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착기에 산산조각난 日 ‘조선인 징용 추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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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군마현 다카사키시 현립공원 '군마의 숲'에 있던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가 철거된 모습이 1일 확인됐다.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31일 오전 군마의 숲 상공에서 찍은 조선인 추도비 철거 현장 사진을 이날 보도했다.
군마현 시민단체 '추도비를 지키는 모임'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양심이 갈기갈기 찢겼다"고 밝혔다.
추도비는 지역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2004년 군마현 허가로 군마의 숲에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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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시민단체 “양심 갈기갈기 찢겨”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31일 오전 군마의 숲 상공에서 찍은 조선인 추도비 철거 현장 사진을 이날 보도했다. 군마현 측은 철거가 시작된 지난달 29일부터 2주간 공원을 폐쇄한 뒤 취재진 등 일반인의 출입을 막고 있다. 사진을 보면 군마현 측이 부른 것으로 보이는 굴착기가 추도비 단상 등을 부수고 있다. 조각이 난 추도비 시설은 추도비 자리에 쌓여 있다가 치워졌다. 추도비 옆에 있던 높이 4m 정도의 금색 탑 모양 기념물은 파란색 덮개에 싸여 옆으로 눕혀진 뒤 사라졌다. 추도비 자리는 공터가 됐다.
철거 전 추도비에는 한국어, 일본어, 영어로 ‘기억 반성 그리고 우호’라고 적힌 금속판과 건립 취지가 쓰인 안내문 등 팻말 3장이 붙어 있었다. 이 금속판은 추도비 철거 전 소유주인 시민단체 측에 전달됐다.
군마현 시민단체 ‘추도비를 지키는 모임’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양심이 갈기갈기 찢겼다”고 밝혔다. 단체 측은 “죽은 사람을 추도하는 시설을 공권력이 마음대로 없애는 행위를 용서할 수 있을까. 군마현이 역사에 큰 죄를 남겨 매우 유감”이라고 언급했다.
추도비는 지역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2004년 군마현 허가로 군마의 숲에 세워졌다. 하지만 2012년 추도 모임에서 한 참석자가 “강제연행 사실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 발언을 일본 우익 세력이 문제 삼으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애초 10년간 설치 허가를 내줬던 군마현은 연장을 불허했고 2022년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가 지자체 불허 결정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했다. 철거를 집행한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 군마현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재판으로 결판이 났다는 게 모든 대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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