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C 없는 한계 딛고 “지역 쌀 전량 매입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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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곡종합처리장(RPC)이 없어도 조합원들이 생산한 벼 전량을 매입·가공·판매하는 농협이 있어 눈길을 끈다.
조합원이 건조해 출하한 벼를 주기적으로 서의성농협(조합장 임탁) RPC에서 도정한 뒤 자체 소포장시설에서 '쌀한말' 상품으로 탄생시킨다.
실제로 1월 들어 벼 3500∼3600포대 분량의 쌀을 이미 판매했는데, 이는 농협이 지난해 매입한 벼의 절반에 가까운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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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판촉 팔걷어 판매 실적 최고
영농지원 최선…“농가는 농사 전념”
미곡종합처리장(RPC)이 없어도 조합원들이 생산한 벼 전량을 매입·가공·판매하는 농협이 있어 눈길을 끈다. 경북 칠곡 동명농협(조합장 최병천)이다.
동명농협은 지난해에 40㎏들이 벼 7700포대를 사들였다. 이 물량이 지역의 전체 생산량(40㎏들이 1만포대)에서 정부 매입량을 제외한 나머지 전부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조합원이 생산한 벼 전체를 사들인 셈이다. ‘영호진미’ 등 일반 품종은 40㎏들이 기준 6만1000원, 밥맛이 좋아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미호’는 6만8000원, 찹쌀은 6만5000원에 매입했다.
매입한 벼는 2018년 상표 등록한 자체 브랜드 ‘쌀한말’로 판매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동명농협에는 벼 건조저장시설(DSC)도, 도정시설도 없다는 점이다. 조합원이 건조해 출하한 벼를 주기적으로 서의성농협(조합장 임탁) RPC에서 도정한 뒤 자체 소포장시설에서 ‘쌀한말’ 상품으로 탄생시킨다.
사실 쌀 가공·판매의 기본이 되는 도정시설이 없는 농협이 자체 브랜드까지 만들어 판매에 나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동명농협이 이같은 사업을 시작한 건 조합원들이 ‘지속가능한 농업’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최병천 조합장은 “‘농민이 생산만 하면 판매는 농협이 책임진다’는 게 농협의 기본 이념”이라며 “다음해에도 농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 일”이라고 말했다.
더 중요한 건 가공 이후다. 조합원이 생산한 벼를 전량 사들이는 건 좋지만 판매가 안된다면 농협으로선 막대한 손해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명농협은 그야말로 전력을 다해 쌀 판매에 나선다. 하나로마트는 물론 지역 요양원·병원 등 쌀 수요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전 직원이 총출동한다. 임직원 한명 한명이 영업사원이 되는 셈이다.
전 임직원이 영업사원으로 뛴 결과 동명농협의 쌀 판매 성적은 최고 수준이다.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고품질 쌀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타지 사람들까지 동명농협 하나로마트로 장을 보러 오게 만든 결과다.
최 조합장은 “‘쌀한말’의 밥맛이 좋기로 소문난 데다 장날과 토요일 등엔 즉석복권 이벤트 등 다양한 판촉활동을 하니 대구를 비롯한 인근 지역에서 손님들이 많이 온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월 들어 벼 3500∼3600포대 분량의 쌀을 이미 판매했는데, 이는 농협이 지난해 매입한 벼의 절반에 가까운 양이다. 물론 동명농협은 쌀 외에도 조합원들이 생산한 다양한 농산물을 팔아주는 데 앞장서고 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시절, 전국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방식으로 미나리를 판매한 것도 이곳이었다.
최 조합장은 “조합원들이 영농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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