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회장후보 절반이 외부 출신… “순혈주의 또 깨지나” 촉각

한재희 기자 2024. 2. 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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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자 6명의 명단이 공개된 뒤 30년 만에 외부 출신 회장이 선임될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포스코 회장=철강맨'이라는 과거 공식을 깨고 최정우 현 회장에 이어 '공대 출신 정통 철강맨'이 아닌 비(非)철강 전문가 또는 경영·재무통 회장이 선임될 가능성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1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역대 포스코그룹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가 추린 면접평가 후보 중 10대 회장을 뽑는 이번 명단에 외부 인사 비율이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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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회장 9명중 8명이 포스코맨
30년만에 외부인 선택할지 관심
후추위, 안정과 파격 사이서 고심
“누가 돼도 젊은 리더십 물건너가”
지난달 31일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자 6명의 명단이 공개된 뒤 30년 만에 외부 출신 회장이 선임될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포스코 회장=철강맨’이라는 과거 공식을 깨고 최정우 현 회장에 이어 ‘공대 출신 정통 철강맨’이 아닌 비(非)철강 전문가 또는 경영·재무통 회장이 선임될 가능성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1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역대 포스코그룹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가 추린 면접평가 후보 중 10대 회장을 뽑는 이번 명단에 외부 인사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전날 포스코 후추위는 전현직 ‘포스코맨’ 3명(김지용 장인화 전중선)과 ‘외부 출신’ 3명(권영수 우유철 김동섭)을 면접 평가 대상자(파이널리스트)로 선정했다.

2006년 3월 포스코 후추위가 출범한 이후 정준양 7대 회장(2009년), 최정우 9대 회장(2018년)을 최종 후보로 추천할 때는 최종 면접평가 후보 명단에 100% 포스코맨이 포진했다. 2014년 권오준 8대 회장 때는 오영호 당시 KOTRA 사장이 유일한 외부인이었다.

포스코그룹은 김만제 4대 회장(1994∼1998년)을 제외하면 외부인을 회장으로 앉힌 적이 없다. 김 전 회장 이후 30년 만이자 2000년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출신 회장이 탄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6명 중 포스코 현 경영진으로는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과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은 각각 상임고문과 자문역으로 물러나 있기에 올드보이(OB)로 분류된다. 현재까지 포스코 출신 회장 8명은 모두 내부 승진이었고, OB가 회장으로 복귀한 적은 5대 유상부 전 회장뿐이다.

내부 인사가 차기 회장이 되면 그룹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지만 ‘내부 카르텔’이 이어진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외부 인사를 선출할 경우 변화를 추구할 수 있지만 회사의 주축인 ‘철강맨’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이번 파이널리스트에 공대 출신의 정통 철강맨 비중이 많지 않은 것은 ‘미래 먹거리’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통 철강맨인 김지용 원장이나 장인화 전 사장이 선임된다면 악화된 시장 환경을 감안해 안정에 방점을 찍은 선택이라 해석할 수 있다. 경쟁사 출신인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이 선택된다면 파격을 통한 근원적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둔 인사라 볼 수 있다.

반면 이차전지 전문가인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나 SK이노베이션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인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중 한 명을 택한다면 미래사업에 대한 도전을 추구하려는 차원이란 평가가 나올 수 있다. 법대 출신의 ‘재무·전략통’으로 분류되는 전중선 전 사장이 최종 후보에 오른다면 포스코 민영화 이후 최정우 현 회장에 이어 두 번째 재무 전략통 출신 회장이 된다.

다만 포스코 이사회의 ‘캐나다·중국 호화 출장’ 논란은 지속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후추위는 일단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이나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등 유력 후보이면서도 ‘호화 출장’ 사건의 피고발인으로 이름을 올린 이들은 모두 배제했다. 하지만 김지용 원장, 장인화 전 사장, 전중선 전 사장도 피고발인 신분이기 때문에 향후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논란이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누가 회장이 되더라도 ‘젊은 리더십’은 물 건너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후보자 6인이 모두 60대”라며 “40대 CEO들이 경영 전면에 등장하는 요즘의 재계 트렌드와는 동떨어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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