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내는 광주·무안 통합공항… 주민 설득만 남았다
지지부진하던 광주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하는 사업이 17년 만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남도와 광주광역시는 지난해 12월 중순 광주 군·민간 공항을 이르면 내년 말 무안공항으로 옮기기로 합의한 뒤 ‘무안주민 설득’ 등 본격적인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1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전남도와 광주시는 국방부와 공동으로 ‘(광주 군 공항의 무안공항 이전에 따른) 소음 피해 대책 마련 토론회’를 올해 상반기 전남 무안군에서 개최한다. 지난달 11일과 25일 두 차례 전남도와 광주광역시, 국방부, 양 시·도 지방시대위원회, 양 발전연구원 등 실무 관계자가 광주공항에서 만나 협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무안 주민이 가장 우려하는 군 공항 소음 피해에 대한 대책 마련 토론회를 개최하자”는 결론이 나왔다. ‘토론회’ 성격에 맞게 군 공항 이전 찬성·반대 측 패널이 격론을 펼칠 예정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토론회를 통해 군 공항 소음에 대한 오해를 풀고 주민의 공감을 얻고자 한다”고 말했다.
군 공항 소음 문제와 관련, 광주시와 전남도는 피해 예방과 보상 마련, 불신 해소 등에 집중하고 있다. 군 공항 이전 사업 주체인 광주시는 지금의 광주공항 부지보다 1.4배 큰 1166만9400㎡(353만평) 규모의 군 공항을 지금의 무안공항 옆에 건설하고, 소음 완충지역 363만6300㎡(110만평)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공항 주변 마을에 추가로 방음시설을 설치하고, 소음 보상 지역 주민에게는 전기료와 TV 수신료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공항 주변 주민은 물론 무안군 전체 주민의 44%가 거주하는 삼향읍(남악지구) 홍보전을 강화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군 공항이 들어설 무안공항에서 19㎞ 떨어진 남악신도시 주민이 군용기 소음을 우려하는데 그건 과도한 걱정”이라며 “지금의 광주 군 공항에서 똑같이 19㎞ 떨어진 전남 화순 전남대병원 주변에서 군용기 소음 피해 민원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악신도시에서 3㎞ 떨어진 목포 평화의 광장 불꽃축제 소음은 140데시벨(dB)로 군용기 소음(120dB)보다 더 심한데,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김영록 전남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해 12월 17일 광주 군·민간 공항 이전 합의안을 마련했다. 골자는 ‘내년 12월 말 광주 민간공항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내년 말 호남고속철도(KTX) 2단계 개통 즈음 두 공항을 통합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무안공항에는 전국 15개 공항 중 유일하게 고속열차역이 들어선다. 다만 ‘군 공항 이전 문제에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군 공항 이전 문제를 풀어야 민간 공항을 옮길 수 있다는 ‘조건부 합의안’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무안공항을 호남의 관문 공항으로 육성하는 데 동의한다”며 “올해 안에는 군 공항 이전 문제를 매듭짓자”고 말했다.
국방부가 후보지를 선정하는 작업에 무안군의 동의가 꼭 필요하다. 이를 고려해 합의안에 ‘무안 미래 발전을 추진한다’를 담았다. 전남도는 무안 개발 사업에 3조원을 투입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무안군을 인구 20만의 ‘스마트 공항도시’로 육성하겠다”며 “미래 신산업과 첨단 농산업, 해양관광 등 다양한 전략 사업을 추진하고 동시에 사업간접자본(SOC)을 개선해 무안을 전남 대표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2007년 11월 개항한 무안국제공항은 ‘반쪽 날개’로 날고 있다. 정부가 광주공항 기능 이전을 전제로 무안공항을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육성하려고 했으나, 당시 광주시와 광주시민의 반대로 광주공항 완전 이전은 물거품이 됐다. 2008년 5월 광주와 무안공항을 30분대로 연결하는 무안광주고속도로(41.3㎞) 개통 때 광주공항 국제선만 무안으로 넘겼다. 국내선은 18년째 생기지 않고 있다. 무안공항은 국제선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지난해 광주공항 국내선과 무안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각각 205만명, 24만6000명이었다. 무안공항이 코로나 이전 수준 이용객을 회복하면 통합 공항의 연간 이용객은 300만명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이용객 기준 15개 국내 공항 중 6위에 오른 대구공항 이용객은 330만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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