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기지국 비용만 6300억… 제4 이통사 ‘승자의 저주’ 우려

전남혁 기자 2024. 2. 2. 03: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이어 스테이지엑스가 '제4 이동통신사'로 선정됐지만 정부가 기대하는 통신비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도 제4 이통사가 쏟아부은 막대한 투자비용을 회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낮은 출산율을 고려할 때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정지역에 기지국 세워 B2B서비스
일부는 기존 망 빌려쓰는 방안 계획
같은 방식 도입 日기업은 4년째 적자
통신요금 인하 효과도 기대 어려워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이어 스테이지엑스가 ‘제4 이동통신사’로 선정됐지만 정부가 기대하는 통신비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시장의 예상보다 너무 높은 가격에 28GHz(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을 사들였고, 향후 추가 투자를 감안하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스테이지엑스는 특정 지역에 기지국을 세워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를 선보이고, 기존 통신 3사의 네트워크를 이용한 ‘로밍’을 통해 전국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전국망 서비스는 2020년 일본 제4 이동통신사로 출범한 ‘라쿠텐모바일’의 방식과 유사하다. 라쿠텐모바일은 1.7GHz, 3.8GHz 대역 등을 할당받았지만 도시 외에서는 통신망을 구축하지 못해 로밍 방식을 사용했다.

라쿠텐모바일은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한 2020년 1분기 이후로 지난해 3분기까지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22년 영업손실은 4593억 엔(약 4조1660억 원)에 이른다. 인프라 투자비와 망 로밍 대가 등 투자비용은 높은 반면에 이용자 확보는 더디기 때문이다. 현재 라쿠텐모바일의 시장점유율은 약 2.5% 수준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도 제4 이통사가 쏟아부은 막대한 투자비용을 회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낮은 출산율을 고려할 때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테이지엑스는 4301억 원의 주파수 할당 비용, 2000억 원가량으로 분석되는 기지국 구축 비용, 망 로밍 비용 등을 지급해야 한다. 스테이지엑스를 이끄는 알뜰폰 업체 스테이지파이브는 2022년 271억 원의 연매출을 올렸고, 55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이에 시장에서는 자금을 제대로 조달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신한투자증권 등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8000억 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통신 3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통신요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통신 3사는 3만 원대 요금제, 데이터 사용량에 따른 요금제 등을 발표하며 정부 요구에 화답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4 이통사가 등장한다고 해서 통신 3사가 추가적으로 통신비를 더 낮출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테이지엑스가 내세울 수 있는 서비스가 약하기에 스테이지엑스의 경쟁 상대는 사실상 통신 3사가 아닌 알뜰폰 사업자”라고 말했다.

스테이지엑스가 통신 3사, 알뜰폰 사업자 사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B2B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원을 만들어야 한다. 2012년 프랑스의 제4 이통사로 출범해 2021년 기준 가입자 수 점유율 13.7%를 기록하며 성장 중인 ‘프리모바일’이 주목할 만한 사례다.

한 통신 전문가는 “프리모바일이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에 강점을 가진 초고속 유선망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투자비를 상쇄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