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日' 성범죄 혐의 이토 아시안컵 '중도 퇴출'... 8강 이란전 어쩌나 [공식발표]

박건도 기자 2024. 2.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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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이토 준야. /AFPBBNews=뉴스1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 /AFPBBNews=뉴스1
일본축구협회(JFA)가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성범죄 혐의에 휩싸인 이토 준야(스타드 드 랭스)는 아시안컵 잔여 경기에 나설 수 없다.

JFA는 1일 공식 채널을 통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도중 이토는 팀을 이탈하게 됐다. 이토를 대신해 선수를 소집하지는 않는다"라고 발표했다.

일단 JFA는 이토의 현 상황에 대해 말을 아꼈다. JFA는 "이토에 관한 일부 보도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당사자의 주장이 다른 것도 이해한다.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판단했다"라며 "사무라이 블루(일본 국가대표팀)와 이토를 응원하는 많은 분께 걱정을 끼치고 있는 것에 사과드린다. 이토의 심정과 몸 상태를 고려한 결과 본 일자로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토의 소속팀도 공식 성명서를 냈다. 이토는 2022~2023시즌 프랑스 리그1에서 35경기 6골 5도움을 기록하는 등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이며 스타드 드 랭스 주전으로 인정받았다. 2023~2024시즌에도 여전히 위협적이었다. 17경기 2골 4도움을 올리는 등 주축 측면 공격수로 뛰었다. 스타드 드 랭스는 이토가 성범죄 혐의에 휘말리자 공식 채널에 "구단도 이토에 대한 일본 언론의 보도를 봤다. 명예훼손 고소를 확인했다"라며 "스타드 드 랭스는 이토의 인간적 자질과 행동에 대해 의심하지 않겠다. 여전히 이토를 소속팀 선수로 생각하고 있다. 구단은 일본 사법 조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어떠한 근거도 갖고 있지 않다. 스타드 드 랭스는 여전히 이토를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이토 준야. /AFPBBNews=뉴스1
이토 준야(오른쪽)가 지난 19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아시안컵 D조 조별예선 2차전 일본과 이라크의 경기에서 옐로카드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어 "구단은 이토에 대한 법적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스타드 드 랭스는 이를 따를 것이다"라며 "현 상황에 대해 구단은 당장 행동을 취하지도, 침묵하지도 않을 것이다. 다만 스타드 드 랭스는 여성 폭력에 대한 투쟁을 줄곧 이어왔다. 여전히 약속은 반복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대회 도중 일본 대표팀 내 큰 잡음이 터졌다. 일본 매체 '슈칸 신쵸'는 지난 31일 일본의 아시안컵 16강 경기 당일 "일본 국가대표팀 이토는 성폭행 혐의로 고소 됐다"라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이토는 지난해 6월 페루와 A매치 경기 후 오사카 인근 한 음식점에서 두 명의 여성과 술자리를 가졌다. 이들 중 한 명과 호텔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성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라고 알렸다. 이토는 결혼 3년 차 유부남이다.

불미스러운 사건에 사령탑도 당혹스러운 듯했다. 일본은 바레인과 아시안컵 16강 경기에서 3-1로 이기고도 기자회견에서 이토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이토는 믹스드존을 말없이 빠져나갔다. 일본 매체 '사커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모리야스 하지메(56) 일본 감독은 "이토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봤다. 내용을 조사한 뒤 일본 국가대표팀에서 조치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모리야스 감독이 공언한 바와 같이 JFA는 빠르게 이토를 팀에서 정리했다. 이토는 조별리그 1차전 베트남, 2차전 이라크와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최종전인 인도네시아와 경기에서는 교체 투입돼 4분을 뛰었다. 성폭행 혐의 관련 기사가 나왔던 날 바레인전에서는 벤치에 대기했다.

일본 선수단 골 세리머니. /사진=OSEN
이미 일본 내 여론은 이토에 등을 돌렸다. 해당 기사가 나오자 일본 팬들은 이토를 비판하는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일본 '야후 재팬'에 한 팬은 "유감스럽다. 불이 난 곳에 연기가 나기 마련이다"라며 "본인이 일본 대표선수임을 잊은 듯하다. 빠른 해명을 요구한다"라고 쓴소리를 남겼다.

일본 내에서도 뜨거운 이슈다. '사커 다이제스트'가 다룬 이토의 기사에는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많은 공감수를 이끈 댓글은 대부분 이토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이미 이토의 팬도 기대를 잃었다. 해당 네티즌은 "충격이 크다. 아직 옹호하는 의견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이토도 행위를 인정하는 것 같다. 아내도 있는 사람이다. 경기 직후 그런 행동을 한 것이 믿기지 않는다. 이미지 타격이 크다"라고 봤다.

이토가 일본 국가대표팀에서 중도 하차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토는 국가대표팀에서 나와야 한다. 일본은 아시안컵에 집중해야 한다. 현재 국가대표팀은 아시아 정상을 노린다", "대표팀 퇴출이 유일한 답이다. 다른 선수들을 생각해야 한다. 경기에 집중해야지 않겠나"라는 주장도 있었다.

이토의 대표팀 퇴출이 확정되자 일본 매체들은 기사를 쏟아냈다. 기사를 확인한 한 팬은 "시기가 너무 좋지 않다. 아시안컵 이전에 이 소식이 터졌다면, 대체 선수를 발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일본은 현재 이라크에 패배하는 등 우승이 위태로운 상황이다"라며 "토너먼트 경기 직전에 왜 이런 보도를 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언론 입장에서는 지금이 이토의 소식을 팔기 좋은 시기였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본 대표팀 분위기를 걱정하는 반응도 여럿 있었다. "왜 하필 지금 이런 일이 터졌나", "동료들에게 영향이 없으면 좋겠지만, 팀이 사기가 내려갈 것 같다"라는 댓글도 많았다. 대회 전부터 모리야스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자신하는 분위기였다.

이토 준야 일본 국가대표팀 퇴출 소식을 알린 일본축구협회(JFA). /사진=일본축구협회(JFA)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불행 중 다행으로 일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 중인 드리블러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가 부상에서 복귀했다. 조별리그 경기를 통째로 쉰 미토마는 16강 바레인과 경기 후반전 도중 교체 투입됐다. 미토마는 일본이 2-1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그라운드를 밟았다.

미토마는 주 포지션인 왼쪽 윙어로 나섰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수준급으로 통하는 특유의 드리블로 바레인 수비진을 휘저었다. 후반 25분 미토마는 상대 수비와 속도 경쟁에서 이기며 문전까지 치고 들어갔다. 복귀 경기에서도 위협적인 발놀림은 상대의 경계대상이 될 만했다.

심지어 득점까지 관여할 뻔했다. 후반 40분 미토마는 돌파 후 날카로운 크로스로 아사노 타쿠마(보훔)에게 공을 연결했다. 하지만 아사노의 터치가 길어 골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미토마는 짧은 시간을 뛰고도 합격점을 받기 충분했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미토마는 22분을 뛰고도 드리블 3회 성공(3/4), 터치 32회, 패스 17회(17/22) 등을 기록했다.

주전 공격수 한 명을 잃은 일본은 오는 3일 오후 8시 30분 중동 강호 이란과 8강에서 맞붙는다. 다만 이란도 에이스 메흐디 타레미(FC포르투)도 일본전에 나설 수 없다. 시리아와 16강 경기에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여파다.

대회 규정상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결승에서 일본과 만날 수 있다. 한국은 3일 오전 12시 30분 카타르 알 와크라의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8강 경기에서 호주와 만난다.

소속팀 선수 이토의 소식에 공식 성명서를 낸 스타드 드 랭스. /사진=스타드 드 랭스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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