제도 어려움 등 유인책 부족
외환당국 “우려 대비 기대 이상…2월엔 10곳 확대”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올해부터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RFI·Registered Foreign Institution)이 국내 외환시장에 참여해 직접 거래할 수 있게 됐지만, 국내 시장에 들어온 RFI는 고작 4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기대를 크게 밑도는 저조한 참여에 하반기 외환시장 선진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거래량 대비 높은 비용과 대리인 제도로 인한 신청 어려움 등이 RFI의 국내 시장 유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1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RFI가 지난달 2일부터 국내 외환시장에 들어와 원·달러 현물환 거래를 시작해 이날로 한 달을 맞았다. RFI 첫 등록기관은 스테이트스트리트은행(SSBT) 홍콩 지점과 런던 지점이었다. 두 곳은 거래 대행은행인 하나은행과 달러를 매도하는 거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홍콩상하이은행(HSBC) 싱가포르 지점, 크레딧아그리콜이 순차적으로 거래를 했다.
앞서 외환당국의 RFI 수요조사 결과에서는 30여 곳이 관심을 보였고, 이달 초 접수를 신청한 RFI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 달 동안 실제 참여는 4곳에 그쳤다. 참여도가 지나치게 저조하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정부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외환시장 선진화에 들어가는 만큼 준비에 한창이다. 선진화는 △RFI 국내 시장 참여 △새벽 2시까지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 등 크게 두 개 축으로 이뤄져있다. 하지만 선진화의 시발점인 RFI의 국내 시장 유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선진화 성공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RFI 신청 자체도 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던 것에 비하면 선방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 검토하고 있는 곳은 10개 이상이고, 오는 2월에는 10곳 정도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비용 ‘수억원’인데 수익은 ‘불확실’
RFI의 국내 외환시장 저조한 참여 원인으로는 ‘높은 비용 대비 낮은 수익’이 꼽힌다. 원화 거래량이 많지 않은데도, 우리나라 시간에 맞춰 거래를 하는 만큼 인력을 충원해야 하고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이로 인해 수익보다는 비용만 ‘수억원대’에 이른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또한 RFI 등록과 신청, 운영 방법이 해외 금융기관에겐 너무 복잡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우리나라는 금융실명제로 인해 반드시 지정 대리인을 통해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한국에 지점이 없는 해외 금융사는 국내은행 등과 위임 계약을 통해서 국내 외환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도 추가로 발생하게 되는 구조다.
아울러 RFI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을 제쳐두고 국내 외환시장에 오고자 하는 유인도 필요하다. NDF 시장은 차액만 결제할 수 있고 레버리지 활용의 자율성도 커서 이미 활성화 돼있는 만큼, 굳이 비용을 들여 RFI로 들어와 현물환 거래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변정규 미즈호은행 전무는 “초창기부터 배부를 순 없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부에서 선진화 하는 방향성은 맞다”며 “현재 세계에서 원화가 1% 정도 거래를 차지하고 있지만, 향후 세밀한 제도 개선을 통해 외환시장 선진화가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원화 거래를 2~3%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윤 (j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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