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청주 사직2구역 전 조합장 항소심 선고 또 연기

피고인 불출석으로 항소심 선고 두 차례 불발
조합원 “얼마나 기다려야 되나” 재판부에 분통

[아이뉴스24 안영록 기자] 지역주택조합 자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업무대행사 대표와 전 조합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기일이 연이어 연기되면서 조합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1-2형사부(부장판사 강성훈)는 1일 업무상 횡령,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청주 사직2구역 전 조합장 A씨와 업무대행사 대표 B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선고기일을 15일로 연기했다.

재판부는 B씨가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선고기일을 연기했다.

B씨는 앞서 지난달 18일 열린 첫 선고기일에도 법정에 불출석했다.

첫 선고기일에는 변론 재개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B씨에게 소환장을 세 차례에 걸쳐 발송했지만, 이사불명(이사 간 주소를 알 수 없음), 폐문부재(문이 잠겨있고 사람이 없음), 기타 송달 불능으로 송달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두 차례나 연기되자 금전적 피해를 입은 조합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방청석에 있던 조합원들은 “피고인들은 의도적으로 재판에 불출석하는 등 책임을 피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며 “불구속 상태인 탓에 피고인들이 토지주를 찾아가 땅을 팔지 말라며 사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재판을 회피하는 이들을 당장 구속해 엄중한 심판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조합원들의 거센 항의로 한동안 재판이 휴정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상황을 상당히 공감한다”며 “피고인의 신병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조합원은 “피고인은 아무 사유 없이 임의로 재판에 불출석했다”며 “다음 선고기일에도 불출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A씨 등은 조합원들의 토지를 확보하겠다며 추가 분담금을 대출이 아닌 자납금으로 지급하도록 유도해 피해자 178명에게 68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2022년 1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자납금을 받아 자신들의 채무 변제와 채권 회수에 사용할 생각이었다.

1심 재판부는 2023년 2월 이들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2년6개월, B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2021년 12월 구속됐으나 보석을 허가받으면서 2022년 4월부터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조합 내 문제로 수십년간 답보상태에 머물렀던 청주 사직2구역 재개발사업은 2022년 5월 새로운 조합장을 선출하면서 점차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있다.

/청주=안영록 기자(rogiya@inews24.com)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