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신간돋보기] 화가 변신 박신양의 작품 131점 外
# 화가 변신 박신양의 작품 131점
- 제4의 벽/박신양·김동훈 지음/민음사/1만9000원
화가로 변신한 배우 박신양과 예술에서 철학적 가치를 읽어내는 인문학자 김동훈의 그림 이야기. 박신양이 화가가 되기까지의 고백과 10여 년 동안 그려 온 그림 가운데 131점이 수록됐고, 인문학자 김동훈의 해설이 이어진다. ‘제4의 벽’은 연극에서 무대와 관객석을 구분하는 가상의 벽이다. 배우와 관객 모두가 현실에 있는 것처럼 여기는 벽이다. 박신양은 제4의 벽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때 또 다른 창조성이 나온다고 여긴다. 이 책은 박신양의 예술철학에서 예술 일반을 이해할 수 있는 가이드까지 체험하게 해 준다.
# AI 역사부터 위험성·잠재력까지
- AI와 살아가기 위한 기초 지식/타비타 골드스타우브 지음/김소정 옮김/해나무/1만7000원
AI의 개념부터 역사 작동 원리 위험성과 잠재력 실천 사항까지 핵심 주제를 다룬 AI 입문서. 영국의 기술 지식 네트워크 ‘코그니션X’의 공동창립자인 저자는 기업가로서 AI의 미래를 내다보고, AI 지식을 쉽게 풀어냈다. 유튜브 추천 영상, 인스타그램 맞춤형 광고, 문장 자동 완성 기능 등 생활 속에서 접하는 AI 기술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AI는 인간을 닮을 것이고, 인간의 약점과 악습 역시도 답습해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포착하고 여성을 포함해 다양한 계층이 기술 변화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반려동물 두고 분쟁… 해법 없나
- 반려 변론/이장원 지음/공존/2만원
2022년 말.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300만 명을 넘어섰다. 반려동물은 800만 마리로 증가했다. 하지만 국민의 85% 이상이 공동 주거 공간에 살며, 동물에 대한 호불호와 인식의 차이가 크다 보니 사건 사고와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해마다 10만 마리 이상 반려동물이 버려지면서 유기동물이 증가해 사회 문제와 생태·환경 문제도 발생한다. 법적으로 동물은 물건이고, 반려의 세계는 복잡하다. 반려동물 반려인 비반려인의 조화로운 공존이 필요하다. 국내외의 실제 사건과 판례를 통해 공존을 위한 법과 지혜를 들려주는 책.
# 따스한 일상 담은 단편소설 4편
- 아이 캔 두 이모/김우남 소설/산지니/1만6000원
2001년 실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김우남 소설가의 단편집. 전작이 주로 아프고 소외된 사람들을 다루었다면, 이번에는 인간사의 따스한 일상과 온기를 지닌 4편의 단편이다. 스스로 한글을 배우며 배움에 대한 끈을 놓지 않은 이모의 삶을 그린 ‘아이 캔 두 이모’, 아프리카돼지열병 불식을 위해 애쓰는 수의사 이야기 ‘해 뜰 날’, 어느 날 개 열 마리를 데리고 시골로 내려온 막내며느리와 화해 과정을 담은 ‘연(緣)-누런 뱀과 매우 단단한 똥’, 모니터링 아르바이트를 통해 비판보다 융화를 배우는 ‘모니터링하는 시간’.
# 고난에 맞선 현대인 모습을 詩로
- 내 눈꺼풀에 소복한 먼지 쌓이리/박형권 시집/걷는사람/1만2000원
부산에서 태어나 2006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박형권 시인의 신작 시집. 박형권의 시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물은 대부분 시간에 마모되거나 가난으로 힘겨워한다.
세상 중심에서 비켜나 있지만 있는 힘을 다해 현실에 맞서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서로의 가난을 보며 성장했기에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살아간다. 시인은 가난한 사람들이 서로를 거울처럼 보듬는 장면을 섬세하게 포착해 그 속에 깃든 연민과 인간애를 희망의 싹으로 부려 놓는다.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난, 현대사회 속 도시인의 쓸쓸함을 처연하게 보여 주는 52편의 시.
# 혹돔과 함께 떠나는 독도 여행
- 독도 바닷속으로 와 볼래?/명정구·안미란 지음/이승원 그림/봄볕/1만8000원
바다 생명체와 바다를 둘러싼 모든 과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한 과학 그림책. 25년 넘도록 독도 바닷속 생물군을 연구해 온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명정구 박사가 틀을 잡고, 안미란 작가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혹돔 영감이 들려주는 독도 바닷속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바다를 좋아하는 이승원 화가는 독도 바닷속 생명체를 사실적이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 냈다. 수명이 20년이 넘는 혹돔이 주인공이다. 규칙적으로 하루를 보내는 혹돔을 좇아 독도를 한 바퀴 돌며 여러 바다 생명체를 만나는 그림책.
# ‘밀양 할매’ 탈핵운동 이야기
- 전기, 밀양 서울/김영희 지음/교육공동체벗/2만2000원
김영희 연세대 교수는 공동체와 젠더 관점에서 구술 서사를 연구해왔다. 1993년부터 밀양에서 구술 청취를 시작, 2014년부터 밀양 탈송전탑 탈핵 운동의 이야기를 들었다. ‘밀양을 듣다’ ‘송전탑 뽑아 줄티 소나무야 자라거라’ 등의 전작에 밀양의 목소리를 기록했다. 이 책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의 구술 인터뷰를 바탕으로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이 탈송전탑 탈핵 운동으로 나아간 과정을 기록하고 의미화해 낸다. 한국에서 에너지 정의와 탈핵 운동의 역사를 쓴다면 그 첫 페이지에 ‘밀양 할매’가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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