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대학 내 성추행 사건...CCTV 분석 결과는?

홍성욱 2024. 2. 2.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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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모 씨, 대학 신입생 당시 성폭력 가해자 낙인
"여학생 헤드록 상태로 화장실로 끌고 가" 신고
"통로 안쪽 남자 화장실로 끌고 가 수치심 느껴"
"남자 화장실 들어가지 않았고, 성추행 아니야"

[앵커]

YTN은 6년 전, 지역에 있는 대학교에서 발생한 다소 민감한 사건을 다시 살펴보려 합니다.

신입생 동기간 성추행 사건으로 알려졌는데요.

대학 측은 성폭력이라고 결론 내렸지만, 경찰 수사는 없었고 전문기관 CCTV 화면 분석 결과도 좀 달랐습니다.

당시 도망치듯 입대해야 했던 남학생은 논란이 이어지며 최근 무기정학을 당했습니다.

먼저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25살 박 모 씨,

지난 2018년, 대학 신입생이던 당시 성폭력 가해자로 낙인찍혔습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오전 9시, 술에 취한 박씨가 대학 건물 복도에서 동기 여학생의 목을 감싸는 이른바 헤드록 상태로 화장실로 끌고 갔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피해자를 협박했다는 겁니다.

전날 개강총회에서 시작된 술자리가 새벽까지 이어졌던 상황.

술에 취해 상황이 전혀 기억나지 않은 박 씨는 반박하지 못했고, 대학 측은 성폭력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2분 16초 길이, 당시 CCTV 영상을 살펴봤습니다.

오전 9시, 학생들이 오가는 복도 우측 통로에서 여학생이 박 씨를 끌고 나옵니다.

통로를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더니, 장난치듯 실랑이를 벌입니다.

박 씨가 다시 화장실과 계단이 있는 통로 쪽으로 들어가려 하자 여학생이 말리고, 이 과정에서 여학생 얼굴을 손으로 밀치더니 팔을 붙잡아 통로 안쪽으로 끌고 들어갑니다.

40초 뒤 두 학생은 통로 밖으로 나왔고, 이후 집에 가고 싶다는 박 씨를 여학생이 직접 택시에 태워 보냈습니다.

그런데 닷새 뒤 대학에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여학생이 신고자였는데, 당시 박 씨가 통로 안쪽 남자 화장실로 자신을 끌고 가 성적 수치심과 공포를 느꼈다는 겁니다.

뒤늦게 CCTV를 확인한 박 씨는 남자 화장실로 들어가지 않았고 얼굴을 밀친 행위가 폭행일 수는 있어도, 성추행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박 모 씨 / 한림대학교 휴학생 : 어떤 부분이 성추행인지 대답을 안 해주시니까 이제 궁금한 거죠. 뭐 때문에 이렇게까지 된 건지 어떤 걸 성추행이라고 말하는 건지.]

법영상 분석 연구소 감정 결과는 어떨까?

여학생은 7회, 남학생은 2회 신체 접촉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인물이 한정된 공간에서 9회 이상 밀고 당기는 등의 행위가 식별돼 일반적인 강제추행 행동 패턴이기보다는 통상적인 실랑이에 가깝다고 판단했습니다.

대학 측은 당시 사건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지 않았습니다.

학생 보호 차원이라는 건데, 그러면서도 가해자와 피해자를 명확히 구분해 박 씨 성폭력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사건을 조사한 담당 교수에게 성추행 판단 이유를 물었지만, 답변을 피했습니다.

[당시 사건 조사 교수 : (학교에서) 정리가 된 거로 알고 있고, 그래서 제가 혼자, 제가 개인적으로 이렇게 드릴 말씀은(없습니다)]

학교 측의 제안으로 휴학계를 제출한 박 씨, 성폭력범으로 낙인 찍힌 뒤 도망치듯 입대를 해야 했습니다.

[박 모 씨 / 한림대학교 휴학생 : 신고 들어온 것 얘기만 듣고 그렇게 했다는 게 이해가 안 가는 거죠. 지금 학교에서(저는) 강간범이 돼 있고 가해자가 돼 있고 그런 게 억울하죠.]

YTN 홍성욱입니다.

촬영기자 : 홍도영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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