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논 하계조사료 직불금 1㏊당 500만원은 돼야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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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하계조사료 직불금 수준이 현실과 맞지 않습니다. 적게 잡아도 1㏊(3000평)당 500만원은 돼야 그나마 농가들이 버틸 수 있습니다. 현재로선 판로도 마땅치 않은 탓에 농사를 지을수록 적자를 보는 상황입니다."
전남 영광에서 농업경영체를 운영하는 한 농가는 "지난해 정곡 기준 쌀 매입가격이 1㎏당 1750원 정도였는데, 논에 벼농사를 지으면 1㏊당 쌀 6t가량을 생산할 수 있어 연 1000만원을 버는 셈"이라며 "전략작물직불제 단가가 현행보다 100만원을 인상해야 조사료농사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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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가 안맞고 팔 곳 없어 애먹어
농기계 부족…제조비 등 올라
정부, 축산농가에 장려금 제공
내년까지 ‘유통플랫폼’ 구축도
“논 하계조사료 직불금 수준이 현실과 맞지 않습니다. 적게 잡아도 1㏊(3000평)당 500만원은 돼야 그나마 농가들이 버틸 수 있습니다. 현재로선 판로도 마땅치 않은 탓에 농사를 지을수록 적자를 보는 상황입니다.”
1월30일 전남 나주 농식품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2024년 논 하계조사료 전략작물직불 설명회’. 50여분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 내내 참석자들의 불만과 하소연이 터져나왔다.
지난해 처음 시행된 전략작물직불제는 쌀 공급이 과잉되는 구조를 개선하고자 논에 벼 대신 논콩·조사료·옥수수 등을 재배하는 농가에 직불금을 주는 제도다. 하계조사료의 경우 1㏊당 직불금 430만원을 지급한다.
2023년 논 하계조사료 직불제 신청면적은 7400㏊였고 이 중 5300㏊에 직불금이 지급됐다. 그 결과 지난해 논 하계조사료 생산량이 전년 대비 16% 증가한 37만9000t을 기록하며 조사료 가격 안정에 기여했다. 국내산 조사료 평균가격은 2020∼2022년 연평균 55% 상승했는데, 2023년에는 전년보다 14% 하락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논 하계조사료 재배면적을 9000㏊로 설정했다. 이를 달성할 경우 쌀 생산량이 약 4만6800t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예산 확충, 생산·판로 지원안 등을 내놓았지만, 농가들은 정부 정책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남 영광에서 농업경영체를 운영하는 한 농가는 “지난해 정곡 기준 쌀 매입가격이 1㎏당 1750원 정도였는데, 논에 벼농사를 지으면 1㏊당 쌀 6t가량을 생산할 수 있어 연 1000만원을 버는 셈”이라며 “전략작물직불제 단가가 현행보다 100만원을 인상해야 조사료농사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농가는 “쌀값은 대대적으로 떨어지지 않게 정부가 방어하지 않느냐”면서 “논에 쌀 대신 조사료를 재배하게 하려면 전략작물직불금을 쌀값과 연동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판로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사료 수요자인 축산농가들은 유통·보관 등의 문제로 대부분 조사료를 직접 재배·소비하는 편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정운태 한국조사료협회장은 “농가들은 판로가 없어서 애를 먹는데, 정부는 재배면적을 늘리겠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논 조사료용 기계장비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농가가 많다”면서 “갈수록 제조비와 운송비가 증가해 이에 대한 지원도 고려해달라”고 주문했다.
농식품부는 판로 확보를 위해 생산량에 맞춰 사전에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계한다는 입장이다. 축산농가가 질 좋은 국내산 조사료를 구입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2025년까지 거래 활성화를 위해 유통 플랫폼 구축 계획도 세웠다.
설명회를 주관한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사료공장 등 대량 수요처를 발굴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논 하계조사료를 구매하는 농·축협에 유통비 일부를 보조하고 농가에는 농기계를 지원하는 등 논 하계조사료 재배면적이 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1일부터 올해 전략작물직불금을 신청받고 있다. 동계작물은 3월31일까지, 하계작물은 5월31일까지 농지 소재지 읍·면·동사무소에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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