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C 없는 한계 딛고 “지역 쌀 전량 매입 판매”

김다정 기자 2024. 2. 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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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곡종합처리장(RPC)이 없어도 조합원들이 생산한 벼 전량을 매입·가공·판매하는 농협이 있어 눈길을 끈다.

조합원이 건조해 출하한 벼를 주기적으로 서의성농협(조합장 임탁) RPC에서 도정한 뒤 자체 소포장시설에서 '쌀한말' 상품으로 탄생시킨다.

실제로 1월 들어 벼 3500∼3600포대 분량의 쌀을 이미 판매했는데, 이는 농협이 지난해 매입한 벼의 절반에 가까운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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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브랜드 ‘쌀한말’로 소비자 만나
임직원 판촉 팔걷어 판매 실적 최고
영농지원 최선…“농가는 농사 전념”
경북 칠곡 동명농협 최병천 조합장(오른쪽)과 직원들이 하나로마트에서 판매하는 농협 자체 브랜드 ‘쌀한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미곡종합처리장(RPC)이 없어도 조합원들이 생산한 벼 전량을 매입·가공·판매하는 농협이 있어 눈길을 끈다. 경북 칠곡 동명농협(조합장 최병천)이다.

동명농협은 지난해에 40㎏들이 벼 7700포대를 사들였다. 이 물량이 지역의 전체 생산량(40㎏들이 1만포대)에서 정부 매입량을 제외한 나머지 전부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조합원이 생산한 벼 전체를 사들인 셈이다. ‘영호진미’ 등 일반 품종은 40㎏들이 기준 6만1000원, 밥맛이 좋아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미호’는 6만8000원, 찹쌀은 6만5000원에 매입했다.

매입한 벼는 2018년 상표 등록한 자체 브랜드 ‘쌀한말’로 판매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동명농협에는 벼 건조저장시설(DSC)도, 도정시설도 없다는 점이다. 조합원이 건조해 출하한 벼를 주기적으로 서의성농협(조합장 임탁) RPC에서 도정한 뒤 자체 소포장시설에서 ‘쌀한말’ 상품으로 탄생시킨다.

사실 쌀 가공·판매의 기본이 되는 도정시설이 없는 농협이 자체 브랜드까지 만들어 판매에 나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동명농협이 이같은 사업을 시작한 건 조합원들이 ‘지속가능한 농업’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최병천 조합장은 “‘농민이 생산만 하면 판매는 농협이 책임진다’는 게 농협의 기본 이념”이라며 “다음해에도 농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 일”이라고 말했다.

더 중요한 건 가공 이후다. 조합원이 생산한 벼를 전량 사들이는 건 좋지만 판매가 안된다면 농협으로선 막대한 손해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명농협은 그야말로 전력을 다해 쌀 판매에 나선다. 하나로마트는 물론 지역 요양원·병원 등 쌀 수요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전 직원이 총출동한다. 임직원 한명 한명이 영업사원이 되는 셈이다.

전 임직원이 영업사원으로 뛴 결과 동명농협의 쌀 판매 성적은 최고 수준이다.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고품질 쌀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타지 사람들까지 동명농협 하나로마트로 장을 보러 오게 만든 결과다.

최 조합장은 “‘쌀한말’의 밥맛이 좋기로 소문난 데다 장날과 토요일 등엔 즉석복권 이벤트 등 다양한 판촉활동을 하니 대구를 비롯한 인근 지역에서 손님들이 많이 온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월 들어 벼 3500∼3600포대 분량의 쌀을 이미 판매했는데, 이는 농협이 지난해 매입한 벼의 절반에 가까운 양이다. 물론 동명농협은 쌀 외에도 조합원들이 생산한 다양한 농산물을 팔아주는 데 앞장서고 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시절, 전국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방식으로 미나리를 판매한 것도 이곳이었다.

최 조합장은 “조합원들이 영농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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