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오순영 KB금융 금융AI센터장 "KB-GPT로 확인한 현업 중심 생성형 AI, 속도 낸다"

박슬기 기자 2024. 2. 2.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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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에게 '덕업일치' 강조… 워라밸보다 일과 삶 조화 이뤄야
오순영 KB금융지주 금융AI센터장(상무) /사진=임한별(머니S)
"금융AI센터의 존재 이유는 현업에 있어요. 현업에서 AI를 활용하고 싶다는 생각, 실제 AI기술을 도입했더니 업무환경이 훨씬 좋아졌다는 내부 평가, 금융AI에 대해서 KB금융그룹이 가장 잘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고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어요."

KB금융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2022년 6월 선임한 오순영 금융인공지능(AI)센터장(상무)은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SW)기업인 한글과컴퓨터에서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여성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하다 여의도 금융가를 택한 오 센터장의 신조는 '덕업일치(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것)'다.

오 센터장은 직원들에게 늘 해주고 싶은 말은 "즐겁게 일하자"다. 이를 위해 오 센터장이 KB금융에 부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70여명의 직원들과 1대1 면담이다. 그는 직원 한명씩 불러 한 시간동안 '무엇이 가장 하고 싶은지', '향후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등을 물어봤다.

오 센터장은 "앞에 나서서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직원이 있는 반면, 뒤에서 일을 지원하는 조력자 역할을 잘하는 직원 등 구성원 모두 각양각색"이라며 "각 직원이 처한 상황을 다 이해하고 이에 맞는 업무를 줘야 직원들도 즐겁게 일 할 수 있는 덕업일치가 된다"고 설명했다.

1977년생인 오 센터장은 KB금융에서 첫 외부출신 여성 상무로 전례 없는 인재 영입으로 손꼽힌다. 오 센터장은 서울여대 컴퓨터학과를 졸업한 후 2004년 한컴에 입사해 15년 뒤인 2019년 창사 이래 첫 여성 CTO가 됐다. 이어 3년 뒤인 2022년 6월 그는 IT 업계를 떠나 KB금융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 센터장은 "일상의 대부분을 시간을 보내는 게 '일'이기 때문에 직원이 바라는 본인의 성장된 모습과 회사의 성장된 모습이 함께 갈 수 있도록 운영하려고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과 삶의 균형을 말하는 '워라밸'보다 일과 삶의 '조화'를 찾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오 센터장은 책임감도 강조했다. 그는 "전체 조직은 각 개인의 책임감으로 견고하게 운영될 수 있다"며 "각자 맡은 역할을 잘 해 줬을 때 그 결과에 대해 스스로 느끼는 자부심도 커지고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결국은 각 직원들의 경쟁력이 생겨 성장하고 이것이 곧 조직의 성장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현업서 인기몰이한 'KB-GPT'


오 센터장이 몸담은 금융AI센터는 KB금융과 KB국민은행의 겸직 부서로 금융 서비스와 AI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 개발이 주 업무다. KB국민은행을 비롯한 8개 계열사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AI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해 4~12월 KB국민은행 직원들이 쓸 수 있도록 한시 운영한 'KB-GPT' 데모 사이트다.

은행원들이 KB-GPT의 검색 창에서 궁금한 내용을 검색하면 가장 신뢰도 높은 웹 검색 결과를 최대 10개까지 참고해 사용자의 질문과 가장 가까운 정답을 생성하고 사용자는 정답과 함께 정답 생성에 활용된 웹 문서들을 '참고자료' 영역에서 클릭을 통해 직접 들어가 확인해볼 수 있다.

또한 은행원들의 전세대출 금리 조회와 상품 상담을 도와주거나 금융 상품 정보를 기반으로 상품 홍보문구를 작성해주는 기능들을 제공했다.

오 센터장은 "'KB-GPT닷컴' 데모사이트는 작년 10월까지 2만5000페이지뷰를 기록하며 실제 직원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활용됐다"며 "다양한 GPT 금융 활용사례들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제공함으로써 현업 직원들의 기술 이해도를 높이고 향후 AI 추진 방향성을 빠르게 설정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금융권은 챗 GPT와 같은 생성형 AI 기술 도입을 위해 앞다퉈 매진하고 있다. 생성형 AI로 금융 서비스가 고도화하면 AI가 고객의 금융상황을 분석해 맞춤형으로 자산관리를 해줄 수 있다.

오 센터장은 "AI는 실제 완성된 기술이 아닌 계속 진화하고 발전하는 기술이다보니 즉각적인 활용보다 기술의 특징에 맞는 활용사례 발굴이 필요하단 점과 KB금융에 맞는 AI기술로 활용하기 위한 모델과 파인튜닝(미세조정)에 대한 방법론적인 부분 등 내부에서 지속해서 수학문제를 풀 듯 경험해 봐야 한단 방향이 잡혀서 지난해 상반기는 기술 트래킹, 하반기에는 활용사례 발굴과 실제 현업에서 기술을 경험에 보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최우선 목표와 관련해 오 센터장은 "생성형AI를 도입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확한 목적과 특성에 맞는 정확한 방향과 전략을 갖고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적의 적용안을 찾아내고 그 적용안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오순영 KB금융지주 금융AI센터장(상무) /사진=임한별(머니S)


자연어처리 기술 고도화로 AI뱅커 앞당긴다


은행권이 적극 도입하려는 'AI뱅커' 기술은 자연스럽게 고객과 대화하면서 금융 업무를 매끄럽게 처리하기 위해선 음성인식과 자연어처리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KB국민은행 자체 R&D(연구개발)를 통해 금융분야에 특화된 AI 기반의 한국어 언어모델과 분석 엔진으로 구성된 패키지인 'KB-STA'를 개발했다.

이는 KB국민은행 금융AI센터가 직접 개발하는 AI 기반 한국어 텍스트 처리 기술(NLP)의 총칭으로 2020년 2월 최초 개발을 시작해 같은 해 7월 버전 1.0을 개발한 후 현재 버전 3.0이 최신버전이다. 현재 KB-STA 언어모델은 ▲KB-알버트(ALBERT) ▲KB-일렉트라(ELECTRA) ▲KB-버트(BERT)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KB-알버트는 KB AI 챌린지 행사 용도로 공개돼 있으며 이외에는 비공개로 KB금융 내부에서 활용하고 있다. KB-STA는 AI금융비서, AI금융상담시스템, 콜봇·챗봇 서비스 등 KB 내부 서비스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오 센터장은 "기존의 AI 기술들의 분류(구분)를 하는 기술이었다면 생성형 AI 기술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인간의 언어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한 기술"이라며 "365일 24시간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고객 대응이 가능해지며, 복잡한 고객의 질문에 대해서도 적절한 답변이 가능해지는 등 고품질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에 대한 접근성도 대폭 높일 수 있다.

오 센터장은 "KB국민은행에서의 AI 기술은 마치 업무 인프라처럼 쉽고 편리하게, 자연스럽게 마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사용하듯 활용할 수 있는 방향을 가져야 한다"며 "현재의 AI 기술은 완성되지 않고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활용 사례들을 발굴, 실험해보는 과정을 통해 비용적인 경쟁력과 실제 활용 가치 등을 모두 고려해 적절한 도입 아이템을 발굴하는 과정은 계속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오 센터장은 "KB에서 AI 관련해 금융분야에서 상징적인 성과를 내는 것도 좋은 목표지만 KB 안에서 금융AI센터를 찾으시는 현업부서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며 "AI의 일상화가 금융분야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있길 바라고 KB 안에서의 AI 일상화에 역할을 제대로 잘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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