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농촌소멸위험지역’ 개념 도입 추진

읍·면 단위로 지정 ‘특례지원’
농지규제도 일부 완화될 전망

게티이미지뱅크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촌소멸위험지역’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농촌소멸에 대응하는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농식품부는 이르면 이달 농촌소멸위험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때 농촌소멸위험지역 제도 운용 방향도 함께 공개된다.

농촌소멸위험지역은 행정안전부가 지정하는 ‘인구감소지역’을 농촌 현실에 맞게 다듬은 제도로 분석된다. 행안부는 ▲연평균인구증감률 ▲인구밀도 ▲주간인구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출생아수) ▲청년순이동률 ▲고령화비율 ▲유소년비율 ▲재정자립도 등 8개 지표를 기준으로 5년마다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한다. 2021년 제도 도입 첫해 89개 시·군·구가 지정돼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하지만 지정 기준이 인구 중심이어서 인구지표가 양호한 중소도시 농촌은 아예 제도에서 멀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시·군·구를 뭉뚱그려 지정하다 보니 정작 소멸위험이 심각한 농촌 읍·면을 타깃으로 정교한 대책을 펴기 어려운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실제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대표적 정책은 ‘지방소멸대응기금’인데, 시내나 읍내에 하드웨어를 설치하는 데 기금 상당 부분이 쓰여 농촌 오지에선 효과를 실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농식품부는 시·군·구보다 세분화한 읍·면 단위로 농촌소멸위험지역을 지정하고 해당 지역에 각종 특례를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농촌소멸위험지역은 고령농비율, 농지 활용도 등 농업에 특화한 지표를 고려해 선정한다. 다만 행안부의 인구감소지역과 연계할지 분리할지는 아직 검토 중이라는 게 농식품부 설명이다.

관심은 해당 지역에 어떤 제도적 혜택이 주어질지에 쏠린다. 최근 농식품부는 농어촌 빈집을 활용한 숙박업 특례 적용 기한을 2년 연장하면서 농촌소멸위험지역에는 규제를 더욱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빈집 활용 숙박업을 시·군·구별로 50채 이내로 허용하되, 농촌소멸위험지역에는 500채까지 허용한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에 더해 농지 규제도 일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 농식품부는 “우량농지는 보전하되 소멸지역은 외부에서 자본이나 인력이 들어올 수 있도록 (규제를) 느슨하게 할 필요가 있다”면서 소멸위험도에 따른 지역별 차등 규제 가능성을 밝힌 바 있다.

농촌소멸위험지역 지정규모는 아직 미지수로, 지정은 이르면 올 하반기에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