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검사'가 산부인과 신생아 학대 조직적 은폐 밝혔다(종합)

김민정 기자 2024. 2. 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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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하구의 한 산부인과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신생아 학대 사건'을 3년간 조직적으로 은폐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엄마 검사'를 비롯한 여성 검사 3인의 끈질긴 수사 끝에 드러난 것으로, 모처럼 검찰의 수사력과 수사 의지가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결국 안 검사와 문지원(사법연수원 43기)·배국희(변호사시험 11회) 검사는 끈질긴 수사 끝에 아동학대로 그칠 뻔 한 이 사건에 병원 측의 조직적 은폐가 있었다는 점을 밝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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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찢어질만큼 비튼 간호조무사, 병원장·수간호사 등 공모해 덮어

- 출산 뒤 복직한 안세영 검사
- 간호기록부 조작 발견 후 압색
- 증거인멸·위증 혐의까지 밝혀
- 2명 구속기소·10명 불구속기소

부산 사하구의 한 산부인과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신생아 학대 사건’을 3년간 조직적으로 은폐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엄마 검사’를 비롯한 여성 검사 3인의 끈질긴 수사 끝에 드러난 것으로, 모처럼 검찰의 수사력과 수사 의지가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부산지검 서부지청. 국제신문DB


부산지검 서부지청 금융경제범죄전담부(장욱환 부장검사)는 증거위조·의료법위반·위증 등 혐의로 부산 사하구의 한 산부인과 행정부장 A(50대) 씨, 수간호사(40대) B 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1일 밝혔다.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이미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간호조무사 C(40대) 씨를 포함해 병원장과 의사 등 관계자 10명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 사건은 C 씨가 2021년 2월 17일 생후 19일 된 신생아가 울고 보채자 CCTV 사각지대로 아기를 데려가 귀를 잡고 비틀면서 시작됐다.

공소사실을 보면 피해 신생아는 귀가 찢어지는 전치 21일의 상해를 입었는데 병원 관계자들은 목욕 시간에 면봉으로 태지를 제거하다 발생한 상처로 사건을 조작하고 집단으로 허위 진술할 것을 공모했다. 이후 C 씨는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하지만 공판부 검사로 이 사건의 공소유지를 맡았던 안세영(변호사시험 6회) 검사가 출산휴가를 마치고 수사부서로 복귀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안 검사는 법정에서 병원 측이 ‘면봉이 아닌 손으로 태지를 제거했다’고 말을 바꾸는 것과 검찰·경찰에 제출된 간호기록부상 기재가 진술 내용과 다르다는 점을 기억했다. 이에 CCTV를 다시 확인해 수사기관에 제출된 간호기록부와 실제 기록부 기재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고 병원을 2차례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후 간호기록부 위조 혐의 외에도 피 묻은 배냇저고리 1장을 몰래 폐기하는 등 병원 측의 은폐 시도 혐의를 확인했다. 결국 안 검사와 문지원(사법연수원 43기)·배국희(변호사시험 11회) 검사는 끈질긴 수사 끝에 아동학대로 그칠 뻔 한 이 사건에 병원 측의 조직적 은폐가 있었다는 점을 밝혀낸 것이다. 안 검사는 “출산 뒤 복직을 한 상황에서 ‘병원이 사건을 덮으려 한다’고 호소하던 부모님의 억울함이 귓가를 맴돌았다. 동료 검사와 수사관들의 노력으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은 과거에도 여러 사고가 있었다. 2022년 12월 낙상사고가 발생해 이번에 구속된 수간호사 B 씨와 신생아를 떨어뜨린 조무사 D 씨 등 3명이 금고 6개월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또한 같은 해 이곳에서 출산 중 과다출혈로 뇌 손상 등의 신체 장애를 입은 산모 측이 손해배상을 청구해 소송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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