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의 China Story]인터넷병원 중심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급성장
원격의료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중국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2022년 기준 5307억위안(약 99조원·추정)으로 2015년부터 7년간 연평균 30%의 급성장세를 보였다. 이용자 수도 3억명 이상으로 중국 인터넷 이용자의 30%에 육박한다. 미국이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39%, 중국은 8%로 미국이 압도적 1위지만 중국의 성장률이 미국의 거의 2배여서 이 추세면 2030년 초반에 미국 못지않은 대규모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왜 이렇게 급성장했나. 전문가들은 첫째, 중국은 의료인프라가 취약하고 지역간 의료서비스 격차가 커서 원격의료 수요가 많았는데 이것이 코로나19를 계기로 폭발했기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OECD에 따르면 중국은 인구 1000명당 의료진(의사, 간호사) 수가 5.7명으로 미국의 14.6명, 일본의 14.7명, 우리나라의 10.9명에 비해 훨씬 적다. 게다가 검증된 의사들이 있는 3급(갑) 병원이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1선 도시에 몰려 있어 대부분 지역의 환자는 의료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환경이다.
둘째, 높은 업무강도와 적은 수입 등으로 업무환경 개선에 대한 의료진의 니즈가 컸던 점도 주요인이다. 중국 의사의 연평균 수입은 미국의 8분의1, 한국의 6분의1로 격차가 큰 데다 근무시간도 하루 15시간 이상이라고 한다. 원격진료는 업무강도나 안전성 측면에서 의사에게 이점이 많고 추가 수입을 올리는 기회도 된다. 중국 의료진에겐 그만큼 매력적이란 얘기다.
셋째, 적극적인 정책지원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동남부 연안 대도시 중심으로 성장해서 지역간 의료격차가 크다. 이는 지역차 해소를 최우선 정책의 하나로 내건 시진핑정부로선 큰 부담이다. 따라서 시진핑정부는 1기 초기인 2014년부터 '온라인·오프라인 의료를 융합한 의료생태계 구축', 2016년 중국 의료전략의 마스터플랜인 '건강 중국 2030', 2018년엔 구체화 전략으로 '인터넷플러스 의료·건강계획'을 발표했다.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를 의료보험 대상에 포함한 것도 이때다. 이외에 중국의 빠른 고령화와 보험사들이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정확한 환자데이터를 얻고자 하는 수요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디지털 헬스케어를 제공하는 기관에 어떤 것들이 있나. 병원이 아닌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병원 형태로 소위 '인터넷병원'이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 유도로 2018년 100여개에 불과하던 것이 2022년엔 1600개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한다. 중국 인터넷병원은 3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공립병원(1·2·3급 병원) 등 기존 병원이 직접 설립한 경우다. 내부 의료진 활용으로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란 장점이 있다. 베이징에서 처음 승인된 베이징 셰허 인터넷병원과 상하이의 푸단대 부속 관중 인터넷병원이 대표적이다. 두 번째는 의료기관이 드러그스토어와 같은 플랫폼을 활용하는 경우다. 두 번째 형태는 의료기관이 제약회사 등 제3의 기관이 제공하는 플랫폼을 활용해 인터넷병원을 운영하는 경우다. 대표기관은 2017년 설립된 카오지지엔캉으로 6개 인터넷병원을 운영한다. 6년 만에 840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고 2022년 기준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수입이 드러그스토어 총 매출액의 30%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셋째는 IT기업, 보험사 등이 설립한 기업형 인터넷병원이다. 중국의 대표적 빅테크인 알리바바의 알리건강, 텐센트의 위닥터, 징둥의 징둥건강, 대형 보험사인 핑안보험의 핑안닥터 등 '슈퍼앱 4인방'이 유명하다. 알리건강, 위닥터, 징둥건강은 모회사의 강력한 플랫폼을 활용, 의약품 물류망을 구축하고 13만~16만명의 의사가 입점한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는 공통점이 있다. 핑안닥터는 내부 고용 의사 2000여명 외에 중국 최대 보험사인 핑안보험의 강력한 네트워크 파워를 활용, 양질의 3급병원 의사 3만4000명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다른 슈퍼앱 인터넷병원과 구별된다. 플랫폼 회원수가 4억4000만명, 일평균 온라인 진료건수가 72만7000건으로 2위 알리건강 25만건의 3배인 데다 모회사 보험상품과 연결도 시너지 창출의 포인트다. 아무튼 챗GPT 이후 빅데이터가 중요해지면서 주요국 의료업계에선 빅데이터 구축과 활용 경쟁력이 뛰어난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우리나라도 정책당국과 관련업계의 보다 전향적인 정책과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라 하겠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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