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쏟은 주호민 “학대 인정 판결이 기쁘겠나”…교사 측 “즉각 항소”
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에게 유죄가 선고된 당일 그동안의 심경을 밝혔다.
주호민씨는 1일 게임방송 플랫폼 트위치 생방송을 통해 특수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밝히며 “그동안 사실과 다른 왜곡된 내용이 계속 퍼졌다. 기사가 터지고 세 번째 입장문을 냈을 때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주씨는 먼저 “형량에 대해 왈가왈부할 것은 없다”며 “유죄가 나와서 기쁘다거나 다행이라는 생각은 전혀 없다. 본인의 아이가 학대를 당했음을 인정하는 판결이 기쁠 리 없다.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것뿐이라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주씨는 그동안 언론을 통해 알려진 내용이 사실과 많이 다르다며 ‘갑질’ 학부모로 낙인찍혀 고통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이 일방적으로 가해자 편만 옹호하며 자녀의 장애 특성을 고스란히 노출하는 채팅 내용 등을 외부에 공개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녹취록을 교장 선생님께 들어달라고 했는데 청취를 거절했다”며 “이에 처남이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고 언성을 높였는데, 난동을 부렸다고 와전이 됐다”고 해명했다.
5명의 변호인을 선임해 ‘초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교육청에서 고소해야 한다고 안내를 해 처남이 변호사에게 전화 상담을 한 것”이라며 “교사 발언이 아동학대가 맞는지, 고소되는지 (변호사) 4~5명에게 전화로 물어본 것이 와전됐다. 상담도 전화로 한 거다. 10분에 1만원이다. 여러분들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아들이 또래 초등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렸다는 것에 대해서도 “아들이 바지를 내렸는데, 그걸 여자애가 봤다. 그러고 ‘으악’ 소리를 지른 것뿐인데 그 앞에서 성기를 들이밀고 무슨 성추행범처럼 굴었던 것처럼 보도가 됐더라”라며 “당시 상황이 기억난다. 아들이 태권도복 입고 있었고, 그 바지를 내렸다가 성기가 노출이 된 것”이라고 재차 해명했다. 그러면서 “사과를 안 했다는 기사도 나왔는데 왜 그렇게 된 건지 모르겠다”며 “장애아 부모들은 사과가 일상이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한다. 피해 아동 측과는 따로 풀었다”고 했다.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이날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교사 A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유죄는 인정되나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사실상 없던 일로 처리해주는 판결이다.
A씨는 2022년 9월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씨 아들(당시 9살)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하는 등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폐성 장애를 가진 피해자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표현들이 있었다. ‘너’, ‘싫어’라는 단순하고 명확한 표현을 반복적으로 섞어 사용함으로써 피해자의 정신건강과 발달을 저해할 위험이 충분히 존재한다. 피고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A씨 측은 1심 판결에 반발해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다. 김기윤 변호사는 “(피해 아동 측이) 몰래 녹음한 부분에 대해 재판부가 증거 능력을 인정했는데 경기도교육청 고문 변호사로서 재판부에 상당한 유감을 표한다”며 “몰래 녹음에 대해 유죄 증거로 사용할 경우 교사와 학생 사이에 신뢰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교육청에서는 수업 시간에 몰래 녹음한 부분에 대해 증거 능력이 없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씀드린 만큼 앞으로 차분하게 항소심에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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