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벗의 해' 美가 먼저 금리를 내릴까? 日이 먼저 올릴까?

정혜인 기자 2024. 2. 2.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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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증시 강세를 보였던 미국과 일본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의 통화정책 전환(피벗)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일본 내부에서 미국과 금리 차이로 인한 환율 변동 등에 따른 경제 충격을 고려해 연준의 금리인하 전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존재해 시장은 일본이 미국보다 먼저 정책 수정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출구전략을 검토한 일본은행은 연내 마이너스(-) 금리 해제 등 대규모 통화완화정책 종료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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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증시 강세를 보였던 미국과 일본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의 통화정책 전환(피벗)을 검토하고 있다. 양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일본은행(BOJ)은 연내 정책 수정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정확한 시점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왼쪽),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AFPBBNews=뉴스1

다만 일본 내부에서 미국과 금리 차이로 인한 환율 변동 등에 따른 경제 충격을 고려해 연준의 금리인하 전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존재해 시장은 일본이 미국보다 먼저 정책 수정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의 금리인하 시기는 5~6월, 일본의 금리인상 시기는 3~4월 예상된다.

"아직 이르다"…3월→5월로 미뤄진 미 인하 시기
미 연준은 지난 31일(현지시간) FOMC 종료 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배제하며 연내 금리인하 문을 열어뒀다. 하지만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조기 금리인하 기대를 낮췄다.

기대를 벗어난 제롬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시장은 연준의 금리인하 시작 예상 시점을 오는 5~6월로 조정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서 3월 연준의 금리인하 확률은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약 90%에 달했지만, FOMC 회의 이후 35.5%까지 떨어졌다. 반면 5월의 금리인하(0.25%포인트) 가능성은 61.5%였고 6월에도 지금 금리(5.25~5.5%)가 유지가 될 확률은 0%였다.

미국 투자전문업체 레이먼드제임스의 매트 오턴 수석전략가는 "연준의 발표를 보면 미국의 금리인하는 아직인 것으로 읽힌다"며 "5월이나 6월 FOMC에서 첫 번째 금리인하 발표가 있을 수 있다. 이후에는 대통령 선거 활동이 활발한 시기를 피해 7월과 (대선 이후인) 12월 회의에서 한 차례씩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보다 먼저"…BOJ, 3월 17년 만의 첫 인상 나설까
지난해 12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업무를 하고 있다. 2023.12.20./사진=뉴시스
지난해 하반기부터 출구전략을 검토한 일본은행은 연내 마이너스(-) 금리 해제 등 대규모 통화완화정책 종료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임금과 물가상승의 선순환이 강화되고,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2% 물가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고 판단될 때 금리인상 등 정책 변경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이 3월 중순경에 나올 것으로 예정되는 춘투(춘계 임금협상) 결과를 확인한 뒤인 오는 4월에 정책 변화를 결정할 거란 전망이 많았었다.

그러다 31일 공개된 올해 첫 금융정책결정회의 의사록에서 정책위원들이 조속한 정책 변화를 강조한 것이 확인되면서 3월 마이너스 금리 해제 전망에 힘이 실렸다. 정책위원들은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포함한 금융정책 수정 조건이 충족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 미국의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하며 "현 정책을 지속할 경우 다음 회복 국면까지 부작용이 지속될 수 있다"며 조속한 정책 수정을 요구했다.

만약 일본은행이 오는 3~4월 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결정하면 이는 17년 만의 첫 금리인상이 된다. 차기 회의는 3월 18~19일, 4월 25~26일로 예정됐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방향이 나란히 바뀔 경우 그간 일본증시 활황의 주요 배경인 엔저(엔화 약세) 상황이 급변동할 가능성이 있어 이런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편 일본 재계와 노동계 관계자는 지난 24일부터 봄철 임금 협상에 돌입했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노조)인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는 기본급 인상(3%)에 정기승급분을 포함해 5% 이상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재계 측은 물가상승을 웃도는 임금인상에 나섰다는 입장으로,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는 4% 이상 임금인상 방침을 내놨다. 지난해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3.1%로, 1982년 이후 처음으로 3%를 넘어섰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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