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에어부산 분리매각 위해 ‘부산의 힘’ 보여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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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절차가 최종 관문을 향해 가고 있다.
부산 상공인, 시민단체, 학계 등 288개 단체가 모여 최근 출범한 '에어부산 분리매각 추진협의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대한항공이 자회사 대신 에어부산 노선을 포기할 건 자명하다.
지역 이해와 사실상 무관한 대한항공 위주로 절차가 진행된다면 에어부산은 최종 단계에서 사실상 껍데기만 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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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공계 시민단체 뜻 모아 관철해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절차가 최종 관문을 향해 가고 있다. 최근 필수 신고국가인 일본의 공정취인위원회(JFTC)가 두 회사 합병을 승인했다. 유럽연합(EU)은 화물 노선 매각을 전제로 오는 14일께 승인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승인이 필요한 14개국 중 사실상 미국 한곳만 남겨둔 셈이다. 초대형 항공사 탄생이 가시권에 들어왔으나, 부산의 최대 관심사인 에어부산 분리매각 논의는 진전이 없다. 매각 결정권을 가진 산업은행도, 정부 당국도 전향적인 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부산 상공인, 시민단체, 학계 등 288개 단체가 모여 최근 출범한 ‘에어부산 분리매각 추진협의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에어부산 고사 위기는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모기업인 아시아나의 주 채권단인 산은이 엄격하게 경영 관리를 하는 상태여서 임금은 5년째 동결 중이다. 직원들의 경쟁 항공사 이직으로 임직원 규모는 대폭 줄어들었다. 이번에 대목인 설 연휴를 맞아 증편 계획을 세웠지만 객실 승무원과 정비 인력이 부족해 포기했을 정도로 인력난이 심각하다. 신규 노선도 3년째 배정받지 못해 다른 저비용항공사(LCC)에 비해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신규 투자는 엄두도 못 낸다. 이번 일본과의 합병 심사에서 한일 노선 감축이 합의됐는데 반납 예상 노선 가운데 3개가 부산권이다. 대한항공이 자회사 대신 에어부산 노선을 포기할 건 자명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통합이 다른 LCC에게는 오히려 반사이익의 기회로 작동한다. 대한항공이 EU 때문에 포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 노선과 화물 노선을 따낼 기회가 생긴 것이다. 티웨이항공은 벌써부터 새 항공기를 사들이고 직원도 채용했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등은 시장에 나올 화물 노선 인수 작업에 들어갔다. 경쟁당국 결합 심사 이후에도 실제 통합까지 최소 2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이해와 사실상 무관한 대한항공 위주로 절차가 진행된다면 에어부산은 최종 단계에서 사실상 껍데기만 남을 수 있다.
에어부산은 부산이 만들고 부산이 키운 기업이다. 에어부산을 팔겠다는 방침만 정해지면 주식을 전량 사들이겠다는 상공계 합의가 이미 이뤄졌다. 그만큼 지역 기업을 지키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다는 증거다. 통합 완료로 매각권을 산은이 아니라 대한항공이 쥐게 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에어부산의 분리매각이 그 전에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은 부산과 서울 두 개의 성장 축 완성이다. 필수 인프라가 거점 공항이고, 거점 항공사다. LCC 통합본사의 부산 유치가 무산된 마당에 남은 건 에어부산의 온전한 회생 뿐이다. 너무 늦기 전에 에어부산을 지역으로 돌려주는 것이 균형발전 취지에도 맞다. 부산시와 정치권, 추진협의회는 이달 중 정부와 채권단에 조속한 분리 매각을 촉구할 방침이라고 한다. 산은의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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