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해진 포스코 회장 후보군… 내부 vs 외부, 철강 vs 非철강 모두 3대3
2018년 5人은 모두 포스코 출신
31일 발표된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6명 후보군에는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던 외부 인사들도 여럿 포함돼 “이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외에도 철강 사업 경쟁사인 현대제철 출신 우유철 전 부회장, SK그룹 계열사와 학계를 거친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현 최정우 회장을 선출했던 2018년의 ‘최종 5인 명단’이 모두 포스코 출신으로 채워져 ‘포피아(포스코 마피아)’ 논란이 불거졌던 것과는 대비됐다. 포스코 안팎에선 “CEO후보추천위원회가 내부 순혈주의 인사로 문제됐던 KT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외부 후보를 최대한 많이 포함시킨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다만, 포스코그룹 본업인 철강 산업의 특수성과 최근 철강 업황 부진 등을 감안하면 포스코 출신 인사가 더 유력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후추위가 전날 발표한 심층 면접 대상자 6명은 포스코 내부와 외부, 철강과 비(非)철강, 서울과 영남 출신 등의 기준으로 볼 때 각각 3대3으로 균형을 맞췄다. ‘포스코 순혈주의’란 비판을 피하는 동시에 전문성과 출신 지역까지 세밀하게 안배를 했다는 얘기다.
유일한 현직 후보인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광양제철소장 등을 거친 ‘철강맨’이다. 현재는 그룹 CTO(최고기술책임자), 미래기술연구원장을 맡아 배터리 소재·수소 등 신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은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최정우 회장과 2018년 최종 2인 후보까지 경쟁했고, 포스코 연구소부터 시작해 신사업·재무·마케팅을 두루 경험해 그룹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포스코맨’으로 통한다. 고려대 법대 출신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포스코 경영전략실장,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팀장을 거친 ‘전략통’이다. 포스코홀딩스 지주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포스코 외부 출신 후보군의 이력도 다양하다. 권영수 전 부회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후 LG그룹에서 재무통으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뒤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대표 등을 역임했다. 이어 작년 12월까지 국내 1위 배터리 업체인 LG엔솔을 이끌었다. 김동섭 사장은 세계적 에너지 기업인 쉘(Shell)을 거쳐 SK이노베이션 사장을 맡았다가 울산과학기술원으로 옮겨 교수를 지내기도 햇다. 이어 최근 공기업인 석유공사 사장을 맡은 다양한 이력을 가졌다. 우유철 전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밀크 스틸(milk steel)’ 별명으로 부르며 신임했던 철강 전문가다.
후추위가 다양한 배경의 후보를 선정했지만 오는 2월 8일 최종 후보 1인 선정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후추위를 구성하는 사외이사 7인 모두 최정우 회장 재임 시절 ‘호화 해외 이사회’로 입건돼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데다 후보 중 일부가 ‘호화 해외 이사회’와 연루돼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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